한국이 수출 증대 등 경기부양 정책을 펼친 결과로 세계 경제위기를 이겨낸 7개국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11월호에서 ‘경제위기 이겨낸 7개국(Who won the recession? These 7 Countries)’이란 기사를 통해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진부한 개념이 된지 오래다. 두 나라 중 어느 쪽도 2008년 경제위기 이후로는 기대만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한국, 폴란드, 캐나다, 스웨덴, 인도네시아, 터키, 멕시코 등 7개 신흥 파워하우스들은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는 “한국은 2009년 경제침체를 극복한 선진국이었다”며 “가계소득은 최근 11개 분기 동안 성장을 지속해왔고 국가신용등급은 지난 9월 피치에 의해 상향조정돼 투자안전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혔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경제적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 국내소비는 저조하고 가계부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단 글로벌 무역이 회복될 때 한국상품 물결이 여러분 근처 해안에 상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린폴리시>는 한국 경제에 대해 “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을 이미 세계 최고수준에 속하는 3.4퍼센트에서 5퍼센트로 상향했다”며 “혁신에 역점을 둬 보조금을 넉넉히 지급하고 수출 부양을 위해 원화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으로 삼성, 기아, 현대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포린폴리시>는 한국 외에도 폴란드, 캐나다, 스웨덴, 인도네시아, 터키, 멕시코 등을 위기에서 벗어난 신흥 국가들로 꼽았다. 폴란드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절정에 달한 2009년, EU 회원국 중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꼽았다.
세계에서 가장 상승세를 타는 소비국으로 부상한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침체기 내내 4.5퍼센트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유럽 금융위기에 비교적 노출이 적은 터키는 지난 10년간 GDP와 1인당 소득을 거의 3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멕시코는 기록적인 가정용품 수출, 미국 시장 확대, 낮은 인플레와 부채수준에 힘입어 2010년 국내에서 무려 7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부채와 부진한 성장으로 고전했던 캐나다는 1990년대에 지출과 적자를 감축했고 그 덕에 2008년 침체기에 재정적 완화조치와 부양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1992년 자체 금융 붕괴를 겪었던 스웨덴은 교육과 보건 부문의 지출은 유지하면서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삭감하고, 부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위기를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