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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정수장학회 해명에 정치권 부글부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21일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정치권이 예상했던 유감 표명대신 정공법을 택해 정치권에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24일 유신, 인혁당 등 과거사에 대해 “헌법 가치의 훼손”이라며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달리, 이날 9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6분가량을 야권 공세 반박에 할애했을 정도로 정면 대응을 택했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는 개인 소유가 아니며 어떤 정치적 활동도 하지 않는 순수 공익재단”이라며 “노무현 정권에서 문제점을 파헤쳤고,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감사를 진행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수장학회는 김지태 씨 재산을 강탈한 장물(贓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박 후보는 "김 씨는 4·19 때부터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고 5·16 때 부패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는 과정에서 처벌받지 않기 위해 먼저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주식 등을 헌납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박 후보 발언을 놓고 야권은 일제히 총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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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국민의 상식과 사법부 판단에 반하는 내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한마디 사과도 없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주장을 반복했다"며 ”국민들은 박 후보가 이전에 보여준 과거사 사과가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선거 전술의 일환이었을 뿐임을 확인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의 진성준 대변인은 “정수장학회는 군사쿠데타 세력이 강탈한 장물”이라며 “박 후보가 이를 시인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지만 진실과화해위원회, 법원 판결, 국민적 인식 모두 강압에 의해 강탈된 재산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장학금을 받은 수혜자들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박 후보의 태도는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진 대변인은 박 후보를 향해 “정수장학회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장학회에 얽힌 과거사에 대한 정확히 인식 및 그에 기반한 사죄, 장학회로부터 받았던 특전과 특혜 반납, 최필립 이사장 등 박 후보의 측근 인사들의 퇴진, 김지태 회장 유족에 대한 피해 배상 및 장학회의 사회적 환원 모색 등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창립자 고 김지태 유족도 강하게 반발하며 박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누리당 친박계조차도 박 후보 입장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차라리 기자회견을 하지말지... 오히려 더꼬여 대선이 걱정된다”는 반응과 함께 “박 후보가 국민 여론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냥 털고 가면 될 텐데 왜 이렇게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도 “본인(박 후보)에게 좀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과거사는 기본적으로 박 후보에게 불리한 프레임이기 때문에 훌훌 털어내야 하는데 그런 기대와는 어긋났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오후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족에게 돌려주는 것은 원고패소했지만 국가권력에 의한 강압이었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정수장학회가 부일장학회에서 5·16장학회를 거쳐 넘어오는 일련의 과정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사실상 뺏은 것”이라며 “판결은 유족이 돌려달라는 것에 대해 시효가 지나 어렵다는 것이지, 내용적으로는 법에 의해 강제헌납 됐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일장학회와 정수장학회가 별개라는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정말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며 “법원 판결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피해자인 김지태를 친일파-부정축재자로 규정한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재산의 몰수가 정당했다는 것이고, 이는 5.16이 ‘혁명’이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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