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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600년만에 첫 사퇴 발표


교황 베네딕토 16세(85)는 11일, 노령에다 근력 쇠진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 28일 사임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2005년 4월 19일 78세의 나이로 265대 교황에 선출돼 즉위한 지 7년 10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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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하면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가 퇴위한 이래 598년 만에 처음으로 선종에 앞서 퇴위한 교황이 된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베네딕토 16세 퇴위한 날로부터 15∼20일 이내에 열릴 것이며 "부활절(내달 31일) 이전에는 새 교황이 즉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아침 바티탄 추기경 모임에서  "신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한 결과 고령으로 내 기력이 더는 교황직을 적절히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퇴위 결심 이유를 밝혔다. DLDJ 교황은 "이 일(교황 퇴위)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교황직에서 퇴위한다는 것을 완전한 자유의지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발행된 인터뷰집 <세상의 빛>에서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영적으로 교황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엔 스스로 사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떠나는 교황에 대한 존경과 아쉬움 한편으론, 바티칸에서 벌어진 각종 추문들이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청 내에서 대표적인 보수적 인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재임 때인 1981년부터 24년 동안 추기경이던 그는 교황청의 신앙교리성 장관으로서 보수적 신앙의 수호자 구실을 했다. 그는 교황 취임 이후 이슬람 전문가인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마이클 피츠제럴드 대주교를 이집트 대사로 좌천시키고,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유럽연합(EU)의 가입을 "문화적 지리적으로 이질적"이라며 반대했다. 또 고국인 독일을 방문해서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가 가져온 것은 칼을 앞세워 믿음을 전파하는 식으로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뿐"이라고 말해 무슬림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이어 브라질을 방문해서는 "가톨릭교회는 중남미 원주민들에게 자신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당시 인디언 부족들이 기독교를 조용히 갈망했기 때문에 유럽 선교사들을 환영했다"고 말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을 둘러싼 추문들

베니딕토 16세가 교황직에 오른 2005년부터 지금까지 가톨릭교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어린이 성추행은 그동안 가톨릭교회의 고질적인 추문이었는데, 그가 뮌헨 대주교를 맡았던 1980년대에 11살 소년을 성추행했던 신부를 '너그럽게' 용서했으며 그의 보좌관 신부는 나중에 문제의 신부를 복직까지 시켜줬다는 사실이 2010년 뒤늦게 밝혀졌다.
2012년엔 교황청 내의 부패와 권력 투쟁을 보여주는 내부 편지와 문서가 교황의 최측근인 집사에 의해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 서류엔 바티칸시국이 예산을 실제 집행액보다 뻥튀기해 수백만 유로를 낭비하고 있으며 바티칸은행이 돈세탁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또한 교황의 측근들이 치열한 권력 투쟁을 벌이는 낯뜨거운 과정도 소상히 적혀 있다.


<사진:BBC 뉴스 화면 캡처>
유로저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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