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명함이나 명패, 정부 각 부처의 누리집(홈페이지)의 영문판 등부터 성명의 로마자 표기를 할 때 ‘성 이름’ 순서로 표기하도록 하는 권장안을 제시했다.
이는 ‘성 이름’이 한국어의 정상 어순인 점에서 한국의 전통과 언어적 정체성을 드러내도록 ‘성 이름’ 순서로 쓰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성명 표기 규정이 있으나, 공직자를 비롯한 국민 다수의 성명 로마자 표기 방식이 규정과 달라 대외적으로 혼선을 초래해 왔다. 예를 들어, ‘이름 성’ 순서 표기, 성 뒤의 쉼표(,) 사용, 이름의 음절별 띄어쓰기 등 규정에 맞지 않는 로마자 성명 표기들이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명함의 성명 로마자 표기 방식을 다음과 같이 쓰도록 정부 부처 공무원들에게 권장하고 이를 일반 국민들에게도 홍보할 예정이다.
‘우리의 로마자 성명’은 한글을 모르는 세계인을 위해 ‘한국인의 성명을 로마자로 표현한 것’으로, 이는 영어권을 포함하여 비영어권 국가 사람들과도 소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커진 국력, 높아진 국격에 걸맞게 어문 규범에 내재된 우리 언어문화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냄으로써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자신감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성명이 작은 것 같지만 그것이 모여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제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문화와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이다.
1970년대 이후 세계 언론은 한국인의 성명을 ‘성 이름’ 순서로 일관되게 표현해 오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이 준용하는 AP( Associated Press) 통신의 스타일북(원고 작성 및 편집 방법 등에 관한 지침을 제시한 소책자)이나 유네스코의 스타일매뉴얼(문서 작성 지침)에서도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의 성명 표기 방식을 ‘성+이름’ 순으로 쓰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이는 성명을 ‘이름 성’ 순서로 쓰는 것이 국제 표준이 아니라 각국의 언어문화 전통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국제 표준이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로마자 성명을 ‘성 이름’ 순서로 일관되게 쓴다면 외국인들도 한국인의 성명 중에서 성은 앞에 놓이고 이름은 뒤에 놓인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인의 성명을 통일된 방식으로 알리는 것은 한국의 전통과 언어문화 정체성을 알리고 바람직한 국가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