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베를린’이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액션 영화 흥행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베를린’의 흥행 요인에는 탄탄한 스토리, 세련된 액션, 연출 등이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완성도 높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특수효과(CG/VFX)기술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러한 CG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을 통해 세계적인 CG기업을 육성시킨다는 목표 아래 2009년부터 CG프로젝트 지원사업을 시행해 지난 4년간 영화‘베를린’를 포함해 총 43편의 작품에 126억 원을 지원했다.
현재 한국영화시장에서 CG 기술 없는 영화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 관객들은 CG 기술이 어떤 부분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기 어렵다. 영화 한편 당 200컷 정도의 CG기술이 사용되는데 반해 영화‘베를린’의 경우 사실적 액션을 보여주는 첩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총 850여 컷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서 CG 기술이 사용됐으며 이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7백만이라는 흥행스코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CG 기술을 통해 총구의 불꽃, 주변에 튀는 파편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할리우드 영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세련된 총격 장면을 선보였다. 독극물이 인체에 퍼지는 장면이나 모니터 장면들은 미드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관객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만족시켜 첩보전의 사실적 긴장감을 높여 관객들이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많은 화제를 낳았던 하정우의 액션 장면은 자칫 배우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는 극도로 위험한 것으로 CG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특히 건물에서 떨어지는 장면의 경우는 사실 높이가 낮은 세트에서 안전하게 와이어를 장착한 채 촬영을 하고 주변 환경 전체를 3D로 제작해서 관객들에게 극도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오는 액션 쾌감을 선사했다.
하정우를 공격하던 북측 요원이 총에 맞고 13미터 건물 위에서 아래쪽 유리지붕을 부수며 바닥까지 떨어지는 장면은 북측 요원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카메라가 함께 떨어지며 모든 상황을 끊이지 않고 보여주는 액션영화 비쥬얼의 신기원을 선사했다. 지하철을 피하는 장면은 실제 촬영하기에는 큰 위험이 있어서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터널에서 배우만 촬영을 한 후 3D 지하철을 합성해 실제로 지하철이 배우에게 달려오는 긴장감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장소 변경도 CG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 베를린이 극중 배경이긴 하지만 실제 촬영은 베를린과 라트비아, 한국에서 이뤄졌다. 관객들이 모든 배경을 베를린으로 믿게 만드는 것은 CG의 몫이었다. 마지막 표종성과 동명수의 혈투가 벌어지는 농가주택 장면의 경우 한국에서 촬영 한 후 독일 특유의 지평선이 펼쳐진 이국적 들판 모습으로 바꿨다. 이처럼 관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많은 요소들이 CG로 제작, 표현됨으로써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비쥬얼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상표 원장은 “지난 4년간 진행해온 CG지원사업을 통해 최근 할리우드에서도 우리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원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문화기술을 융합한 우수한 콘텐츠로 한국 문화산업의 질적 도약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