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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구원투수, 여성성이 세상 이끈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고 썼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역사를 훑어보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여성 리더들이 등장한다. 늘 큰소리치며 강해 보이던 남성 리더들이 위기에 무기력하게 무너질 때 강인한 여성 리더가 나타났다. 늘 2선에만 머무를 줄 알았던 여성 리더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여성의 숨겨진 강인함이 그 원동력이다.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은 늘 남성에게 무시당하는 존재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공화정은 물론 18세기 말 유럽의 몇몇 민주정에서도 여성은 투표권조차 없었다. 여성의 선거권 인정 여부는 19세기 들어서야 사회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성이 어려운 정치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편견 때문이었다. 1893년에 이르러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의 선거권을 인정했다. 선거권을 인정받은 이후에도 여성이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까지는 1세기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구촌이 여성 리더십을 제대로 인정하기까지는 세계 각처에서 뛰어난 여성 리더들의 두드러진 활약이 있었다고 위클리공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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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섬세한 리더십으로 통합의 정치 실현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여성 리더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59) 총리다. 독일 통일 전 공산국가이던 동독에서 자란 메르켈은 라이프치히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베를린 과학아카데미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양자화학분야 연구원으로 일하던 평범한 여성 과학자였다. 그런 그가 1989년 독일 통일의 격동기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헬무트 콜 내각에서 여성청소년부 장관을 지낸 메르켈은 복잡한 독일의 정당 관계 속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2000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기독민주연합(CDU) 의장직을 맡은 메르켈은 여러 정당과 대연정을 통해 2005년 말부터 독일의 8대 총리직을 맡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통합’의 정치를 이끈 정치인이다. 독일 통일 이후 불안한 정치적 상황을 성공적으로 안정시켰다. 야당인 사민당과 대연정을 통해 진보적 가치를 흡수하는 등 섬세한 정치력을 발휘했다. 동독에서 성장한 메르켈 총리는 서독을 차별할 것이라는 우려를 안고 집권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빠른 시간 내동·서독 간 통합을 이끌어 내고, 유럽 전체에서 통일된 독일의 영향력을 크게 넓혀나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불거진 유로존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메르켈총리의 리더십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들은 연일 독일에 거액의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를 막아내 유럽의 경제위기가 독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한편, 독일경제를 더욱 생산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대처 강인한 리더십으로 위기의 경제 극복

현대 여성 리더십의 대표로 빠지지 않는 사람이 영국의 마거릿 대처(88) 전 총리다. 옥스퍼드대에서 화학을 배운 대처는 독학으로 법률을 공부해 29세에 변호사가 됐다. 34세에 의회에 첫발을 들인 뒤 1975년 영국의 첫 보수당 여성 당수가 됐다.
1979년 총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첫 여성 총리가 됐다. 이후 위기에 빠진 영국경제를 살려내 11년간 영국 역사상 최다인 3선 총리가 됐다.
대처는 1970년대 국가부도 사태로까지 몰렸던 영국을 구해낸 ‘철의 여인’이다. 뚜렷한 개혁 의지를 내세우며 몰락하는 영국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과감한 시장주의 경제를 도입해 장기간 이어지던 석탄노동자의 파업을 진압하고 주요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한편 영국의 망국병이라고 불리던 사회복지 혜택을 크게 감축했다. 아르헨티나와 싸운 포클랜드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철의 여인이라는 면모를 대외에 알리며 강한 영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바첼레트 책임지는 리더십으로 높은 지지 얻어

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62) 전 대통령 역시 뛰어난 여성 리더십을 보여줬다. 피노체트 정권 아래 모진 고문을 이겨낸 의학도로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을 맡아 강한 여성 리더의 면모를 보였다.
대통령에 오른 뒤에는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며 여성의 정치참여 의식을 크게 끌어올렸다. 유엔 여성기구 대표를 맡으며 세계 여성 리더십을 키우는 데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세계 여성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도 노력했다.
중도실용주의 리더십으로 경제성장을 건실하게 이뤄내 2010년 1월 칠레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시켰다. 세계 최대 재앙으로 손꼽히는 칠레 대지진을 책임감 있게 수습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여성 리더십을 보여줬다.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으로 2010년 퇴임했지만 책임지는 정치를 목격한 칠레 국민은 퇴임 직전 여론조사에서 85%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에게 보여줬다.

호세프 연이은 경제위기 막아내고 빈곤 퇴치

연이어 밀어닥치는 국가적 경제위기를 척척 막아내는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66) 대통령도 세계적 여성 리더십을 보여준다.
1960년대 반정부 게릴라로 활동하다 민주화 이후 공직에 발을 들였다. 2003년 룰라 다 실바 행정부 출범과 함께 자원부 장관을 하며 여성 리더십을 펴 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 대통령이 된 이후 브라질의 빈곤 퇴치와 지속적 성장정책을 병행하며 세계인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다. 세계경기 후퇴 국면에서도 브라질 고속철도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입안하며 강인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urojournal1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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