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안철수가 아닌 민주당을 택한다고 발표해 정치권에 잔잔한 미풍이 불기 시작했다.
박 시장의 서울시장 재선에서 민주당호를 타겠다는 것에 대한 분석이 정치권에서 다양하게 나온다.
첫째로,어차피 노원병 보궐선거 후 안 후보가 당선되면 5월 전당대회에서 탄생하게 될 민주당 신 집행부와 새 정당 창당을 하게 되면 민주당 깃발로 나가게 될 것이고, 둘째로는 박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박원순 시장은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가능성이 높아 노원병 보궐선거 이후 신당 창당을 통해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안철수 후보 진영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박 시장의 재선 출마에 대해 민주당의 고민도 크다. 민주당 내에서도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박 시장의 행보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는 일이 시작되었다.
지난 3월 중순경 박 시장은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평화연대(민평련) 소속 의원 15명과 저녁식사를 했다. 민평련은 고 김근태 의원(GT) 주도로 1994년 출범한 모임으로 민주당 내에서 친노그룹 다음으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모임을 주선한 인물이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을 거쳐 김근태 의원 정책보좌관을 맡았던 대표적인 GT계 인사인 기동민 서울시 부시장이어서 이 모임에 더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동민 부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와 문재인 캠프 양쪽에서 모두 ‘오더’를 받았을 정도로 여의도 정가에서도 손꼽히는 선거 전략가여서 박원순 시장의 ‘킹 메이커’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의 정치권 행보에 속이 타는 쪽은 공교롭게도 안철수 후보 진영이다. 안 후보가 국회 입성 이후 힘을 받기 위해서는 우군이 필요한데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앞서의 민평련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해 총선 당시 직접 지지선언을 했던 야권 인사는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 고 김근태 의원 부인 인재근 의원이 유일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유민영 공동대변인, 김형민 기획실장 등도 GT계로 분류되고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박선숙 전 의원 역시 민평련과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현재 세 사람은 표면에서 노원병 보궐선거를 돕지 않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GT계 시선이 바깥의 안철수 후보에서 박원순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편 박원순 시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협동조합사업·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사업은 기존 정당결사체보다 느슨한 형태면서도 전국적으로 조직망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도 안철수 후보의 새 정치보다 구체적인 플랜이라고 평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제 박원순 시장의 하나하나의 행보는 서울시장 재선은 물론이고 대권과 관계를 연결시킬 수 밖에 없어 국민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에 주목하게 되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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