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여의도에 입성하자마자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을 놓고 안 의원과 민주당이 삽바싸움에 열을 내고 있다. 진보정의당을 탈당하고‘안철수 신당’합류를 시사한 강동원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가 전북 남원인 것도 머잖은 장래 호남에 미칠‘안풍’의 위력을 암시한다.
이미 지난해 한 차례‘안풍’에 들썩였던 호남은 안 의원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자 부동층으로 남아 있던 호남 표심이 대거 안 의원을 지지하는 표심을 드러내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은 호남에 대해“호남만으로 대선에 승리할 수 없지만, 호남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중요한 정치적 위상을 갖고 있다.이에따라 안 의원이 야권 유력인사로서 정치적 생명력을 키우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독자 세력 구출을 위해서는 호남이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의 정신적 지주가 될 수있는 맹주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현 지도부에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공략하기 위해 호남 출신 인사를 한명도 두지 않고있다는 약점까지 안고있다.
안 의원측과 민주당은 첫 대결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민주화의 성지’광주에서 벌이는 ‘호심잡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의원측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8일쯤 광주를 찾아 망월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참배할 계획이다.
민주당 호남의 한 중진의원은 매체를 통해 “호남에서 안 의원이 여전히 비중있게 회자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민주당이 변화한 모습을 보인다면 호남민심도 다시 민주당을 믿고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호남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이라며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지역여론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의원측이 너무 호남에만 관심을 갖는다면,민주당의 지역주의를 그대로 답습해 자신의 세를 불리려고 한다는 지적으로 그동안 안 의원이 외쳤던 ‘새정치’에 정면으로 배치되게 되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국은 안 의원이 지역주의 해소와 동시에 호남에 확실한 지지기반을 잡아야만 하지만, 상반된 두 과제는 좀처럼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결국 안 의원은 일단 국회에서 자신의 정치 슬로건인 새정치에 걸맞는 입법활동으로 유권자들에게 끊임없이 어필하면서, 기존 정당과 차별화된 신당 창당 명분을 만들어 세력확장의 동력으로 삼아 여야 지지층을 흡수해 지역색을 지워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으로선 향후 신당 창당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와 대선까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는 10월 재보선 전에 신당 창당을 한 연후에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으로 호남세력과 민심을 얻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10곳 이상의 지역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0월 재보선이 양측 모두에게 사활이 걸린 첫 시험대가 되면서
민주당과 안 의원 간 야권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히 그 이전에 안의원 민주당이 민주당이든 신당이든 하나가 된다면 10월 재보선은 전국 각지에서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이 ‘제대로 된’ 한판승부가 기대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