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은 주로 정기공채를 통해 범용인재를 채용하고 있으나 이는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확보가 어렵고, 스펙쌓기 경쟁을 유발하는 단점이 커 미국·독일식의 직무 맞춤형 채용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미·일·독 기업의 채용시스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선진 주요국 중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정기공채 방식은 “특정 직무에 대한 수행능력보다는 잠재능력을 중심으로 한 범용인재를 뽑는데 적합하다”며 “순환보직 등을 통한 인력의 유연한 활용이 용이하고 근로자의 조직 충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무관련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입사순서에 따라 연공서열식으로 임금과 승진이 결정된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미국·독일기업은 이와 달리 채용시즌을 따로 두지 않고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충원하는 수시채용을 도입하고 있다”며 “채용공고시 입사 후 맡게 될 업무와 업무수행에 필요한 자격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에 부합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직무능력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해 직원을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식은 “보직 이동 제한, 개인주의적 조직문화 등의 단점이 있으나,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확보에 유리하고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이 결정돼 임금과 생산성의 괴리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최근 구직자들의 불필요한 스펙경쟁과 신입직원 업무능력에 대한 기업의 불만족이 지금과 같은 대규모 공채와 무관하지 않다”며 “기업은 수많은 구직자를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서류전형에서 학력·외국어 성적·학점 등 소위 스펙을 평가할 수밖에 없고 구직자 역시 이에 대비해 실무능력 강화보다 스펙쌓기와 필기시험 공부에 집중하게 된다”고 직원 채용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신입직원에 대한 대규모 공채는 성실한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던 고도성장기에 적합한 채용방법”이라며 “초일류기업과의 경쟁이 중요해진 오늘날에는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독일처럼 직무능력중심으로 채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직무중심 채용시스템 정착을 위해 기업들은 △직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평가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급제 도입 △근로자의 경력개발을 통한 더 높은 임금·직급기회 제공 △순환보직의 축소 및 직무전문성 제고 △직무중심 인사제도 및 직무급제 도입을 위한 노조와의 협의 등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