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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13.11.05 07:50
美 NSA 도청 의혹에 유럽 분노로 TTIP 협상 영향미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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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SA 도청 의혹에 유럽 분노로 TTIP 협상 영향미칠 전망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국가 정상들을 포함한 최소 35개국 정상(頂上)급의 통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 국가들이 반발하는 등 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NSA가 테러 위협을 명분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을 넘어 우방국 정상들까지 광범위하게 감시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NSA는 인터넷, 휴대전화 등에 활용되고 있는 모든 암호화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프로젝트를 가동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히 테러나 적국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보를 빼가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온 것이다. NSA는 코드네임 '불런(Bullrun)'이라는 프로그램을 가동해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하고 해커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백도어(뒷문)'를 설치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로 기존 인터넷 통신 과정에서 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SSL 암호화 통신, 가상사설망(VPN)은 물론 4G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암호화 기술까지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도청을 당했던 해당 국가들인 독일과 스페인 등 해당 국가들을 비롯해 유럽연합(EU)이 강한 분노를 나타내면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에도 영향이 크게 미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외국 정상들에 대한 도청 중지와 NSA 활동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은 11월 18일 의회 임시회의를 소집해 NSA의 메르켈 총리 도청의혹을 다루고, 정보당국 수장과 총리실 대표 등을 미국에 보내 해명 및‘상호 스파이 행위 방지 협정’을 요구할 전망이다. 6천만 건에 달하는 전화가 NSA에 도청당했다는 스페인 정부도 "부적절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엘마르 브록 유럽연합(EU) 의회 외교위원장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10년 넘게 도청하는 식의 스파이 활동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의 도청행위가 독일법 위반이라고 성토했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미국의 첩보활동으로 미국-독일 간 신뢰에 금이 갔고, 훼손된 관계는 향후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 이번 도청사건으로 NSA의 감시받지 않는 권력과 권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고, 유럽은 오늘의 사이버 위협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이어 " 앞으로 미국은 국제안보문제를 다루는데 유럽의 협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사설은 "독일은 더 이상 유럽의 경제 동력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휘청거리고 있다"며 비아냥거리면서 "독일이 동맹국을 신뢰하지 않고 의심한다면 독일의 정치·군사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유럽연합,TTIP 협상에 회의적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미국 측이 (도청을 통해) TTIP 협상에서 EU가 우선적으로 협상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협상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면서 TTIP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EU 의원들이 유럽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며 "TTIP 협상에서도 동일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비안 레딩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 국민의 전화, 인터넷 감시를 비롯한 NSA의 첩보활동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TTIP 협상의 핵심 이슈가 됐다"고 지적했다. TTIP란 미국과 EU가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으로 양국 간 교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 접근, 국제 교역규범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미국은 유럽의 분노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유럽 간 자유무역협정인 TTIP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미국-유럽 관계의 갈등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미국은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TTIP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계속 협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대변인 성명에서 "첩보활동 논란이 TTIP 협상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NSA의 첩보활동과 무역협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NSA 사태가 21세기 양자무역, 투자, 일자리창출, 국제경쟁력 증진과 같은 상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EU 회원국 중 TTIP 협상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독일이 미국 NSA 도청에 반발 및 정보보호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TTIP 협상의 추진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NSA 도청 사건이 불거지면서 EU는 미국과 협상력이 높아져 TTIP 체결 의지가 강한 미국측에 정보수집과 첩보활동에 대한 협상에서 유럽 시민에 대한 미국의 정보수집 범위를 구체적으로 요구하게 될 독일과 프랑스의 제안이 수용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해외정보감시법(FISA, 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 2008)이란? 스파이법으로 알려진 FISA는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 및 스파이 색출을 목적으로 영장 발부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정인을 도청하는데 협조한 통신업체들을 구제하려는 목적으로 입법되었다. 영장 없이 불법 도청에 협조한 통신사업자들이 테러 사전 탐지나 예방을 위해 도청을 요청하는 대통령 서명 문서를 확보할 경우 민사 소송에 따른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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