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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황하는 칼날’ ,개봉 후 흥행 가속도 높아져

관객들의 쏟아지는 호평과 자발적인 입소문, 그리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로 연일 주목 받고 있는 영화 <방황하는 칼날>이 흥행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영화 <방황하는 칼날>은 한 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버지, 그리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린 드라마. 지난 4월 10일 개봉 이후 가슴을 저릿하고 먹먹하게 만드는 주인공들의 대사와 장면들이 관객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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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안치실_ 싸늘한 주검이 된 딸을 처음으로 마주한 ‘상현’ 

영화 초반부 관객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첫 신은 바로 아버지 ‘상현’이 딸의 시신을 마주하는 시체안치실 장면이다. 믿을 수 없어 화내고 애써 부정하려던 ‘상현’은 비로소 시체안치실에 들어가 싸늘하게 변해 버린 딸의 얼굴을 확인하고, 고통 속에 찢어지고 갈라진 딸의 손톱을 보며 조심스럽게 손을 매만진다. 딸의 죽음을 앞에 두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에 힘들어하는 ‘상현’은 모습은 실제 부모 입장인 관객들은 물론, 관객 모두에게 저릿함을 안겨준다. ‘상현’ 역의 정재영은 “나도 부모의 입장이기 때문에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던 작품이다. 더 슬프고 오열할 것 같은데 막상 그렇게 되질 않았다”고 전하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충격과 믿을 수 없는 심정을 연기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자작나무 숲_ 지켜주지 못한 딸에 대한 미안함에 오열하는 ‘상현’ 

관객들이 꼽은 또 하나의 명장면은 바로 영화 후반부에 펼쳐지는 자작나무 숲의 오열하는 ‘상현’ 장면. 딸을 잃고 참담한 심정으로 무력하게 있을 수 밖에 없던 ‘상현’이 분노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인인 소년을 살해하게 되고, 홀로 외로이 또 다른 공범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상현’은 단 한 번도 큰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다. 눈 덮인 자작나무 숲에서 온 몸이 망가져 버린 채 주저앉아 오열하는 ‘상현’은 그간 애써 억눌러 왔던 감정의 응어리를 한꺼번에 표출하는 듯하다. 지켜주지 못한 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온갖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추격을 계속할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 장면에서 처음으로 드러난다. “내가 그만두면, 내 딸이 너무 불쌍하잖아. 다들 금방 잊어버릴 거 아니야. 그러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잖아.”라는 ‘상현’의 대사는 그가 왜 힘든 길을 계속해서 걸어갈 수 밖에 없었는지 그의 심정을 직접적으로 말해준다. 딸 ‘수진’의 환영이 ‘상현’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은 관객들의 가슴을 더욱 저릿하게 만든다. 

농구장_ “약속했잖아. 지켜보겠다고” 관객들의 심장에 꽂힌 ‘억관’의 마지막 대사 

또 하나의 명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상황, ‘억관’은 농구장에서 농구를 하는 한 아이를 바라보며 파트너이자 후배 형사인 ‘현수’에게 말한다. “게임팩 하나 때문에 친구를 죽인 애는 지금 웃으면서 농구를 하고 있어. 죽은 애가 새 인생의 발판이 된 거야” 이 대사는 가해자에 대한 시선에 대해 관객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어 ‘억관’은 “경찰생활 17년 동안 피해자 가족들에게 해 주는 말은 하나도 변한 게 없어. 그저 참아야 한다고. 그래도 법은 지켜야 한다고.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말이야”라고 덧붙인다. ‘그냥 이렇게 끝나는 거냐’는 ‘현수’의 물음에 “약속했잖아. 지켜보겠다고”라고 답하는 ‘억관’의 한 마디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사건이 말하는 사회 문제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우리 모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짙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 <방황하는 칼날>은 관객들의 가슴을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먹먹하게 만들며 관객들 사이에서 ‘함께 생각해 볼 영화’로 호평 받고 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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