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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03.10 18:58
[영화] '시티즌포(Citizenfour)' - 로라 포이트라스(Laura Poit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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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티즌포(Citizenfour)' - 로라 포이트라스(Laura Poitras) 프랑스 개봉 2015년 3월 4일 -진실, 만남 그리고 우리-
2013년 1월 저널리스트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인 로라 포이트라스는 ‘시티즌포’라는 아이디명으로 암호화 된 이메일을 받는다. 이 이메일은 미국정부가 미국가안보국NSA을 통해 세계 주요 인물은 물론 미국시민들의 개인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 대대적인 감시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익명의 제보자는 자신이 안보국 요원이었으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지난 9.11테러사건 이후 미 정부에서 행하는 불법사찰 행위를 추적하던 감독은 이 제보자와 접촉을 하게 되고 촬영허가를 받아낸다. 감독은 영국의 가디언지 기자이원 멕아스킬, 미국 저널리스트 글렌 그린월드와 함께 홍콩으로 도피한 ‘시티즌포’를 찾아가고 팔 일에 걸친 호텔방안의 증언이 시작된다. ‘시티즌포’는 지난 2013년을 뜨겁게 달궜던 미국의 국가감시시스템을 고발하는 이야기이며 이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과 감독 로라 포이트러스의 만남의 영화다. « 시티즌포 »는 크게 세 부분의 이야기로 나눠져 있다. 스노든을 만나기 전 감독과 인터뷰 기자의 모습,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차별적인 정보감시 행태에 대한 전반적인 스케치를 이어 팔일 동안 진행된 스노든과의 인터뷰, 그리고 그 후 홍콩의 호텔방을 떠나 러시아로 망명한 스노든과 기자들의 폭로에 따른 세상의 반응. « 시티즌포 »는 여기에서 스노든의 인터뷰 과정을 영화의 중심에 둔다. 감독은 스노든이 NSA의 행태를 증언하는 바로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다. 지금은 이미 알려진 ‘그 때 ‘의 일이 되었지만(‘사건’은 마무리 된 것처럼 보이지만 ‘스노든’의 이야기는 끝나지않았다) 영화는 사건의 재구성이 아닌 ‘그 순간’의 포착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스노든 사건’은 이 인터뷰 촬영을 후 세상에 알려졌다). 로라 포이트러스는 사건에 촛점을 맞추지 않는 듯하다. 물론 홍콩의 한 호텔방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스노든의 이야기는 미국가안보국의 민간감시시스템에 대한 적나라한 폭로의 장이다. 하지만 이 보다는 스노든의 때론 불안하고 때론 담담한 듯한 모습 속에서 엄청남 사실을 알게 된 후 고민하는 한 인간을 보게 된다. 우리 앞에 있는 스노든은 위대한 신념이나 결의로 뭉친 정의감에 불타는 미디어 속의 흔한 ‘영웅’이 아니다. 끊임없이 스노든의 얼굴을 따라잡는 카메라는 그의 복잡한 마음을 외연화시키며 무거운 진실 앞에 선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감독의 (약간은 아마츄어 같은) 카메라 속에서 영웅화를 거부하는 스노든의 모습은 평범한 ‘한’ 사람으로 우리와 마주한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호텔방에서 비밀리에 진행 되야 하는 촬영) 디지털 카메라의 사용과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성 된 촬영현장은’ 찍는 자’와 ‘찍히는 사람’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신뢰감을 형성한다. 이미 영화 전반부에 제시되었던 것처럼 스노든은 감독에게 모든 결정권을 맡긴다. ‘나를 얼마나 이 일과 연관시킬지는 바로 당신이 결정 할 문제다’라는 그의 메일은 영화로 태어나면서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첫번째 취재원과 제보자. 스노든은 ‘폭로’의 대상으로 로라 포이트러스를 지목한다. 이 사건을 밝혀내고 세상에 알리는 것, 그리고 자신의 제보자신변보호에 대한 결정권은 바로 감독 당신에게 있다. 두번째 찍는 자와 찍히는 자(이젠 감독의 선택이다). 포이트라스는 ‘스노든’의 이야기를 극영화로 만들 수도 있었다. 여러 가지 기술적인(재정, 시간 등등) 문제도 있었겠고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 때문 이었다고만 하기에는 부족하다. ‘당신의 선택에 맡긴다’라는 말은 찍히는 대상(스노든)과 찍는 사람(포이트라스)의 교감을 통한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다큐멘터리 감독의 ‘윤리의식’과 함께한다. 여기서 소위 방송용 르뽀(우리가 TV에서 보는 다큐멘터리라는 이름을 단 사실극은 대부분 저널리즘 르뽀에 가깝다)와 다큐멘터리의 차이점을 본다. 영화 도입부 어두운 긴 터널의 여정 위로 흐르는 감독의 나레이션, 정확히는 스노든이 감독에게 보낸 이메일을 읽는 장면은 이 중첩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감독 자신이 이메일을 옮기는 화자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녀의 선택은 스노든의 이메일을 일인칭관점으로 읽는다. 스노든은 포이트라스 감독의 목소리를 통해 화자로서 태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스노든이 영화의 마지막에 말하는 제 2의, 제 3의 스노든이 존재한다는(이들은 실재 인물이다) 증언의 1차적인 의미에서 더 나아가 어디에나 있어야 하는 상징적인 한 ‘스노든’으로 감독은 첫 자리매김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스노든이 호텔방을 떠난 후반부는 조금은 사족 같기도 하다. 스노든을 만나기 전 보여지는 시공간을 오가는 감독의 연출방식은 극영화적인 흐름을 따라가며 서스펜스의 기술을 보인다. 하지만 그 어떤 영화적 장치보다도 호텔방에서의 스노든의 모습(티셔츠차림의, 가족을 걱정하며, 불안한 현실에 강박증을 보이며) 과 그의 증언은 무엇보다 강렬하고 긴장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1962년생인 감독 로라 포이트러스는 영화와 사회정치학을 전공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며 저널리스트, 사진작가이다. 2006년 발표한 미국의 이라크 점령 당시를 찍은 « 나의 조국, 나의 조국My Countrym My Country »으로 미정보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고 미 국경지역에서 수십 차례의 검거를 당한다. 그 후 2010년 포이트라스감독은 관타나모 만 수용소를 담은 « 맹세The Oath »를 만들며 9.11테러 후 미국의 무자비한 대중감시시스템에 대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이어간다. « 시티즌포 »는 감독의 ‘포스트 9.11’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며 올해 오스카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PS) 스노든의 행위에 대한 윤리적인 논란도 만만치 않다. 엄격히 말하면 내부고발자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든 스노든은 국가기밀관련정보 노출은 없었다고 반박한다. ‘국가안보’라는 미명아래 정보사찰 시스템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여과 없이 감시되고 있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되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인턴기자 eurojournal0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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