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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 폭락의 직접 원인은 미국, 저유가불구 세계 경제 부진 전망

최근 유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기존 산유국들의 생산 능력 증가, 타이트 오일 생산 확대, 세계 석유 수요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그중 특히 미국의 타이트 오일의 생산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다. 미국내 타이트 오일 생산량은 2009년 하루 25만 배럴에서 2014년 407만 배럴로 5년 동안 16배 이상 늘었다. 채굴기술 혁신으로 채산성을 확보한 셰일가스와 타이트 오일이 고유가를 발판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지난 해 6월 배럴당 111달러이던 두바이 유가가 올해 초 43달러로 급락, 반년 사이 61.3%나 하락했다.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국면이 4년만에 무너졌다. 140달러에서 40달러로 71.4% 급락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와같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석유 소비 효율화, 중국의 성장 방식 전환 등이 수요 상승을 제약해 향후에도 석유 수요는 크게 늘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기 부진이 주된 요인이지만, 화석에너지 사용 감축 노력과 에너지 효율 증대로 선진국에서는 에너지 수요가 줄고 있고 신흥국 수요는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가에 연동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락하면서 세계 천연가스 가격도 약세 압력을 받고있다. 공급과잉에 놓인 천연가스와 연료탄 시장에 저유가가 추가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화석 에너지 시장 전반이 약세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도 에너지 수요 증가 속도가 성장률에 비해 훨씬 낮은데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이슈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어 앞으로도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 증가세는 제약될 것이다. 타이트오일과 함께 에너지효율 증대, 대체 에너지원의 확대 등도 유가 상승을 억누를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앞으로도 급변동할 리스크는 여전히 있다. 여전히 석유가 에너지원 중 비중이 가장 크고 생산지가 지역적으로 편재되어 있기 때문에 에너지 시장이 지정학적인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파병으로 유가가 예민하게 요동을 친 것만 봐도 그렇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 중동 등은 지정학적 돌발요인들이 발생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에너지 시장에서 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공급이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상승으로 수요 둔화 요인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풍력과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 공급 확대요인이 동반되고 있다. 화석 에너지의 공급 능력이 커지고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확산되며 대체 에너지의 역할이 계속 확대된다면 에너지 풍요 시대의 진입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 못지 않는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는데다 타이트 오일의 생산 확대로 석유 수요 변화에 대한 공급의 탄력적인 대응 능력도 상당히 커졌다. 러시아, 중동 등 주요 산유국들은 석유 이외에 다
른 대안이 별로 없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요인이 아니라면 자발적으로 장기간 생산량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이란 등 주요 산유지역에서 석유 공급이 단절되는 등의 극단적인 사태가 없다면, 석유의 공급과잉이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유가는 화석에너지 사용을 확대시키고 연장시키겠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과 가치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산업에서 효율 개선 압박을 더 높여 효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고 관련
기술의 영향력과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 

태양광의 효율을 높이는 일,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 등의 중요성은 변함없을 것이다. 배터리 효율의 향상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은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의 수요 진작 효과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에서는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중국은 6%대로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유국은 수출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IMF는 유럽과 일본의 경기침체와 중국 성장둔화, 산유국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 3.8%(2014년 10월 전망)에서 3.5%(2015년 1월 전망)로 하향수정 한 바 있다.

석유 소비 효율화와 성장방식 전환까지 감안한다면 석유수요 둔화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신흥국들이 유가 보조금을 삭감해 재정 확충과 국내 기름값 안정, 석유소비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와 제조업에서 소비와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 구심점이 전환되고 있다. 석유수요가 크게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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