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이완구 사정대상 1호, 3천만 원을 꿀꺽 먹었지" 충격 주장
성 전회장,총리 인준 당시 난항에 충청권 현수막 도배해,
여야 국무총리 직무 정지 고려에 청와대 난색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9일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완구 현 국무총리에게 3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주장으로 이 총에 대한 거취문제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번에 보궐선거 했지 않습니까. 그때 선거사무소 가서 그 양반한테 3000만 원을 줬다"라고 주장하며, 당시 이 총리가 회계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전했다. 이 총리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에서 당선돼 9년 만에 국회 여의도에 복귀했다.
이어 성 전 회장은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는데 대상이 누군지 모르겠어요. 사정을 해야 할 사람이, 당해야 할 사람이 거기가 사정하겠다고 소리지르고 있는 사람이 이완구 같은 사람"이라며 "사정대상 1호"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야당측이 ▲분당 땅 투기 의혹▲타워팰리스 투기 의혹▲차남 병역 면탈 의혹 ▲본인의 일병 제대 경위▲삼청교육대 관련 국가보위비상대책위 근무▲우송대학교 황제특강 고액 강연료 의혹▲경기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 ▲차남의 건보료 무임승차 ▲언론장악 및 통제' 관련 녹취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리의 온상'이라고 비난했었다.
국무총리 인준에서도 야당의 반발이 심했고,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 결과, 재적 의원 281명 가운데 찬성 148명, 반대 128명, 무효 5명으로 가결 요건인 출석 의원 과반(141표)에서 불과 7표를 더 얻어 가까스로 통과 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5명이 표결에 참여한 만큼 여당에서 최소한 7명의 이탈표(반대 또는 무효표)가 발생한 셈이다.
정치민주연합 홍영표(부평구 을)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332회 임시회 대정부질문 정치 분야에서 '성완종 리스트' 와 관련해 최대 액수, 최악의 부정부패 의혹의 주인공은 이완구 총리라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이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의 국회 인준을 돕기 위해 수억 원을 들여 현수막 수천 장을 제작해 충청지역에 집중적으로 게시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홍 의원은 "이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성 회장은 충청포럼을 통해 충청도 여론 몰이에 나섰다" 고 했다. 실제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 라는 등의 현수막 수천 장이 충청 전역에 게시됐다.홍 의원은 충청포럼이 현수막을 직접 만들 수 없어 이장, 바르게살기운동, 새마을협의회 등의 단체이름을 차용했다고 주장했다. 한 광고대행사의 경우 한 장에 7만원하는 현수막 400여장을 하루에 제작해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또한 "2012년 대선 당시 충청포럼은 지역 노인 수백 명을 모아 놓고 식사를 대접하며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 며 "성완종 회장이 이완구 총리와 박 대통령의 취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고 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전날인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고인으로부터 후원금을 단 한 푼도 받은 게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사실로 밝혀지면 "즉각 물러 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이 총리는 "지난 3월 22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성 전 회장의 전화를 받았고 억울하고 미흡한 게 있다면 검찰에 가서 상세하게 말하라고 원칙적인 말을 했는데, 이를 섭섭해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경향신문이 성 전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 밝혀지자 이 총리는 "만약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하면서 "망자(亡者)가 진술한 게 여덟 사람 아니냐"면서 "또 그 외에 모든 망자와 관련된 것을 놓고 수사한 후에 이 문제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지목된 이완구 총리가 돈 받은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검찰 수사와 재판, 이 총리의 향후 행동을 주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시장은 14일 자신의 SNS에 <"돈 받은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면 물러날 것"이라니..어째 말이 좀 이상하죠?>란 제목으로 "돈 받은게 드러나면, 형사처벌은 기본이고 총리직파면과 정계퇴출은 자연적인데 마치 인심 쓰듯이 '물러나 주겠다', 그것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면' 물러난다구요?" 라며, " '돈을 받았어도 안 밝혀지면 안물러난다', '돈 받은게 밝혀지더라도 밝혀진 정도가 명명백백하지 않으면 안물러나겠다' 이렇게 들리는건 저 뿐인가요?" 라고 이완구 총리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이완구 총리가)현금으로 받았고, 돈을 직접 준 사람은 죽어버려서 직접적 물증은 없는 상태라 '명명백백'이라는 조건을 붙인 건 아니냐" 며, "죽은 사람의 육성으로 확인된 진술은 일단 증거능력이 있다. 성 회장의 진술내용을 확인하기위해 새벽에 십수차례 급박하게 스토킹전화를 한다든지 기타 이와 관련된 수상한 행동 언행은 간접증거가 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시장은 "돈의 출처가 확인되고, 성 회장이 이완구 총리의 선거사무실에 갔던 사실만 확인되면 다른 정황들과 사망자의 진술을 합해 유죄판결을 함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수사와 재판, 그리고 총리의 향후 행동에 주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국민 전체에 봉사해야 할 공직자들이 국민이 준 권력과 예산을 국가와 국민이 아닌 개인과 자기집단을 위해 남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종북몰이와 정치공작을 통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국민들에게 반역자와 부도덕의 굴레를 씌우고 있다”며, “갈수록 도가 심해지는 이 나라의 부정부패를 해소하지 못하면 이전의 남미처럼 나라가 망하는 건 순식간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 나라가 모든 국민이 희망을 노래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되려면, 친일과 독재, 부패와 반통일 세력을 한번은 꼭 쓸어버려야 한다. 아직도 우리는 진정한 자주독립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수립하지 못했지만, 작은 빗방울들이 모여 마침내 격류를 이루듯이 깨어 행동하는 국민들의 한명 한명의 열정과 헌신이 모여 언젠가는 거대한 역사적 대변화를 만들어 내고야 말 것이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성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14일 여당의 이완구 총리 우선 수사 촉구에 대해 "수사는 수사 논리대로 원칙대로 간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권의 논의나 언론의 문제제기에 귀를 막겠다는 뜻이 아니라 검찰의 기본 역할은 사법작용인 수사이기 때문에 수사 논리에 따라 원칙대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야당 및 여당 일각에서 이 총리 거취 문제를 거론하고 나오자14일 이 총리의 금품전달 의혹과 이 총리 거취 논란까지 불거지자 "총리 직무정지는 법적으로 불가한 사항"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언급한 '성역없는 수사'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단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필요하면 이 총리가 조사에 응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말했다.
청와대는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성완종 메모에 언급된 이 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을 겨냥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새누리당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총리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한 것에 대해선 "총리 직무 정지는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이 총리에게 일을 잠시 중단하라고 할 수 없고, 직무 정지는 법적으로도 불가한 사항"이라며 "박 대통령이 16일부터 남미 순방을 가는 상황에서 총리의 직무 정지는 오히려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새누리당 최고위의 이 총리 거취문제 논의에 대해 "당의 충정을 이해하며, 당의 논의사항을 놓고 청와대가 뭐라고 얘기할 순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 총리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현직 총리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출두해 수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는데 대해선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반응도 흘러나왔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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