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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틸 라이프Une belle fin », 우베르토 파졸리니 Uberto Pasolini, 
프랑스 개봉 2015년 4월 15일



aa.jpg
런던의 한 변두리, 성실한 22년 차 공무원인 존 메이는 고독사 한 사람들의 연고자를 찾고 장례식을 책임지는 무연고 사망자 사후 정리 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연고자를 찾을 수 없거나 시신 인수를 포기하기에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존만이 지키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장례식을 치른다. 각자의 종교에 따라 장례식장을 선정하고 그들이 살아 생전 좋아했을 법한 음악을 고르고 추도문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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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또 하나의 신고 전화가 걸려오고 그 사망자는 바로 자기 집 건너편 아파트에 살던 빌리 스토크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존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구청 재정절감의 이유로 존은 정리해고를 당하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 이웃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가슴 시린 삶을 위한 찬가

« 스틸 라이프 »는 런던 변두리에 사는 아주 평범한, 아니 어쩌면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조금은 특별한 해 보일 수도 있는 직업을 가진 존 메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우베르토 파졸리니 감독은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고독한 존의 삶과 함께 또 다른 이 시대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의 중심부로 끌어 온다. 존이 만나는(?) 사람은 사망자, 그것도 ‘무연고’(!) 가족과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이들의 모습은 존의 삶과 사실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살아가는 일군의 비참함에 대한 도발적인 고발성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존과 이들의 관계를 통해 삶-죽음의 경건함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조용하게 말을 건넨다.  일종의 ‘의식’ 같은 존의 일상(혹자는 지루하고 불행하다고 할 수도 있을)에 할애한 영화 초반부는 감독의 세심한 연출과 조화를 이룬다(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후반부로 갈수록 미세하게 변하는 영화결은 다시 한번 감독의 역량을 느끼게도 한다). 

늘 똑같은 옷을 입고, 늘 같은 시간 같은 길을 지나고, 이십여 년 동안 한 직장을 다니는 독신인 존 메이라는 사십 대 남자의 건조한 삶. 거의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스산할 정도의 푸른 회색빛이 감도는 화면 그리고 존이라는 인물을 고스란히 상징하는 잘 정돈되었지만 조촐하고 적막한 사무실과 아파트...  홀로 살아가다 홀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마지막 길 못지않게 존의 삶은 고적하기 그지없지만 그의 행보는 너무도 따뜻하다.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고(혹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생을 보낸 이들의 마지막을 지키는 존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숭고한 장례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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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인들이 남긴 보잘것 없는 유품들(낡은 사진, 편지, 일상용품, 일기장)을 정성스럽게 모아 그들의 흔적을 쫓고 비명을 만든다. 그들이 남기고 간 생의 단편들을 통해 조문을 작성하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관을 고르는 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다. 장례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 온 존은 마지막 의례로 그들의 사진을 앨범에 담는 것이다. 그들의 생전 흔적을 기록하는 것이다. 사진관 사진부터 신분증 사진 그리고 스티커 사진까지, 다양하고 고유한 그들의 모습은 존의 사진첩에 옮겨진다. 

고인들의 기억의 장이기도 하며 존 메이 자신의 삶을 유추할 수 있는 이 사진첩은 그래서 중의적이다. 쓸쓸히 죽어갔지만 대신 이 사진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그 사진은 정성스럽게 존의 사진첩에 담겨 기억되고 존의 삶은 영화라는 장치를 통해 우리의 기억에 새겨진다. 우리는 존의 손에 이끌려 어쩌면 영원히, 철저하게 잊혀져 버릴뻔했던 그들의 삶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고 한 인간의 역사 앞에 한 증인으로 서 있다. 

단조롭고 건조한 화면들에서 한없는 우울이 영화를 감싸고 있지만 디테일화면의 풍부함과 배경의 여백으로 우리의 상상력은 자극되고 이것이 역설적이게도 강렬한 삶의 활기로 다가온다(영화의 원제 « 스틸 라이프Still Life »는 ‘정물화’를 뜻한다). 무표정하지만 진지하고 따뜻한 존의 눈길에서, 그래서 더욱 빛나는, 망자들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헌사를 본다.  

은행가였던 감독 우베르토 파졸리니는 1957년생 이탈리아인으로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4년 발표 된 롤랑 조페의 « 킬링필드Killing Fields » 촬영에 참가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디딘 파졸리니 감독은 그 후 자신의 프로덕션을 만들어 영화제작자로 나선다.  영국 영화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  피터 카타네오의  1997년 작 « 풀 몬티Full Monty »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영화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우베르토 파졸리니는 2007년, 불법이민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간 첫 장편 « 마찬Machan »으로 감독 데뷔를 했고 « 스틸 라이프 »는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PS) 4월 16일 전 날, 그냥 좀 따뜻한 영화가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마지막’이라는 프랑스 제목처럼....  따뜻했다.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망자의 가족을 찾아 생의 마지막 길을 지켜주려 고군분투하는 존 앞에서. 헌데 이어 ‘효율성과 경제성’이라는 이름으로 유골들을 무성의하게 처리해버리는 존의 후임자 앞에서 문득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이상한 사안을 떠올린다. 생각의 곁가지 치기로 따지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나는 뒤숭숭한 맘을 달래보려다 괜히 씁쓸해졌다.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인턴기자
eurojournal0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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