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조회 수 38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스틸 라이프Une belle fin », 우베르토 파졸리니 Uberto Pasolini, 
프랑스 개봉 2015년 4월 15일



aa.jpg
런던의 한 변두리, 성실한 22년 차 공무원인 존 메이는 고독사 한 사람들의 연고자를 찾고 장례식을 책임지는 무연고 사망자 사후 정리 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연고자를 찾을 수 없거나 시신 인수를 포기하기에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존만이 지키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장례식을 치른다. 각자의 종교에 따라 장례식장을 선정하고 그들이 살아 생전 좋아했을 법한 음악을 고르고 추도문을 준비한다. 



33.JPG
그러던 어느 날 또 하나의 신고 전화가 걸려오고 그 사망자는 바로 자기 집 건너편 아파트에 살던 빌리 스토크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존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구청 재정절감의 이유로 존은 정리해고를 당하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 이웃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가슴 시린 삶을 위한 찬가

« 스틸 라이프 »는 런던 변두리에 사는 아주 평범한, 아니 어쩌면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조금은 특별한 해 보일 수도 있는 직업을 가진 존 메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우베르토 파졸리니 감독은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고독한 존의 삶과 함께 또 다른 이 시대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의 중심부로 끌어 온다. 존이 만나는(?) 사람은 사망자, 그것도 ‘무연고’(!) 가족과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이들의 모습은 존의 삶과 사실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살아가는 일군의 비참함에 대한 도발적인 고발성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존과 이들의 관계를 통해 삶-죽음의 경건함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조용하게 말을 건넨다.  일종의 ‘의식’ 같은 존의 일상(혹자는 지루하고 불행하다고 할 수도 있을)에 할애한 영화 초반부는 감독의 세심한 연출과 조화를 이룬다(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후반부로 갈수록 미세하게 변하는 영화결은 다시 한번 감독의 역량을 느끼게도 한다). 

늘 똑같은 옷을 입고, 늘 같은 시간 같은 길을 지나고, 이십여 년 동안 한 직장을 다니는 독신인 존 메이라는 사십 대 남자의 건조한 삶. 거의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스산할 정도의 푸른 회색빛이 감도는 화면 그리고 존이라는 인물을 고스란히 상징하는 잘 정돈되었지만 조촐하고 적막한 사무실과 아파트...  홀로 살아가다 홀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마지막 길 못지않게 존의 삶은 고적하기 그지없지만 그의 행보는 너무도 따뜻하다.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고(혹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생을 보낸 이들의 마지막을 지키는 존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숭고한 장례의식이다. 



22.JPG
그는 고인들이 남긴 보잘것 없는 유품들(낡은 사진, 편지, 일상용품, 일기장)을 정성스럽게 모아 그들의 흔적을 쫓고 비명을 만든다. 그들이 남기고 간 생의 단편들을 통해 조문을 작성하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관을 고르는 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다. 장례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 온 존은 마지막 의례로 그들의 사진을 앨범에 담는 것이다. 그들의 생전 흔적을 기록하는 것이다. 사진관 사진부터 신분증 사진 그리고 스티커 사진까지, 다양하고 고유한 그들의 모습은 존의 사진첩에 옮겨진다. 

고인들의 기억의 장이기도 하며 존 메이 자신의 삶을 유추할 수 있는 이 사진첩은 그래서 중의적이다. 쓸쓸히 죽어갔지만 대신 이 사진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그 사진은 정성스럽게 존의 사진첩에 담겨 기억되고 존의 삶은 영화라는 장치를 통해 우리의 기억에 새겨진다. 우리는 존의 손에 이끌려 어쩌면 영원히, 철저하게 잊혀져 버릴뻔했던 그들의 삶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고 한 인간의 역사 앞에 한 증인으로 서 있다. 

단조롭고 건조한 화면들에서 한없는 우울이 영화를 감싸고 있지만 디테일화면의 풍부함과 배경의 여백으로 우리의 상상력은 자극되고 이것이 역설적이게도 강렬한 삶의 활기로 다가온다(영화의 원제 « 스틸 라이프Still Life »는 ‘정물화’를 뜻한다). 무표정하지만 진지하고 따뜻한 존의 눈길에서, 그래서 더욱 빛나는, 망자들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헌사를 본다.  

은행가였던 감독 우베르토 파졸리니는 1957년생 이탈리아인으로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4년 발표 된 롤랑 조페의 « 킬링필드Killing Fields » 촬영에 참가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디딘 파졸리니 감독은 그 후 자신의 프로덕션을 만들어 영화제작자로 나선다.  영국 영화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  피터 카타네오의  1997년 작 « 풀 몬티Full Monty »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영화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우베르토 파졸리니는 2007년, 불법이민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간 첫 장편 « 마찬Machan »으로 감독 데뷔를 했고 « 스틸 라이프 »는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PS) 4월 16일 전 날, 그냥 좀 따뜻한 영화가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마지막’이라는 프랑스 제목처럼....  따뜻했다.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망자의 가족을 찾아 생의 마지막 길을 지켜주려 고군분투하는 존 앞에서. 헌데 이어 ‘효율성과 경제성’이라는 이름으로 유골들을 무성의하게 처리해버리는 존의 후임자 앞에서 문득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이상한 사안을 떠올린다. 생각의 곁가지 치기로 따지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나는 뒤숭숭한 맘을 달래보려다 괜히 씁쓸해졌다.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인턴기자
eurojournal09@eknews.net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사회 해외 병역기피자 입국금지 및 국적 회복 불허법 발의 2020.12.19 207614
공지 사회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선택신고 안내 -외국국적불행사 서약 방식- (2023년 5월 수정안 제시) file 2019.01.07 320623
공지 사회 5월부터 41세 미만 병역미필자는 재외동포 비자 발급제한 file 2018.02.19 331669
공지 사회 병역 미필자는 국적 회복 불허, 해외 병역대상자 40세로 !!! file 2017.06.20 372280
공지 사회 10억 넘는 해외금융계좌 내국인과 일부 외국인 신고 안 하면 과태료율 40% 2016.05.31 406325
공지 사회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제도 폐지에 따른 재외국민 주민등록증 발급 안내 2016.05.22 419244
공지 사회 병역 의무 회피나 감면 목적 외국 여행이나 유학 후 미귀국시 강력 처벌 file 2016.02.22 403263
공지 사회 재외동포, 입국시 자동출입국심사 가능한 반면 지문정보 제공 필수 file 2015.11.23 400876
공지 사회 재외국민 선거, 법 위반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처벌 받는다. file 2015.11.17 407118
공지 사회 재외동포 등 외국인 입국 즉시 공항에서 휴대폰 개통 가능 file 2015.10.01 404309
공지 사회 한국 국적 포기자, '최근 3년간 5만명 육박,병역기피자도 증가세 file 2015.09.23 416382
공지 사회 국내 주민등록자, 해외 재산·소득 자진 신고하면 처벌 면제,10월1일부터 6개월간 file 2015.09.22 397266
공지 건강 2007년 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2025년 3월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해야 (18세 이전 이탈 가능); 2023년 5월 수정안 추기 게시) 2015.07.19 426946
31564 연예 윤종신X빈지노 통해,' The Color' 음원차트 1위! file 2015.05.04 2113
31563 사회 올해 여의도 면적 10배 '바다 숲' 조성,전년대비 9% 증가 file 2015.04.21 2023
31562 정치 성완종 전 회장, 죽음통해 대선자금 밝히나 ? 2015.04.21 1908
31561 정치 대선자금 불똥 우려한 청와대와 여권,이 총리 사직 수리 file 2015.04.21 2030
31560 정치 참여정부 때 성완종 사면 2회, 'JP측과 MB측' 요청 file 2015.04.21 2126
31559 국제 올해와 내년, 인도 경제성장률 중국 추월 전망 file 2015.04.21 11206
31558 국제 美 부자는 가치소비로 전환, 韓中 부자는 과시용 소비 여전 file 2015.04.21 3388
31557 국제 중국 신창타이,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 발전 목표 2035년 중국 제조업, 독일과 일본을 능가할 전망 file 2015.04.21 2882
31556 국제 日 기업, 중국 내 거점 ASEAN으로 이관 움직임 증가 file 2015.04.21 2686
» 영화 « 스틸 라이프Une belle fin », 우베르토 파졸리니 Uberto Pasolini file 2015.04.21 3898
31554 건강 인스턴트식품 먹으면 위암 걸릴 확률 '4배 이상' 증가 file 2015.04.21 6074
31553 경제 저성장 기조 고착화 한국 경제,산업 구조 고부가가치화 절실 file 2015.04.21 4089
31552 건강 대장암, 대장내시경 통해 용종의 확인 및 치료 가능해 file 2015.04.21 3362
31551 경제 3월 ICT수출 144.6억불, 무역 흑자는 68.5억불 달성 file 2015.04.21 1630
31550 경제 한국 수출, 보호 무역조치와 반덤핑 규제 표적으로 수출 난제 file 2015.04.21 3683
31549 스포츠 이대호 4경기 연속 안타, 오승환은 블론세이브 기록 file 2015.04.21 2167
31548 스포츠 두 번의 기적 샷날린 김세영', LPGA 마법의 우승 file 2015.04.21 2077
31547 스포츠 전북 현대, 22경기 무패로 18년 만에 대기록 file 2015.04.21 2559
31546 스포츠 '미완의 대기'석현준,시즌 9호골로 입지다져 file 2015.04.21 3432
31545 스포츠 메시,FC바르셀로나에서 개인통산 400호 골 기록 file 2015.04.21 2248
Board Pagination ‹ Prev 1 ... 719 720 721 722 723 724 725 726 727 728 ... 2302 Next ›
/ 230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