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ICT 산업 의존도가 OECD 국가 중 최고
한국 경제는 ICT 산업 의존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은 총부가가치에서 ICT 부문의 부가가가치 비중이 10.7%였으며, 2위인 일본은 7.02%, 그리고 OECD 평균은 5.5%이다.
ICT 산업은 전체 수출에서 약 30%를 차지하며, 전체 산업의 약 2배에 해당하는 무역수지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CT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떨어지고, 수출 점유율이 정체되고 있다. ICT 부문 투자의 GDP 기여도가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7년 연평균 0.31%p에서 2008~2012년 0.11%p로 하락했다. 이는 주요국 중 일본(-0.25%p)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하락한 수치다. 한국은 ICT 수출이 2001~2013년 동안 연평균 7.5% 증가했으나, 수출 시장 점유율이 2001년 5.5%, 2007년 6.8%, 2013년 6.7%로서 거의 정체되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ICT 산업의 발전 과제를 인프라 측면에서 살펴보면 첫째, ICT 기반의 경제 활동에 필요한 기기보급 등 접근 기반이 높지 않은 수준이며, 소비자보다 기업의 접근기반 수준이 낮다. 세계경제포럼 네트워크준비지수에서 하위의 접근기반과 관련된 인프라 지수가 한국은 143개국 중 11위(2015년), 국제전기통신연합 ICT발전지수에서 한국은 ICT접근성이 166개국 중 8위(2014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와 BCG의 e--Friction 지수에서 한국은 인프라 부문 순위가 65개국중 11위(2015년)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주요 9개국의 ICT 인프라 수준(2011년 기준)을 소비자, 기업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 결과에서 한국은 소비자 인프라는 1위이나 기업 인프라는 공동 7위로 나타났다 .
또한, ICT R&D가 제조에 편중되어 있으며, 서비스 부문 R&D가 미흡하다. 한국의 ICT 관련 R&D는 2013년 280억 달러로서 GDP 대비 1.7%에 달한다. 이는 독일 0.3%(2012년), 일본 0.6%(2013년), 미국 0.4%(2012년)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런데 ICT R&D를 제조와 서비스 부문으로 나눠 살펴보면, ICT 제조 R&D는 GDP의 1.6%로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지만, ICT 서비스 R&D는 0.1%로서 주요국과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수준이다.
활용 측면에서 살펴보면, 먼저, 기업 부문의 ICT 지출이 낮은 수준이며,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ICT 활용 정도가 낮다. 한국은 GDP에 비교한 ICT 지출 규모가 5.1%(2010년 기준)이며, 이는 캐나다(6.1%), 미국(5.9%)보다 낮다. 소비자와 기업으로 나눠 보면, 소비자 부문 지출은 최고 수준(한국 2.3%, 선진국 평균 1.5%)인 반면, 기업 부문 지출은 낮은 수준(한국 2.8%, 선진국 평균 3.4%)이다. 그리고 ICT 활용 정도가 대기업은 기업간 IT기반 협업 단계를 지나 현재 다음 단계인 전략적 경영 및 신산업 창출 수준에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제 막 기업간 IT기반 협업 단계에 진입하였다.
그리고, 최종 소비자(개인)들의 온라인 거래 활용도가 미흡하다. 한국은 2013년 휴대용 기기 이용을 포함해 온라인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 개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51.8%로서 OECD 국가중 17위에 위치한다. 2007년과 2013년의 이 비중간 차이가 한국은 +8.1%p인 반면 OECD는 +16.6%p로 나타나 그동안 활용 촉진 노력이 미흡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스마트 폰으로 구매한 경험을 조사한 Our MOBILE Planet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013년 응답자의 56.2%로서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성과 측면에서는 ICT 산업은 고용흡수력이 둔화하고 있다. ICT 산업의 고용 탄성치(=취업자 증가율/생산액증가율)는 2012년 0.56, 2013년 0.25, 2014년 0.10로서 1이하인 비탄력적 상황을 보이고 있다. 고용흡수력이 높았던 정보통신기기조차 2013년부터 고용탄성치가 1이하로 내려갔으며, 정보통신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 등 서비스 업종은 지난 15년간 대부분 고용탄성치가 1이하에 머물러 있다.
둘째, ICT 제품은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ICT 주력제품인 통신기기,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 반도체의 2003년과 2012년 한국의 수출점유율을 비교해 보면, 반도체는 불과 0.4%p 증가에 그쳤고, 이외 통신기기는 -5.3%p,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는 -3.8%p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점유율이 크게 올라가 2003년에 이들 3대 제품의 중국 수출 규모가 한국의 1.4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2012년에는 한국의 5.9배로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셋째, ICT 서비스는 수출 시장 점유율이 0.5%에 불과하다. 전세계 ICT 서비스 수출액(2013년 기준)에서 국가별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은 20억 달러로서 0.5%에 불과하다. 동 비중이 상위 국가인 아일랜드 13.8%(520억 달러), 인도 13.6%(520억 달러), 독일 9.9%(380억 달러), 중국 4.5%(170억 달러) 등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넷째, 온라인 해외직접구매(수입)에 비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수출)가 부진하다. 한국의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접구매는 2014년 7억 6,974만 달러(관세청 기준)로서 2010년 한국 전체 수입의 0.1%에서 2014년 0.3%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해외직접판매는 2014년 2,800만 달러로 부진하다.
종합하면, 우리나라 ICT 산업은 인프라, 활용, 성과 측면에서 여러 가지 발전 과제를 안고 있다. ICT 부문의 경제적 중요성은 더해가고 있지만 오히려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ICT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경제성장에의 기여도를 제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 ICT 산업의 차세대 경쟁력 확보와 여타 산업 전체로 파급 효과를 유인할 수 있는 범산업 차원의 ICT 과제를 발굴하고 조기 사업화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지적하면서 "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대비한 차세대 접근 기반을 조속히 구축하고 이를 사업에 응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고 밝혔다.
한국 유로저널 이상협 IT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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