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태, 소비자는 디젤차대신 가솔린차 선택 높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예상보다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디젤차 시장이 위축되고 가솔린 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원자재와 부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리서치가 지난 10일간 독일과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폭스바겐 딜러들과 매장을 중심으로 디젤 사태 이후의 현장 분위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선 판매 감소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자동차 딜러들은 이번 사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 "폭스바겐의 브랜드 가치는 매우 높다"며 "사실상 폭스바겐 차량의 판매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며 점점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한 딜러eh "사태에 대한 영향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올랐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의 한 딜러는 "사건 이후에도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문의는 여전히 많고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며 "사건이 판매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체감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사태로 인해 디젤차 점유율이 높은(25%) 유럽의 디젤 차량 판매가 위축되면, 중장기적으로 유럽의 휘발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관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인 차량 구매자들이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세단과 SUV와 같은 전통적인 카테고리 내에서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성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디젤의 추락은 가솔린 차량 선호를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의 대체제로 친환경을 타켓한 하이브리드의 수요 증가를 고려할 수 있으나, 디젤 차량은 소음과 진동이 심하지만 힘이 강하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의 가속도가 빠르나, 하이브리드는 정반대로 소음과 진동은 덜하지만, 각각의 동력원들의 크기가 작아 가속도와 반응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은 디젤과 유사한 가속도를 낼 수 있는 가솔린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LCM Automotive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디젤 차량의 연비를 고려할 때 디젤 차량이 휘발유로 교체될 경우 휘발유 수요는 디젤 수요 감소량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럽은 1990년대 이후 디젤 차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난 몇 십 년간 디젤을 순수입하고, 휘발유를 순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폴크스바겐 사태로 유럽에서 디젤 수요가 줄어들고,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면 유럽의 나프타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분야에서 제품의 수요 변화에 따른 나프타 분해시설(NCC) 가동률 변동과 무관하게 나프타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NCC 수익성에 부정적이다.
또한, 가솔린 자동차 촉매장치로 주로 쓰이는 팔라듐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플래티늄(백금)과 팔라듐의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 촉매장치인데, 플래티늄은 주로 디젤엔진에 쓰이고, 팔라듐은 주로 가솔린 엔진에 쓰인다.
디젤차 대비 가솔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팔라듐의 강세가 예상되고, 중국 자동차 판매단가 인하와 시장 안정화로 9월 이후 중국 자동차 판매는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으로, 팔라듐 가격 상승 예상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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