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한폭탄' 가계부채, 1년만에 130조원 증가로 사상 최대
국민들의 가계 빚을 나타내는 가계부채가 1 년만에 130 조원 이상,지난 2 분기대비 34.5조원이 증가하면서 올 3분기에 가계부채가 2002년 4분기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최대인 1166조원에 달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총액은 1166조원으로 지난 2분기말보다 34조5천억원(3.0%)이 늘어난 것이다
저금리와 부동산 활황 속에 경제 규모 대비 가계빚은 18개 신흥국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84%(1분기 기준)로 어느새 신흥국 최고 수준이 됐다. 다음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유력해 한국 경제의 취약한 고리인 가계부채가 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져 긴장감마저 감도는 형편이다.
빚 급증의 배경엔 사상 초유의 저금리(기준금리 연 1.5%)가 있다. 작년 8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풀리면서 대출 받기도 과거보다 쉬워졌다. 저금리로 전셋값이 오르자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가계가 늘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는 소비에 직접 영향을 준다”며 “가계소득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늘면 경기 회복이 더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난 것은 위험 신호”라며 “담보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부족한 사업자금을 충당하려고 빚을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가 오르면 금융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글로벌 은행 등 전문 기관들도 올 3분기에 가계부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한국을 향해 내년 성장이 제한받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정부가)가계부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는 시각은 유지하나 미시적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엄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높은 민간부채 등의 경기 하방압력으로 정부의 확장적 부양기조가 지속되면 내년 2.9%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원화가치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수출부진, 잉여설비, 달러대비 주요국 통화 약세 등을 감안하면 원화가치는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수출 부진에 따라 원화가치 절하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며 "중국 수출 둔화 요인보다 미국이 금리인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BNP파리바는 "3분기 경기반등은 가계소비가 주로 견인했으나,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가계여력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지하는데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라 증권은 "가계 소득 및 소비 저조로 한국의 평균 소비성향은 71.5%로 낮아졌다"며 "이는 최저였던 1998년 2분기의 70.6%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 완화기조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이자부담, 고용안정성 저하, 경기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예비적 저축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소비성향 위축으로 연결돼 가계 소비성향은 올 3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로저널 이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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