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행보'에 문재인 '인재 영입'으로 맞불 '점입가경'
안철수 의원이 탈당 후 신당 기조를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을 하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재 영입' 카드로 맞불을 놓는 등 양측의 기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탈당 후 신당을 추진 중인 안 의원은 12월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기조를 발표하며 정치권 재편을 시도했고, 김 전 공동대표는 1월 3일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 한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김 전공동대표는 이어 "수명이 다한 양당 중심의 정치적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야 한다"면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그리고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지난 2014년 안철수 의원과 합당할 당시 민주당의 패권세력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며, 패권정치가 안철수 의원을 몰아냈다고 강도 높게 지적하면서 " 오죽하면 당을 떠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신당 기조와 관련해 “낡은 진보와 수구 보수 대신 합리적 개혁 노선을 정치의 중심으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여야 간 이념적·정략적 대결을 끝내고 국민 삶의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대화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안 의원은 “복지체계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라면서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을 일자리, 건강, 교육 문화, 체육 등 여러 분야에 골고루 효율적으로 쓰고,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재정이 많이 든다면 일정한 증세는 피할 수 없다. 정치권은 질책을 듣더라도 솔직하게 증세에 관해 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같이 더불어민주당의 공동창업주(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모두 당을 떠나게 되면서 사실상 분당이 시작되고 있는 데다가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탈당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분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같은 더불당의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문재인 대표는 '인재영입'을 통해서 맞불을 놓는 등 정면돌파로 탈당 위기에 맞서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을 들은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당 의원들이 탈당한 지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더 젊고 새로운 정당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탈당 의원들의 지역구에 신진 인사들을 공천해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문 대표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전 경찰대 교수)의 입당을 이끌어낸 데 이어, 3일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입당한 가운데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입당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 소장은 입당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새누리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파로부터 입당 제안을 받아왔다”라면서 “문 대표의 요청에 응하게 된 것은 와해되고 분열하는 제1 야당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라고 입당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표 소장이 입당 기자회견을 마치자 문 대표는 “표 전 교수의 입당은 이제 시작”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은 사람의 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 국민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나가겠다. 국민들이 ‘새정치연합, 확 달라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모셔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가 외부영입 인사 1호로 국정원 댓글사건과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에 앞장서며 현 정부에 선명하게 각을 세워온 표 교수를 내세운 점에 비춰 향후 당의 노선을 야당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진보 색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어 문 대표의 '인재 영입 2호'로 3일 벤처기업인 김병관(43) 웹젠 이사회 의장이 3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김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 공동창업했고 ㈜NHN 게임스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지난해 4월 기존 PC기반 인기게임 '뮤'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 '뮤 오리진'을 출시, 6개월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원스토어(이동통신사 통합 스토어), iOS 앱스토어 등 3개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로 매출액 300억원를 달성하기도 했다.
상장주식 100대 부호 순위권에 드는 김 의장은 자신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자랐다"고 소개했다.
이어 "감히 말씀드리건대, 흙수저와 헬조선을 탓하는 청년에게 '노오력해보았나'를 물어서는 안 된다. 떨어지면 죽는 절벽 앞에서 죽을 각오로 뛰어내리라고 말해선 안 된다"며 "저는 열정으로 도전하는 청년에게 안전그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서는 "제1야당이 제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 힘 있는 야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치를 통해, 많은 벤처기업이 성공하고 또 존경받는 기업인들이 많아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벤처업계 동료였던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적 메시지 가운데 청년들을 위한 부분이나 공정경제 등 공감 가는 게 많이 있었지만, 그분의 의사결정 방식은 저와 안 맞는 느낌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는 "김 의장이 정치혁신보다 경제혁신에 더 중점을 둬서 벤처신화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당을 더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주역으로 크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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