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풀러렌 대체할 '유기태양전지' 반도체 신물질 개발
값싼 유기염료를 이용,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태양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며, 종이처럼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소자 '유기태양전지'는 상용화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공을 닮은 물질 '풀러렌'을 이용한 태양전지는 단가도 높을 뿐 아니라, 공기노출에 쉽게 변질되는 등 이상적인 태양전지 제작을 위해서는 단점이 많았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 이재원 박사, 랜비어(Ranbir) 박사 연구팀은 풀러렌 유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유기반도체 단분자 물질을 개발, 이를 이용한 유기태양전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재료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 표지<사진>논문으로 발표된 이 성과는 특히 이 분자가 가진 3차원 입체구조가 빛흡수율이나 전하이동도를 높여 유기태양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킨다. 인쇄공정에 최적화돼 있어 대량생산 가능성을 높이는 등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풀러렌은 전도성이 높아 지금까지는 풀러렌을 이용한 유기태양전지가 널리 이용되어 왔지만, 공 모양의 입체구조를 가진 풀러렌은 생산단가가 높을 뿐 아니라 산화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상용화에는 걸림돌이 되는 단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풀러렌에 비해 값이 싼 페릴렌다이이미드(Perylenediimide)를 활용한 3차원 분자구조체 제작에 성공, 이를 이용해 유기태양전지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들었다. 이 구조체는 풀러렌에 비해 생산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산화안정성도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유기반도체의 3차원 입체구조가 전하이동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기존 풀러렌 유도체에 비해 자외선영역에서의 빛흡수도 높여 광전류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욱이 이 단분자는 용매에도 잘 녹아 큰 면적의 유기태양전지를 제조할 때 쓰이는 인쇄공정에도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조길원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우수한 태양전지로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기반도체 단분자의 분자설계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 단분자는 인쇄공정이 가능해 고효율, 저비용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