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70년만에 15만배 증가해 세계 6위 등극
한국 수출이 70년만에 15만배 증가해 2014년 대비 7.99% 감소했지만, 2015년 5,269억 달러로 세계 주요 71개국(WTO 가입국) 중 6위에 등극했다.
한국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1945년 해방 이후 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꼴찌에 머물었던 한국의 세계 수출 순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988년 12등으로 급상승한 데 이어 2006년 11등, 2008년 세계 12위에서 2009년 9위, 2010년 7위로 뛰어오른 뒤 5년 만인 2015년에는 프랑스를 제치고 또 다시 한 계단 올라 6위에 등극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 수출 1위는 2조2,749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이 차지했다. 한국의 4배를 넘는 수치다. 중국은 유가하락과 세계적인 경기둔화에도 불구 수출이 전년에 비해 2.8%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01년에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중국은 2009년 1조2,020억 달러 어치를 수출해 처음으로 세계 1위 수출대국으로 올라섰다.
2위는 1조5,049억 달러 상당을 수출한 미국이, 3위는 1조3,289억 달러를 수출한 독일이 각각 차지했다. 미국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7.13%, 독일은 11.06% 각각 감소했다.
4위는 일본(6,251억 달러), 5위는 네덜란드(5,670억 달러)였다. 일본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9.44%, 네덜란드는 15.67% 급감했다. 일본은 2008년부터 작년까지 세계 4위 수출대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한국은 이 기간에 6계단 올라서 일본과의 격차를 불과 2계단으로 줄였다. 양국의 수출액 격차는 2008년 3,6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작년에는 불과 981억 달러로 7년 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작년 세계 수출 7위는 5,106억 달러를 수출한 홍콩이 차지했다. 홍콩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2.53% 줄어드는데 그쳤다. 프랑스는 작년 수출액이 5,057억 달러로 전년보다 12.85% 줄어들어 2014년 6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가 2월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주요 71개국의 수출액은 15조2,1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96% 감소했다. 전 세계 수출감소율보다 한국의 수출감소율(7.99%) 이 약 3%p 가량 낮다는, 다시 말해 그 만큼 한국의 수출부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했다는 뜻이다. 그 결과 한국이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5%에서 3.46%로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또한, 7년 전인 2008년만 해도 모두 수출 순위에서 한국 수출을 앞섰던 프랑스나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벨기에, 러시아 등 세계 경제 강국들을 제치고 6위에 등극했다는 점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6위에 올랐는데, 프랑스는 전 세계의 수출 감소(-10.96%)보다 더 큰 폭의 수출 감소(-12.85%)를 기록했다. 또 한국보다 순위가 앞선 나라들 중에서도 독일(-11.06%), 일본(-9.44%), 네덜란드(-15.67%) 등은 대한민국(-7.99%)보다 더 큰 폭의 수출 감소를 보였다.
낙관할 수 없는 한국 수출의 미래
하지만 오늘날 한국 수출은 수출 증가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인 세계 ‘시장’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시장이자 세계경제를 떠받치던 중국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는 주요 신흥국을 고사시키고 있다.
한국산 제품을 구매할 국가나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만큼 수출의 앞날은 어둡다. 일부 산유국의 구제금융이나 사실상의 국가부도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경제에 던지는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 수출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지 모른다.
이외에도 위기의 징후들은 지구촌 곳곳에 산재해 있다. 후발국들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고 선진국들과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심화되는 글로벌 화폐전쟁과 패권전쟁은 대한민국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그 결과 경쟁국들에 비해 감소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2015년 들어 수출은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의 무역 규모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수출입 모두 격감하면서 1조 달러를 밑돌았다.
하지만, 최근의 수출 부진을 글로벌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 없고, 이 같은 대외 환경에 맞춰 어떤 정부와 기업 모두 어떤 변화를 꾀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급하게 추격해 오는 후발국 제품을 따돌릴 수 있는 방도를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미래 ‘수출 먹거리’ 창출을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 etoday news 전재>
한국 유로저널 안규선 기자
eurojournal12@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