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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 여권발 정계개편 핵 부상 가능

새누리당의 계파간 갈등이 재연되면서 여권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의화 신당'으로 주목받으면서 26일 창립을 목표로 하는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회의장 퇴임을 앞두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새로운 정치판을 짜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는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 연구원에 정두언 새누리당ㆍ진영 더불어민주당ㆍ김동철 국민의당 의원 등 중도개혁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의 핵으로 부상할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여권발 정계 개편 시나리오의 골자로 친박계를 제외한 친이·탈당파 등 비박계가 세력을 규합해 내년 봄을 기점으로 신당이 창당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새한국의 비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보수정당이 탄생하게 되면 아마도 중도보수 성향을 띄게 되어 한국 정치판은  ▲보수우파-새누리당 ▲진보좌파-더불어민주당 ▲중도진보-국민의당 ▲중도보수-신당 등 4개 정당이 난립하게 된다.

4·13총선 민의가 어느 한 당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고 3당 체제를 확립시킨 만큼, 이렇게 되면 20대 국회에서 다당제와 협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의원내각제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인데, 중도보수 신당의 탄생은 의원내각제에 대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미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3월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4년 중임제로 개헌해 봐야 별로 나라야 도움이 안 될 듯하다”면서 “이왕 정치발전을 생각한다면 내각제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 보면 내각제 권력 구도가 좋다”며 의원내각제에 대해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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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지난 1월  “이제는 본격적으로 다당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면서 “대통령 중심제도 내각중심제로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내각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더민주 이상민 의원 역시 지난 9일 “20대 국회에선 87년 체제인 대통령중심제를 혁파하고 내가제로 개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20대 공천 내홍에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정 의장은 "정치적인 의미를 두진 말아 달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연구분야가 외교/통일/교육/노동/경제/복지 등으로 방대하고 창립회원의 규모도 정치인 1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메가톤급이어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싱크탱크의 ‘제3세력화’ 설이 공공연하게 제기된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중도신당의 필요성을 주장한 김장수 제3정치연구소장의 책 ‘하드볼 게임’을 주위에 선물했던 정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새누리당에서 희망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직접 대권주자로 나서지 않더라도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낙선한 중도개혁 성향의 새누리당 인사들을 규합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정치지형을 구성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지난 13일  “(새한국의 비전은) 말 그대로 싱크탱크다”며 “그동안 대통령은 하고 싶어 하는데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준비가 부족한 사례를 많이 봤다. 그래서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시든 간에 (새한국의 비전을 활용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달라는 뜻이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제대로 된 정치 공부 과정을 만들어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울경제신문에서) 제가 일본의 ‘정경숙’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던데 정확하고 좋은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1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이 '영남당'으로 위축되고 정계개편이 올 것으로 전망했고 정우택 의원도 이에 대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영남당으로 전락했다가소멸할 것’이라는 정두언 의원의 진단에 대해 “잘 했다고 본다”며 “새누리당은 기존의 사고방식에 안주하면 존립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언급은 총선 참패에 대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강력한 쇄신과 반성, 개혁 없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친박계가 서서히 당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현재의 새누리당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되어 지면, 대권 정국 시점에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보수정당이 창당될 것이란 관측이다.

‘새 한국의 비전’에 여권의 중도ㆍ개혁파로 꼽히는 정두언ㆍ정병국ㆍ조해진(무소속)ㆍ길정우 의원이 발기인 겸 창립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두언 의원과 조해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일방독주식 국정운영에 크게 반발했던 인사들이다. 

5선에 성공해 차기 새누리당 대표 주자군으로 꼽히는 정병국 의원 역시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 ‘남ㆍ원ㆍ정’(남경필ㆍ원희룡ㆍ정병국) 중 한 명이다. 17대 국회에서 옛 한나라당의 정책 브레인이었던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와 새누리당 출신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고문에 위촉됐다. 

야권에서도 ‘보복공천’ 파동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당을 옮긴 진영 더민주 의원과 국민의당 중진그룹인 김동철 의원이 창립회원으로 동참한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광태 전 광주시장, 정대철 국민의당 고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후원회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도 합류한다.

‘새 한국의 비전’은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무소속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도 교감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이사장인 정 의장이 차기 대선에서 직접 주자로 뛸 가능성도 있다.

정 의장 측에서는 '새한국의 비전'이 싱크탱크 역할 외 정치인 교육소의 역할도 병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정계개편의 '핵'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새한국의 비전’ 원장을 맡을 예정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중도통합 세력이 다음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정계개편을 이끌 가능성에 대해 “정국을 주도할 의도는 없지만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출범하는 기관이니 미래의 일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새한국의 비전’을 통한 정개개편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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