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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가파른 상승보다 안심소득제 도입주장 제기되어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이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는 342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 다섯 명 중 한 명에 이른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10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7천원)를 대선공약으로 들고나오고 있고, 영국은 지난 4월부터 최저임금 제도를 생활임금 제도로 대체해 25살 이상 노동자 기준으로 2020년까지 생활임금을 시간당 9파운드(약 1만4천원)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798엔(약 9천원)으로 정한 뒤 올해부터 매년 3%씩 끌어올려 빠른 시간 안에 1000엔(약 1만1천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수는 등 전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내년도 최저 임금을 결정하는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4일 현재까지 노동계는 시급 1만원·월급 209만원(소정노동시간 209시간)을, 경영계는 시급 6030원(전년 대비 동결)을 각각 최초 요구안으로 내놓은 상태다. 

2007년 12.3%였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2.8%)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정부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인상률은 8.1%, 2001~2015년 연평균 인상률은 8.7%였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리는 것보다 일정 수준의 소득세 면세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소득세를 내고 그 이하는 음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통해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안심소득제(safety income)가 저소득 가구를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국민경제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가 7월 4일 개최한 ‘안심소득제 설계 및 시사점’ 특별좌담회에서 복거일 작가 겸 경제평론가는 " 세제와 복지교부금을 하나의 과표로 묶어 포괄적인 음소득세제를 설계할 경우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릴 필요도 없으면 복지교부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소수의 극빈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뿐만 아니라 너무 복잡하고 상충적인 세제를 개혁할 수도 있다" 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우택 한림대 명예교수는 "현재의 복지제도는 중복수혜 및 사각지대 문제로 효율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하면서 "개인의 선택권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제도를 단순화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는 음소득세에 대한 논의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근로장려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일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약간만 하거나 당국에 알려지지 않는 음성적인 소득을 받는 일을 하려는 유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연소득 5,000만원을 소득세 면세점(exemption plus deductions)으로 정하고 그 이하는 면세점과 가구소득 간 차이의 40%를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안심소득제(safety income system)을 제안했다. 

그는 123조 원에 달하는 보건·복지·노동분야 중앙정부 사업예산 중 안심소득제로 대체가 가능한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노동, 주택, 근로·자녀장려금 등을 폐지하고 약 50조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안심소득제를 도입하면 강한 근로 유인을 제공하게 되어 노동공급 및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고 국민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음소득세 개념에 기초한 안심소득제야말로 저소득 가구를 지원하는 국가정책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 교수는 이와 못지않게 중요한 이점은 행정비용의 절약과 예산 누수의 최소화라고 강조했다. 박교수는 생계, 주거, 자활급여와 관련하여 "수급권자 및 부양의무자를 판정하기 위한 각종 조사와 수급자 관리, 자활 사업 관리 등 여러 행정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며 복지 혜택 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횡령, 착복, 각종 비리 등 누수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의 소득세를 부과·징수하는 국세청 자료 및 행정조직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행정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최저임금을 10,000원으로 가파르게 인상하여 고용 감소 및 경제성장률 하락을 초래함으로써 국민경제에 재앙적 피해를 끼치는 것 대신에 최저임금은 물가상승률 정도로만 인상하고 안심소득제를 신설하면 노동공급이 증가하여 고용이 늘고 가처분소득이 증대되어 소비가 늘어서 국민경제에 선순환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유로저널 김태동 기자
  eurojournal13@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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