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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친박계, 반기문 길들이기 위한 ‘밀당’ 시도



박근혜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독 회담을 가졌고, 새누리당 친박계가 읍소하면서 구애를 보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의외로 친박계의 견제구가 벌써 시작되고 있어 그 진의 파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정권재창출을 위해 ‘충청대망론’과 함께 반 총장을 차기 대권 후보로 점찍어 왔고,  ‘반기문 대통령, 친박계 국무총리’로의 이원집정부제 시나리오 가능성을 바탕으로 개헌론 바람까지 불러 일으키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년 1월 중순쯤 귀국하겠다”고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그를 전면에 내세워 정권재창출을 기획하고 있는 친박계 사이에서 복잡 미묘한 기류와 그 속내가 감지되고 있다.


절대권력 배출에 실패해온 충청권에서는 도돌이표처럼 ‘충청대망론’이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는 ‘반기문 대망론’이 기정사실화 되었지만, 9월 27일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2심서 무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이 전 총리에 대한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번 선고 관련 상고할 것으로 보여 이 전 총리의 혐의는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이 날 경우 그의 정치적 행보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더불어 충청대망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서 새누리당 충청출신의 친박계의원은 “반 총장은 충청이 아니라 충북 (음성) 사람”이라면서 “충청 친박이라고 모두 그를 미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긋는 등 예상치 못한 이상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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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9월 23일부터 24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내년 대선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후보 간 3자 대결로 치러질 것을 가상한 조사를 실시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국민의당 후보로 안철수 의원이 각각 나설 경우 더민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3인 중 누가 나서도 반 총장이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한 다른 새누리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포함된 3자 가상 대결에서는 대부분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 표와 기사 참조>



실제, 새누리당 내에서도 지금까지 ‘강성 친박 (매파)’이 ‘반기문 대망론’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왔지만, 그 매파의 대표적 인물이자 충청권 인사들의 거대모임 중 하나인 충청포럼 대표인 친박계 윤상현 의원도  최근 한 언론과는 “반 총장은 많은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반기문=친박 지지’라는 등식은 허상”이라며 “인기란 단지 피부 껍질 두께밖에 안 되는 깊이로 반 총장은 정책과 후보 적합성을 놓고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창립한 충청포럼은 반기문 대망론의 중추 지원세력으로 꼽히며 그 대표를 맡고 있는 윤의원은 윤 의원은 반 총장과 직접통화가 가능한 몇몇 인사 중에 한 인사로 알려져 있음에도 이와 같이 그의 입에서조차도 이상 기류가 보인다.  


지난해 10월 정가에서 한창 개헌론 바람이 불었을 당시 ‘반기문 대통령, 친박계 국무총리’로의 이원집정부제 시나리오 가능성을 언급한 홍문종 의원도 최근 “반 총장은 정치 아마추어 아니냐. 참 걱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불과 넉 달 전인 5월 “반기문 총장을 모셔오는 것이 새누리당이나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선택 아니냐.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반 총장은 (대선 후보) 상수”라고 했던 것과 180도 바뀐 뉘앙스다. 


홍 의원은 지난해 이맘때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당시 반 총장과 7차례나 만난 것에 의미를 부여한 당사자였다.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던 친박계 핵심 중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일정지연으로 5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반 총장을 만나 밀담을 가질 정도였지만, 최근 새누리당 경북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뜸 “내년 대선이 3자 구도가 될지, 4자 구도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요즘 너도나도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안 나오면 (정치인) 취급을 못 받는다”고도 말해 역시 ‘반기문 대망론’ 주장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결국, 친박 3대천왕인 ‘최경환·홍문종·윤상현’의 입이 동시다발로 ‘반기문 대망론’ 을 벗어나는 발언에 강경 친박계도 최근 입을 닫고 몸을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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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은 40대(25.0%), 50대(31.4%), 60대 이상(41.8%) 등에서 선두였고, 문 전 대표는 20대(19.0%), 30대(30.4%)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 총장은 지역별로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고향인 대전·충청 지역에서 40.2%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호남권에선 문 전 대표(19.1%)와 안 의원(18.2%)의 선두 경쟁이 치열했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 반 총장(41.6%)이 문 전 대표(7.5%)와 안 의원(5.4%)을 큰 폭으로 앞섰고, 진보층에선 문 전 대표(29.0%)가 반 총장(15.3%)과 안 의원(8.8%)을 여유 있게 앞섰다. 중도층에서는 반 총장 21.2%, 문 전 대표 16.8%, 안 의원 13.6% 등이었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지지층(51.6%), 문 전 대표는 더민주 지지층(48.7%), 안 의원은 국민의당 지지층(39.2%)에서 강세를 보였다.    <조선일보 표와 기사 참조>



충청 출신인 이장우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정치부 기자들에게 “이제 이름 앞에 ‘강경파’라는 표현도 빼주고 가급적이면 ‘친박계’라는 단어도 빼고 굳이 넣으려면 ‘주류’나 ‘대전 출신의’ 이렇게 넣어달라”고 읍소와 압박을 병행했다고 전해진다.


“김영란법 문제를 알고도 시행령을 손보지 않은 정부는 비겁하다”고 대놓고 청와대와 정부를 겨눴던 친박계 행동파 김태흠의원도 반 총장에 대해서도 “국내 정치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같은 핵심 친박계들의 반기문 거리두기를 보고 정가에서는 의도적인 거리두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반총장측과 친박계가 ‘밀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친박계 대표’로 이미지 메이킹이 될 경우 당 내부의 반발과 일반 국민의 비토가 적지 않기 때문에 ‘친박 대표가 아니다’라는 시그널을 보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둘째로는 친박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어느 경우나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 총장에게 대권 주자로 모실 수도 있지만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내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째로는 비박계인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의 말을 반 총장에게 직접 전하며 마치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친박계가 불쾌감을 나타내며 반 총장이 친박계의 말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에 대해 ‘길들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야권에서 누구 나오든, 2자이든, 3자이든 내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다는 결과를 얻고 있어 향후 친박게와 반 총장의 ‘밀당’의 향방에 여의도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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