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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가정 양립 정책 실패로 워킹맘 과로사 직전

 일도 육아도 가사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있는 ‘워킹맘’은 우리 사회에서 '슈퍼우먼’으로 불릴 정도로 과로에 노출되어 과로사까지 발생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이 늘고 지속적인 저출산 문제가 사회 쟁점으로 떠오르며 본격적으로  박근혜정부는 출범 직후 일·가정 양립을 핵심개혁과제로 꼽으며 수많은 정책을 쏟아냈지만 이 중 육아휴직을 제외한 대부분이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제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때문에 현행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 여성들의 과로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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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부가 일·가정 양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입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종사자 대부분은 여성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은 시간을 일하면서 사회보험 가입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보장되는 일자리다. 최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받는 기업은 2013년 319개에서 지난해 5193개로 16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지원 인원은 1295명에서 1만3074명으로 10배 증가했다. 그런데 지원 근로자의 72.7%, 즉 10명 중 7명이 여성이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고용 확대, 장시간 근로 개선, 효율적 인사관리, 일·가정 양립, 출산율 제고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강 박사는 “다만 시간제 일자리의 질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이러한 일자리가 여성 위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면서 “일자리 질 개선과 함께 남성의 육아 참여 확대 등을 위한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성 육아휴직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체 육아휴직자(의 8.5%만이 남성일 따름이다. 남성의 육아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한 ‘아빠의 달’은 지난해 남성 2703명이 사용했다. 지난해 1~11월 국내 출생아 수가 37만9300명으로 12월까지 더해도 지난해 연간 출생아수는 40만명을 넘어서는데, 육아휴직을 한 아빠는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와 경제 문제로 1%에 미치지 못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일·가정양립 지표’에 따르면 부부가 함게 살고 있는 가구 중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는 부부는 20%에도 못 미쳤다. 남편의 경우 17.8%가, 부인은 17.7%가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8년 전인 2008년의 경우 각각 8.7%, 9.0%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맞벌이 상태별 하루 중 가사노동시간을 봐도 여성이 가정에 일하는 시간이 5배 가량 많았다. 2014년 기준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시간을 보면 남자는 40분인데 반해 여성은 3시간 14분으로 5배가량 많다. 특히 비맞벌이 가구보다 맞벌이 남성의 가사 노동시간은 단 7분만 늘어났다. 아내가 일을 해도 남편은 가사·돌봄노동의 보조자 역할만 하는 셈이다.

통계청의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삶에 만족한다는 워킹맘은 24.1%로 27.9%인 전업맘보다 낮았다. 실제로 직장생활에 가사·육아부담까지 ‘이중고’를 겪는 워킹맘의 고통은 상당하다. 

사단법인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여성가족부와 여성신문 후원으로 30~40대 워킹맘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워킹맘 고통지수’ 조사 결과, 워킹맘 90.9%가 ‘힘들다’고 응답했다.
<사진: MBC 일일 드라마 포스터 전재>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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