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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박근혜 출당과 친박 청산, '신의 한 수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주장하는 등 연일 '구(舊)체제와의 절연'에 군불을 지피면서,당 혁신위원회도 논의 방침을 밝혀 친박(親박근혜)계와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 이후 줄곧 친박 청산을 주장해왔던 홍 대표가 대표직을 맡을 당시부터 그를 중심으로 한 비박(非박근혜)계와 친박계의 대립은 예견돼 왔으나, 친박계는 불편한 기색 속에서도 홍 대표가 당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어 당장 거칠게 맞대응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임명 당시부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해온데다, 출당에 대해서도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홍 대표가 친박 청산과 박 전 대통령 출당 논의를 미루어 왔다.

홍 대표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앞으로 우리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거다.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안 진다면 무책임한 정치가 된다”고 말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가 공식적으로 수면 위에 본격 떠올랐다.
홍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그동안 쉬쉬하던 문제를 공론화해보자는 것”이라며 “당당하게 커밍아웃해서 찬반을 당내 논쟁의 장으로 끌여들여 봅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류 위원장은 홍 대표의 대구콘서트 발언이 있던 다음날인 17일  “당 대표가 민감한 당 현안 문제에 대해 내부적인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개인적인 목소리를 내서 기사화 된 것은 토크콘서트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역 토크콘서트에서 '친박 청산 방법'을 묻는 한 청년의 질문에 "국정파탄에 책임있는 분들은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며 "그런 의미로 (책임지도록) 지금 추진하고 있다"고 자신의 말을 재확인했다.

이후 홍 대표는 20일 자신의 SNS에서도 "구 체제와 단절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더이상 미련을 갖고 실패한 구 체제를 안고 갈수가 없다"면서 친박계 청산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내 비박계 의원 일부도 찬동하는 모양새다.

이와같이 홍 대표가 '친박청산과 박 전대통령 출당'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면서,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도 21일 평화방송 라디오 출연에서,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논란에 대해  “혁신위 차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인해) 국정운영을 실패했고, 이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보수정당의 위기, 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원인에 대해 ‘책임질 분’이 있다. 이분들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반면, 핵심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태흠 최고위원은 22일 cpbc라디오에 출연해 "당헌당규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될 때 당원권 정지를 시켰다"며 "탈당 권유나 출당 등의 징계는 최종심 형이 확정될 경우에 할 수 있게 돼 있으니 지금 논의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여해·이재만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도  "선거 전에는 자신이 당선되면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한다며 태극기 민심에 기대더니 이제와서 출당을 언급하나"라며 반발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투톱' 갈등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어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1심 재판결과가 나온 뒤 당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핵심 친박이지만 당을 달리하고 있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 공동대표도 전날(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홍 대표를 겨냥 "자신만 살기 위해 칼을 꽂은 것"이라며 맹비난한 바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지난 4월 홍 대표가 '정치적 사체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고 말한 것을 지적하면서, “그런데 또 출당을 거론하는 것은 홍준표 대표가 패륜아가 된 것임을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약해지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적 노리개로 삼는 홍준표 대표에 대해 이제 보수는 정치적 패륜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한국당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극우보수, 적폐 이미지 등으로 지지율이 정체된 한국당에게 박 전 대통령 출당은 이미지 쇄신과 지지층 확대를 위한 필수과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반면 친박과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온 홍 대표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논의가 친박계 인적청산으로 이어진다면 홍 대표의 당 장악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어 박 전 대통령 출당은 신의 한 수일 수 있다. 

나아가, 한국당이 진정으로 혁신하면 (바른정당 의원들이)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이 생겨 합당 가능성도 높아지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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