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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도 맑은 옹산로맨스, '동백꽃 필 무렵'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새로운 로맨스 드라마를 그려가고 있다. 

그동안 익히 보아온 미남, 재벌, 츤데레인 남주에, 씩씩한 신데렐라형 여주라는 흔하디흔한 트렌드 깨고 순박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백(공효진)과 황용식(강하늘). 


먼저, 동백은 ‘동블리’ 그 자체로 첫 등장부터 뛰어난 미모로 옹산의 게장골목을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땅콩은 팔천 원”이라며 진상손님 노규태(오정세)를 대처하는 은근한 강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도 단번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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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편견 때문에 움츠러들어 있지만, “남편은 있는데, 아들은 있어요. 그럴 수 있잖아요”, “가난한 엄마고, 아빠 없이 키워서 미안한 엄마이긴 하지만, 부끄러운 엄마는 아니에요”, “이 안에 제 손목 값, 웃음 값은 없어요” 등 소심하게라도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동백. “건물주 아니라, 건물주 할애비라도, 노규태는 동백이한테 안 돼, 언니는 하마야”라는 까멜리아 알바생 향미(손담비)의 말대로, 물 밖으로 콧구멍만 내놓고 숨죽이고 살고 있지만 밀림에서 제일 무서운 하마 같은 동백의 맹수 본능이 깨어날 그날에 기대를 갖게 했다. 
 
용식의 신선한 매력 또한 압권이었다. 본인은 사람들이 자신을 보면 서울 사람인줄 안다고 주장하지만, 촌스럽고 우직한 게 오히려 매력인 용식. 그러나 여기서 방심한 순간, 치명적인 섹시함이 훅 치고 들어왔다.

동백이 규태에게 차마 받지 못한 땅콩값 팔천 원을 돌려받기 위해 그의 지갑까지 빼앗아 동백에게 달려간 것. 이 행동력은 시청자들도 사로잡았고, 분당 최고 시청률 8%의 주인공이 됐다.

남녀 주인공의 끝도 없는 밀당에 머리 아픈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백과 용식을 보면 그런 두통을 느낄 일이 전혀 없다. “오래 따지고 계산해봐야 모양이나 쫌시럽지”라는 용식의 말처럼 서로에게 계산 없고 솔직하기 때문. 

용식은 직관적이고 투박한 화법으로 동백에게 ‘꽂힌’ 맘을 표현했고, 남들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는 동백은 “이상하게 저 아저씨한텐 짜증낸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앞에선 진솔했다. 자신을 멋있어 보이게 포장하지 않고, 상대방에 잘 보이려 과장하지 않고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 

용식의 솔직한 직구 화법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로맨스 폭격기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첫 만남부터 “사람 맘이 3초안에 엎어치기가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용식은 만난 지 반나절도 안 돼 동백 한정 무한 사랑을 표현했다. 

불굴의 의지로 그 어떤 시련이 와도, 동백에게 어떤 말을 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에도 열 번씩 “예쁜 건 빼박이다”, “제일 훌륭하고 장하다”라며 폭격기다운 면모를 이어갔다. 세련된 남주의 달콤한 고백과는 거리가 멀지만 “봄볕에 얼굴타고, 가랑비에 감기 든다”는 용식의 말마따나 오히려 솔직하고 투박한 ‘촌놈의 매력’에 완벽히 스며들게 한 대목이었다.

서로를 향한 완벽한 지지자가 돼주는, 그래서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돼주길 기대케 하는 ‘동백꽃 필 무렵’ 9-10회는 오늘(2일) 수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한국 유로저널 고유진 기자
  eurojournal2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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