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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경화 발언' 윤석열, 대일 역사관 충격적
여권 일제히 성토, '망국적 역사관으로 친일적 사고와 외교의 무지 드러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한일관계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진정 어린 사과를 했던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바뀐 건 단순히 일본 정권과 사회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문 정부의 대일정책이) 제대로 잘 굴러왔다면 일본 정부라든가 여론이 그렇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박찬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다음 날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외교 행사를 통해 ‘일본의 우경화’를 두둔하고 그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충격적인 대일 역사관을 드러냈다”며 “한일관계 경색에 대한 일본의‘면책’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의 우경화마저 한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어 경악스럽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역사와 배경을 깡그리 무시한 채 우리 정부가 일본 우경화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것은 한마디로 무지의 발로”라며 “일본 우익세력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행태로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윤 후보는 일본 총리 선거에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는 자신의 대일 인식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망국적 역사 인식과 무지한 외교 인식을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며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내며 평화를 위한 노력에 힘을 모아온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의 역사문제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에는 눈 감고 한일관계 경색뿐 아니라 일본사회 우경화마저 우리 정부 탓으로 비난했다"며 "일본 정부나 정치인의 논평이 아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이다.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극우세력은 줄기차게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등 명명백백한 사실조차 부정했고 우리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서도 일본 땅이라며 영유권 주장을 강화해왔다"며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 일본에는 면죄부를 주고, 우리 정부 때문이라니 제1야당 대선후보의 역사인식이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외교정책 관련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하며“외교의 ABC도 모르면 대통령 욕심을 버려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추 명예선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국내문제를 대일관계에 이용했다’는 윤 후보의 주장에 대해 “위안부 협상에 대한 재검토나 대일경제보복에 대한 강경대응을 염두에 둔 비판 같다”며 “하지만 위안부 협상은 박근혜 정부의 큰 실수였고 실패”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 단초가 된 것은 사법부 판결이었다. 당시 아베가 장기 집권을 위해 우경화한 일본 내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보복외교를 구사한 것”이라며 “윤 후보는 원인 제공자와 피해 결과의 선후를 바꿔 일본 극우의 주장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2일 윤 후보가 '김대중(DJ)-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한 것에 대해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베 집권 이래로 스스로 '더 이상 사죄는 없다'는 일본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 문제 사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역사적인 DJ 업적을 언급한다"고 썼다.


그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입힌 과거를 인정하고, 통절(痛切)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자는 선언"이라고 적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과거사를 덮고 미래로 가자고 하신 것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에 대해 '과거를 똑바로 인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미래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일본은 과거 오부치 선언이 나올 때의 일본이 아니다. 한참 우경화됐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과거를 묻지 말라는 일본이 웃고 있다. 오죽하면 일본 언론이 윤석열 후보를 두고 '(우경화된 일본을) 이웃으로 인정'했다고 반기겠느냐"라며 "일본 관련 발언은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고 보다 신중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는데 그게 제대로 잘 굴러왔다면 일본 정부나 다수 여론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일 간의 관계가 원만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체계가 잘 작동됐다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과 정부 관계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 것이다. 단순히 일본 사회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가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함께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다. 일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 측 사과 표명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IMF 외환위기 극복 등 여러 업적을 남겼지만 그중 '공동선언'은 외교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라며 "우리나라 현대사에 그때만큼 한일관계가 좋았던 때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공동선언에 '한일 간 우호 협력 관계를 21세기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결의를 전제로 "통렬한 반성과 사죄"(오부치),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김대중)는 내용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본은 아베 정권이래 한국에 대한 신민지 지배에 대해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고, 위안부 문제,강제 징용에 대한 사과나 배상 또한 일체 거부하고 있어 윤 석열 후보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운운은 그의 대일 역사관에 대해 충분히 비난 받을 만하다는 지적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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