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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유로화 '1대 1 교환시대'
금융위기로 英경제 큰 타격, 유로당 0.95파운드도 넘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면서 파운드와 유로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으로 유로.파운드 환율이 유로당 0.95파운드를 상향 돌파했다.

영국의 11월 소매판매가 당초 0.6%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뒤집고 전월 대비 0.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운드화 가치 추락에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의 일부 공항에선 이미 수수료 등을 제외할 경우 1파운드를 1유로 미만에 환전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조만간 1대 1 비율로 거래되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영국 BBC방송 등을 인용한 한국경제 신문에 따르면 지난주 파운드화 가치는 유로당 0.8948파운드에 거래됐다가 15일에는 장중 유로당 0.9004파운드까지 떨어진 데 이어 18일 오전에는 0.9501까지 급락했다. 파운드화는 올 들어 유로화에 대해 22%,달러화에 대해 25% 하락했다. 달러화에 대해선 현재 파운드당 1.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영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파운드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서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진입한 상태다. 게다가 기준금리(연 2%)가 1951년 이래 최저 수준인 데다,유로존 금리(연 2.5%)보다 더 낮은 것도 파운드화 약세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파운드화는 유로화 실물이 처음 통용됐을 당시에는 유로당 0.71파운드였으며,2000년 유로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을 땐 유로당 0.57파운드에 거래됐다.

영국의 일요신문 옵서버에 따르면 이미 파운드를 유로로 환전하는 관광객들의 경우 수수료를 제외하면 1파운드를 환전해 1유로도 못 받고 있다. 지난 주말 리버풀과 버밍엄 공항 환전소에서 고객들은 200파운드를 내고 수수료를 뗀 뒤 197.13유로를 받았다.

GFT 글로벌마켓의 마틴 슬래니 파생상품 담당책임자는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파운드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파운드 가치가 유로보다 더 낮아진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파운드화 가치 폭락에 따라 영국이 파운드화를 버리고 유로화를 채택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파운드화가 폭락하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시장에 개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베트 쿠퍼 재무부 차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환율을 일정한 수준에 맞추려는 과거 정부의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파운드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야당인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은 정부의 세금 인하로 공공부채가 늘어 경제 신뢰도가 훼손되는 바람에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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