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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이었던 4월 9일, 부활절 휴가를 앞둔 어느 목요일 저녁에 뉴몰든 파운틴펍 근처 플란 단지에서 백인 청소년들이 한인 청소년들을 공격했다는 제보가 뒤늦게 접수되었다. 다행히 누가 크게 다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고, 피해 청소년이 사건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간절한 요청이 있어서 한인 사회에 전달되지 않은 모양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후 7시 경 여러 플랏들에 둘러싸여 있는 주차장 겸 공터에서 13~15세 정도로 보이는 한인 청소년 4, 5명에게 백인 청소년 두 명이 접근했다고 한다. 한인 청소년들은 종종 같은 장소에서 어울려 얘기를 하거나 노트북 컴퓨터를 놓고 음악을 틀거나 했다고 한다. 음주나 흡연, 또는 눈에 띌만한 행위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근처 플랏에 거주하는 이들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역시 10대로 보이는 백인 청소년 두 명이 이들에게 접근하여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라고 시비를 걸다가 갑자기 한 한인 청소년의 가방을 쥐고서 자신들의 가방이라고 우기더라는 것이다. 그 가방에는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 있었고, 이를 꺼내놓고 있었던 것을 지켜본 백인 청소년들이 의도적으로 이를 빼았으려고 접근했던 것이다.  

인원 수로는 한인 청소년들의 수가 많았지만, 백인 청소년 중 한 명이 덩치도 크고 제법 험악한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한인 학생들은 외국 유학생 신분이고, 말썽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모양인지, 쉽사리 이들과 충돌을 벌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 노트북 가방을 쥐고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백인 청소년과, 역시 빼았기지 않으려는 한인 청소년 사이에 실랑이가 꽤 오래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백인 청소년이 한인 학생을 한 대 가격했다고 한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둘러싼 3면이 플랏들이었는데도 이 과정에서 아무도 이를 저지하려 나선 사람은 없었다. 후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마침 해당 플랏들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몇 명 있어서 어떤 이는 이 장면들을 사진으로 촬영해 놨고, 어떤 이는 경찰에 즉시 신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고자에 따르면, 신고를 받는 담당자가 무기가 사용되고 있느냐고 물어보고, 신고자가 다급한 나머지 ‘British teenagers’라는 용어를 썼더니 그게 무슨 의미냐며 기분 나빠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white teenagers’라고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신고자가 신고 후 30분이 지나도록 경찰은 오지 않았다.

다행히 지나가던 다른 한인 청년들이 이를 목격하고 접근했으며, 백인 청소년들은 더 이상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노트북 가방을 빼았아 달아났다. 역시 한인 청년들도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이미 백인 청소년들이 달아나고서도 한참 뒤에야, 최초 신고자가 신고 후 40분 가량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최초 신고를 받고 온 것인지, 뒤늦게 합류한 청년들의 신고를 받고 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에 있는 피해자와 목격자들을 대상으로 진술을 확보했고, 다행히 해당 플랏에 사는 한인이 촬영한 사진을 출력해서 제공했으며, 가해자들의 얼굴이 정확하게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이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자세한 신상 정보나 이후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까지는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어쨌든 이제는 명실공히 한인들의 터전으로 자리잡은 뉴몰든에서조차 백인 청소년들이 밤 시간도 아닌 시간에, 외지지도 않은 장소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한인 청소년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분명 근처를 지나면서 이를 외면한 목격자들도 있을 것이고, 해당 플랏들에서 거주하는 상당수의 주민들도 이를 목격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경찰 역시 신고가 접수되고 한참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특별히 피해자가 동양인이, 한국인이 아니었더라도 같은 결과가 발생했을 수 있었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위험성이 언제나, 어디서든,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인 청소년들은 백인 청소년들의 표적이 되기가 쉽다. 가급적 눈에 띄는 행동을 피하고, 노트북이나 MP3, 휴대폰 등 표적이 될 만한 물품들을 주의해야 한다. 결국 우리들의 안전은 우리들이 주의할 때만이 지켜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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