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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

6·2지방선거가 끝났다.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 국정운영에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이명박 정부가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를 국정운영에 반영한다면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에게 약이 될 수 있다.

당초 천안함 사태로 말미암아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었지만, 북풍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속을 다져주었을 뿐 득표 확대와 같은 적극적 효과를 유발하지 못했다.

그 원인은 민주정부 10년 동안 지속된 햇볕정책으로 인해 국민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바뀐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교육감·교육의원선거 동시실시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친환경무상급식 공약은 유권자의 사회경제적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공약이기 때문에 정권심판이라는 추상적 정치구호보다 투표참여를 유인하는 효과가 훨씬 크다.

선거결과에 따라 유권자에게 미치는 이익과 손해가 바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친환경무상급식 공약이 쟁점이 되었던 수도권에서 투표율 증가가 두드러진 점(약 180만 명 증가), 그리고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에서 이 공약을 내건 교육감, 교육의원 후보가 다수 당선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각 정당이 향후 선거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선거결과를 보면서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이른바 ‘착시현상’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형식적으로 민주당의 승리지만, 내용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좋아서, 민주당이 잘해서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켜 준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징벌이 투표용지 내에서의 선택이라는 제약 때문에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로 표현되었을 뿐이다.

특히 한명숙·유시민 후보의 득표가 민주당 기초단체장의 득표보다 적다는 사실은 광역단체장에 대한 전략적 표결집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당과 후보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서울지역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총 득표수는 210만1673표였는데, 이는 오세훈 후보의 득표수인 208만6127표보다 많다. 민주당 기초단체장에 대한 지지표가 한명숙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었다면 한명숙 후보는 노회찬 후보의 존재와 상관없이 당선될 수 있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기초단체장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표가 216만194표였던데 반해 유시민후보는 207만9892표를 얻는데 그쳤다. 야권단일화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에서 유시민 후보가 패배한 것은 민주당과 호남출신 유권자들에게 연착륙하지 못한 유시민 후보의 한계를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보여준 민심의 두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

유권자들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림과 동시에 민주당을 질책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집권당 심판과 야당 문책을 동시에 표현한 민심의 황금분할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광주의 투표행태에서 두드러진다.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광주에서 강운태 후보는 56.73%, 전남에서 박준영 후보는 68.30% 득표율에 그쳤다.

이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김범일 후보의 72.92%나 경북지사 김관용 후보의 75.36% 득표율에 한참 뒤진다. 특히 강운태 후보가 광주에서 60% 득표에 실패한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광주시장 선거에서 14.22%, 전남지사 선거에서 13.39%, 전북지사 선거에서 18.20%의 득표율로 호남 제2당의 자리에 올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러한 민심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 했던 고언이 민주당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호남민심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민심은 반드시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을 혹독하게 심판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호남에서 제2당의 지위는 한나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민주당의 실정으로 얻은 반사이익이다.

한나라당이 호남의 대안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호남과 호남민을 진정으로 대표하는 정책 실행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선거 성과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황금분할을 이명박 정부와 민주당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지 자못 궁금하다.

민심은 항상 움직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억한다면 답은 자명하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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