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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잘못이 아니라는 대통령, 총선 민의를 올바르게 직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고 밝혀 국정 운영 방향과 기조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강하게 피력했다.

헌정사상 최초로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결과로 대통령실을 향해 국정 운영의 변화 요구가 쇄도하고 있지만, 국민이 심판한 일방적 국정 기조를 반성하는 대신, 또다시 ‘내가 옳다’는 아집과 독선만 드러내 국민들에게 큰 실망만 안겨주었다.

이번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의 쓰나미가 여당을 덮친 것은 누가 뭐래도 윤 대통령 본인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결정적 요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성찰과 대국민 사과로는 부족하기 짝이 없는, 자신이 하고싶은 말만 하는 또 한번 자신만의 일방적인 발표였다.

오히려 지난 2년간 국정 방향은 ‘옳았다’고 자찬하면서 체감을 줄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 정부 실행의 문제로 책임을 돌렸다. 형식·내용 모두 총선 민심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 문제, 해병대원 사망 사건,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파동 등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오만과 독선, 불통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편중·독식 인사, 이태원·오송 참사의 국가 책임 부재, 이준석 전 대표 축출, 김기현 대표 내려꽂기, 문답 기자회견 기피  등에서 시종일관 밀어붙이는 모습만 보여줘 대선 때 자신을 지지했던 중도층을 등돌리게 만들었다. 

또한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할 때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사회적 합의를 구하기는 커녕 정부 내의 공론화 과정조차 없이 대통령 혼자 어느 날 뜬금없이 불쑥 관련 이슈를 꺼내 방침을 지시하곤 했다. 

이렇게 나온 대통령 말 한마디로 입시(사교육), 연구 개발(R&D), 의료 파동 등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여러 시스템이 한순간에 초토화되다시피 하는 걸 국민은 무기력하게 목격해야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선거 개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총선 직전까지 24차례 전국을 돌며 토론회를 주재하면서 예산 마련 준비도 없이 즉흥적으로 1천조원 수준의 각종 개발 공약을 남발했다.

심지어 대통령실은 “국정기조, 국정 방향이라는 건 지난 대선을 통해 응축된 우리 국민의 총체적 의견”이라며 “그 뜻을 받아서 윤석열 정부가 집권했고 그 뜻에 따라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국정기조의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론조사꽃이 총선 직후인 4월 12-13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번 총선의 국민의힘 참패 요인이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57.1%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김건희 여사 9.2%,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8.7% , 당  지도부  7.5%, 그외 6.6% 순이었다. 

윤 대통령의 책임이 다른 사람의 책임보다 6-8배 이상 높다고 응답하면서 국민들은 윤대통령을 질책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인식이 여당이 기록적 참패한 총선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고, 총선에서 민의를 보여줘도 변화가 없다는 것은 국민들이 틀렸고, 국민들과 싸우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결국, 국민들은 남은 윤석열 정부 3년을 더이상 불통·분열·혼란의 국정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총선을 통해 밝혔으니 윤 대통령은 민심을 거스르며 ‘조기 레임덕’을 자초하지 말고, 총선 민의를 올바르게 직시해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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