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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1 20:42
증거조작 의혹, 특검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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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조작 의혹, 특검만이 답이다. 공무원 간첩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아니 쓴웃음만 나온다. 단순한 간첩사건이 국가정보원 협조자로 알려진 김모씨의 자살미수사건으로 비화되고 정치쟁점화되면서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그렇고, 국정원의 이해할 수 없는 사태수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과연 국정원에 맡길 수 있는지 이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다보니 공무원 유우성씨가 간첩행위를 했는지의 진위여부는 어느새 물건너 가고 증거조작에 국정원이 어느 정도 개입됐는지, 어느선까지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어가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지난 9일 이번 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만일 검찰의 수사로 부족하다면 정부 스스로 중립적인 특검을 해서라도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야당측에서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다. 선거를 위한 의도적인 정치적 쟁점화라고 하기에는 그만큼 사건의 중대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저지른 일은 너무 어처구니 없다. 1심 재판에서 공무원 유씨의 간첩혐의가 무죄로 선고되자 국정원은 정보원 김씨가 들고 온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대해 중국 정부가 문서의 위조를 확인해주자 김씨를 귀국시켜 조사를 위해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 조사를 받던 그가 유언장을 남기고 자살을 기도하면서 일은 꼬여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돌연 일요일 야밤에 발표문을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배포했다. 세간에 물의를 야기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엄벌에 처하겠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드러난 간첩 조작조차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며, 국정원 협조자가 자살을 시도하는 사태까지 지켜봐온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검찰이 뒤늦게 수사로 공식전환했지만 사태의 추이를 볼 때 진상 파악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사건은 야권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해결에 나서는 것이 여러 모로 옳았다. 국정원의 경우 이미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법 댓글 사건으로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간첩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건을 정부가 방치해왔던 이유를 알 수 없다. 사실 그간 대통령의 침묵도 사태 악화의 한 원인이었다. 국정원 직원에 의한 대선 개입 의혹은 전임 정부의 일이어서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은 현 정부 들어 발생했다. 현직 서울시 공무원이 북한 보위부에 포섭돼 간첩 역할을 했다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게다가 공판 과정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피고인의 북한 출·입경 기록에 대해 중국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한 바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기에 진상 파악에 나서야 했지만 때를 놓쳤다. 비록 박대통령이 뒤늦게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검찰은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이미 문제가 제기된지 한 달도 더 된 상태에서 무엇을 얼마나 건졌을지 회의적이다. 자칫 ‘쇼’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검찰로 의혹이 확산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이번 사건은 지금 생각지 못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씨의 유서도 진실성을 확인할 방도가 없다. 유씨의 간첩행위 여부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 두명의 조선족과 국정원의 치명적 실수로 인해 중국에 기반을 둔 대북 정보라인이 모두 무너지고, 국정원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정치권은 물론 국론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정원이 이번 일을 또 대충 넘길 생각이라면 이는 큰 오산이다. 이제 국정원장이 나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정원이 침묵할수록 의혹은 더 확산되고, 국정원 댓글의혹처럼 혼란은 더 가중될 것이 뻔하다. 우선 국정원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사태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검찰이 공식 수사 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국정원과 함께 공무원 간첩 사건에 관여한 만큼 검찰 자체 조사로는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 또 검찰 수사로 의혹을 파헤치기엔 너무 늦었다. 현재로서는 특별검사제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겠다. 정부나 여당도 특검에 반대하거나 망설일 이유가 없다. 특검이 집권 2년차 박근혜 정부의 앞날을 위해서도, 국조원(국가조작원)이라는 비아냥을 산 국정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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