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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19:23
북한 무인기 소동,무기 구매만이 최선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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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소동,무기 구매만이 최선책은 아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가 파묻혔다. 국방부의 공식 표현을 따르자면 ‘북한제로 추정되는 무인기’ 사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고가지만 국방부의 공식 발표는 늘 한 가지다. ‘정확하게 판단될 때까지 단언할 수 없다.’ 그야말로 비이성적인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다 이 말은 원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한 말인데, 뉴욕증시의 주가가 치솟던 1996년 12월초, 너나 없이 무작정 주식 투자에 나서 주가가 치솟는 현상을 두고 그리스펀이 언급한 말이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고, 이유 없이 오르던 주가를 제어함과 동시에 그린스펀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사실 파주와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사실 본격 군사용으로 간주하기에도 매우 조악한 수준이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그 어떤 무인기도 이들 세 가지 무인기의 성능을 한참 웃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언론은 온통 난리다. 무인기 사건으로 국내의 어떤 정치세력이 이득을 볼 것인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정작 우려하는 대목은 이런 ‘비이성적 과열’이 결국 북한에 이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그 누구보다도 무인기 사건의 혜택을 누렸다. 파주와 백령도에 떨어진 무인기를 국내에서 만든다면 얼마나 들까. 한 언론사의 군사전문기자에 따르면 파주 무인기는 많아야 1,000만원, 백령도 무인기는 2,0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동호인 수준을 조금 벗어나는 무인기 3대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은 막대하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기만하고 혼란을 유발한 데 이어 불필요한 지출을 강요하는데 성공하기 직전이다. 만약에 우리가 무인기를 대응한다고 예산을 쓰면 쓸수록 웃는 자는 북한일지도 모른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무인기를 감시하려면 정찰 위성이 필요한데 지금 미국의 기술과 시스템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전 전군지휘관회의에서 김관진 장관은 ‘북의 무인기가 앞으로 테러 등에 활용될 수 있다’며 대책 강구를 지시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말씀을 보탰다. “그동안 우리 군 당국이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은 방공망 및 지상정찰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쯤되면 관련자 처벌과 징계가 뒤따라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돈 들이는 얘기만 떠돈다. ‘저고도 레이더 도입과 격추 수단 모색’이 그 핵심이다. 무인기를 포함해 어떤 비행체든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탐지 역할을 하는 레이더와 이에 대한 대공포 또는 미사일을 통한 대응이다. 그런데 국방부가 무인기 대응책으로 검토 중이라는 사업들은 하나같이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이스라엘제 아이언 돔, 독일제 맨티스 시스템을 비롯해 아직 미군의 본격적인 테스트도 끝나지 않은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려면 적어도 수백억원대의 연구비가 필요하다. 물론 효과만 확실하다면 이런 돈을 들이는 게 문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대응책 마련에 앞서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하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지난 1974년 12월 16일 초저녁, 항로를 잘못 잡은 대한항공 여객기 때문에 서울 시내 방공포대에서 2,000여발을 사격하여 한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서울 동대문 상가를 지나던 버스에 타고 있던 60대 노파가 버스 천장을 뚫고 들어온 대공 포판의 파편에 맞아 사망했고, 2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런 소동은 그 전에 계속 있어왔다. 멀리는 금강산댐 수몰 전략부터, 얼마 전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으면서 특수전 전력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AN-2기이다. 이 비행기에 대한 대책으로 전방부터 수도권 전역에 다양한 탐지수단과 발칸포와 35미리 오리콘 대공포, 각종 미사일까지 적지 않은 장비를 도입했다. 사실 천만원대 무인기에 최소한 수억원대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도 비효율의 극치이긴 하지만, 앞으로 군이 도입을 추진하는 시스템은 미사일 발사보다도 비효율적이다. 적이 1억원을 들여 도발했다면 우리는 그 이하의 비용으로 방어하는 게 경제적이다. 비대칭무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수백, 수천배의 비용을 들인다면 우리 사회의 어딘가는 예산 부족의 타격을 받기 십상이다. 먼저 군의 다른 사업이 영향받을 것이다. 제작비용이 1,000만원에 불과한 무인기로 한국 사회를 뒤흔들어놓았으니 어쩌면 북한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인기가 과연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는 '비대칭무기'일까. 이란은 지난해 정교하고 값비싼 미국제 무인기를 전자교란으로 강제 착륙시킨 적도 있다. 우리 역시 중단된 성층권 비행선 개발이나 발칸포 개량같이 큰돈 들이지 않고도 무인기에 대응할 수단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다. 사건이 발생하면 조직과 인력을 늘리고 예산부터 증액하려는 구시대적 습성을 언제까지 반복할 셈인가.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이 허투루 쓰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관련 기사 : 5 면 정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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