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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의 나라,관료 사회 수술만이 해결책이다.


지난 32년간에 걸친 한국의 군사정권 통치수법도 마피아의 그것과 흡사했다

정치군인들이 국토방위의 의무를 저버리고 총칼로 정권을 탈취했다. 나라의 주인인 백성을 억압하고 기업인들한테서 돈을 갈취했다. 철권통치에 불만의 소리라도 내면 잡아다 주리를 틀었다.

지하주차장에서 돈을 사과상자로 나르던 일은 이제 옛이야기 거리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수법이 등장하기도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떼기'로 돈을 넘겨받았다니 말이다.

아직도 사회지도층은 내 탓은 않고 네 탓만 타령하며 더러운 입씨름을 벌인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가 그렇다. '단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해야 할 해양경찰 간부는 '80명이나 구했으니 잘한 것 아니냐'는 발언을 쏟아낸다. 어처구니없다.

세월호 참사 이면에는 관료들의 총체적 무능과 부정이 자리해 있다. 세월호 참사를 막을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선박 운항과 안전 검사, 선사 운영, 구조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단계서만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어도 대형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안전재난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관료들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를 돌아보면 어느 조직도 제 기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관료들이 관피아(관료+마피아) 집단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배경으로 해피아(해수부+마피아)가 등장했다. 여객선 안전운항 관리를 맡은 한국해운조합은 38년째 해수부 출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선박검사를 위탁받은 한국선급은 역대 회장 11명 중 8명이 해수부 출신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해양수산부와 해운조합 간 서로 봐주기 식의 비정상적 관행이 고착돼온 것은 아닌지에 대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을 정도다.

관료 조직이 범죄단체인 마피아 소리를 듣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만도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국수력원자력 고위직들이 퇴직 후 원전 부품제조업체에 재취업해 부품시험서 위조로 이어져 원전마피아가 등장했다. 부처별로 모피아(재무부+마피아), 국피아(국토해양부+마피아), 산피아(산업부+마피아), 교피아(교육부+마피아) 등이 문제가 됐다. 

마피아란 관료들이 퇴직 후 유관기관·단체에 재취직해 불법 로비 등 부정부패의 고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속속 붙여지고 있다. 재직 시에는 물론 퇴직 이후까지 제 밥그릇부터 챙기려 드는 관료조직을 마피아 조직처럼 보는 것이 실제 국민 정서다.

이런 모습이 장관후보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른바 힘 있는 기관의 5급 이상 퇴직공무원들도 많은 수가 대기업에 재취업해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고위공무원 재취업 현황'에서 확인된 사항이다.

일반적인 지방자치단체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퇴직을 앞둔 고위공무원들 상당수가 지자체 산하 기관단체의 장으로 발탁 임용되기 일쑤다.

심지어 일반 기업체의 임원으로 재취업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은 또는 정실,관(官)을 상대로 한 활용의 가치성 때문이다. 과연 이런 구조에서 건전성이 담보될 수 있겠는가·

관료사회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퇴직 후 자기 자리나 찾으려는 공직 분위기에서는 안전한 미래가 없다. 

공무원윤리법 관련법 개정을 통해 퇴직 후 공직자의 낙하산 취업을 막을 제도적 정비가 절실한 이유다.

국가를 개조하는 수준으로 60년 적폐(積弊)를 척결하겠다는 청와대 의지의 첫 번째 대상은 퇴직 공무원을 포함한 공직사회 개혁이어야 한다. 철저한 공복정신을 갖고 업무수행에 임하고 있는 대다수 공직자들을 위해서도 맞다.

"청렴은 관리의 기본임무이고, 모든 선행의 근원이며,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없다." 

정약용의 다산사상(茶山思想)을 모든 공직자들이 한번쯤 되새겨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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