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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3 19:51
청와대의 '우병우 민정 수석 사태' 보는 시각, 무척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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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우병우 민정 수석 사태' 보는 시각, 무척 안타깝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18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이어, 다시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언론사에 감찰결과 누출한 혐의로 수사를 요청해 청와대가 한 편의 코메디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안보와 경제 복합위기의 먹구름이 낮게 깔려 있는 등 나라의 중·단기 진로와 관련한 굵직한 정책들이 산재되어 있는 시기에, 진작 정무적으로 처리했어야 할 민정수석 개인 문제를 청와대·정당·국회·언론 등 국가의 의사를 형성하고 결정하는 집단들이 골몰하고 있으니 여간 안타깝지 않다. 특히, 대통령 측근인 고위 공직자의 비위나 직권 남용, 부적절한 처신의 문제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22일 한 수 더떠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통진당 해산 때문에 현 정부에 불만이 많은 좌파 세력이 합작해 ‘대통령 흔들기’에 나선 게 이번 우병우 논란의 본질이다”고 말해 우병우 개인 비리혐의를 이념간의 갈등으로 왜곡해 국민들을 이간질시키려는 의도라는 오해의 소지까지 이끌어 내고 있어 황당하기 짝이 없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이 친박 세력으로 보수정권의 재창출이 어렵다고 보고 박근혜 정부의 힘을 빼기 위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다고 판단하면서, 임기 말 정권의 레임덕을 부추기는 부패 기득권 세력의 불순한 의도가 있기에 정무적 판단, 즉 우병우의 퇴진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국민한테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청와대가 '부패 기득권 세력' 운운한 세력으로 우 수석 비리 의혹 보도에 적극적인 ‘특정 보수신문’을 지칭한 언론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조선일보'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보수언론의 대표로 박근혜 정부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정권 편이었고, 이 사회 보수층의 기득권을 대변하는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어 그 신문을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일 뿐이다. 청와대의 인정대로 진보 언론뿐 아니라 그동안 자기편이었던 보수언론까지 문제를 제기할 때는 청와대는 그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우병우 민정수석 관련 비리의혹은 7월 18일 우병우 수석 처가 부동산 비정상 거래 보도를 시작으로 각종 다른 의혹들이 한 달 동안 '비리 생산 공장'처럼 수 없이 쏟아졌다. 우병우 수석 처가 부동산(강남역 부근 땅)이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주식 대박을 안겨준 비리 기업인 넥슨에 시가보다 훨씬 비싼 값(1326억원)에 팔린 사실이 보도되자, 민정수석실이 진경준 전 검사장의 작년 2월 검사장 승진 때 그의 88억원대 넥슨 주식 보유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그냥 넘어간 이유가 땅 거래 알선에 대한 보답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특별감찰관이나 검찰이 혐의가 구체적으로 뭔지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고발 내용중 직권남용은 의경 아들의 보직과 외박·외출 특혜 청탁 관련일 가능성이 높다. 우 수석 아들은 의경으로 511일 복무하면서 59일간 외박하고 85회나 외출한 것으로 확인돼 있다. 횡령혐의은 서류상 기업을 만든 후 개인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회사 운영비로 돌려 세금을 줄이고 회사엔 손해를 끼친 부분일 것이다. 부동산 임대업으로 등록된 우 수석 가족 회사 ㈜정강은 직원도 없는데 2014~15년 접대비 1907만원, 차량 유지비 1485만원, 통신비 575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명백하게 고위 공직자, 그것도 대통령 최측근의 개인 비리 의혹이다. 결국, 청와대가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에게 우 수석 관련 수사를 의뢰했지만, 특별감찰관이 계좌추적·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권이 없고, 법에는 자료 제출 및 출석 요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경우 벌칙 규정이 없는 등 한계점 등에 대한 수사의 난항을 한 언론사 기자에게 포로한 것이 감찰 내용 누설을 금지한 특별감찰관법 위반으로 청와대에 의해 고발당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었다. 이를 8월 19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특별감찰관의 본분을 저버린 중대 위법행위이고 묵과할 수 없는 사항으로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고 청와대 입장을 내놨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청산하겠다며 공약으로 내놓았던 사안으로 국회가 법률을 제정했고,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했다. 누설했다는 내용도 '감찰 활동 만기는 19일' '우 수석이 버티면 검찰에 넘기면 된다' '감찰 대상은 아들과 가족 회사'라고 한 부분으로 이미 언론 보도로 다 알려졌던 내용으로 감찰 정보 누설이라고 보는 것은 억지 주장이다. 게다가 이 특별감찰관은 '민정에서 목을 비틀어놨는지 꼼짝도 못 한다'면서 '(우 수석을) 현직에 놔두고는 어떻게 할 수 없어'라고 까지 말해 자신의 감찰 활동이 민정수석실에 의해 방해 받았음을 시사했다. 이에따라 청와대의 주장처럼 국기를 흔들었다면 대통령에 의해 임명돼 법에 따라 활동하고 있는 특별감찰관의 조사를 교묘한 방법으로 훼방 놓은 민정수석실에 해당하는 일일 것이다. 고위공직자, 그것도 대통령 최측근의 명백한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우 수석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개인 비리 문제가 이젠 정권 차원의 문제로 커져버렸다. 우병우 사태가 정치화되고 권력게임으로 변질되는 것과 별개로 검찰은 우 수석과 이석수 특감에 대한 의혹을 사실적·법적으로 명확하게 가려야 할 입장에 놓여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진경준 검사장의 승진 봐주기, 강남역 부근의 처가 땅 매각, 의경 아들의 보직 변경, 가족 기업을 통한 탈세·횡령 등 의혹은 객관적으로 규명돼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는 검찰에 넘어갔지만, 수사 시작도 하기 전에 우 수석이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한, 민정수석의 통제를 받는 검찰이 우 수석 비위 의혹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없다면서 야당에선 벌써 특검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결국, 검찰이 전력 수사를 하지 않을 경우 특검이 불가피함을 염두에 두며 검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엄정하고 특혜없는 수사에 나서야 함을 유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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