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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23:47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설?
조회 수 854 추천 수 0 댓글 0
정치 역시 삶의 진리를 추구하는 한 과정이다. 얽히고 설킨 갈등 관계 속에서 핵심적 의제들을 공공의 영역으로 반영하는 기술이야말로 정치의 핵심이자 언어의 공간이다. 대상을 어떤 수사법으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문제의 방향성과 갈등 해결 과정이 떠오르게 된다. 현대 정치에서도 어떤 언어를 쓰느냐, 그리고 그 언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당파의 운명이 갈렸다. 빌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기간 중 내뱉었던 유명한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는 이슈 선점의 빛나는 한 예일 뿐이다. 한국 정치사에서도 이런 말의 향연은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말들은 대부분 폭력적인 경우가 많았다.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경험 속에서 생성된 '빨갱이'란 단어는 그 지칭되는 대상이 실제 어떤 존재인지를 탈각시켜 버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지식인과 대중들은 한 줌도 안되는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빨갱이'로 낙인찍히고 '대한민국'에서 격리되고 소외되고, 처형되었다. 그 권력을 일컬어 이른바 '독재자'라 한다. 독재와 파시즘은 그리 특별한게 아니다. 다수의 의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신념만을 옳다 믿으며, 이를 전 사회에 공권력으로 강요하는 것. 그것이 바로 독재다. 그리고 이 집단사고가 다수 대중의 광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파시즘이다. 권력을 쥔 자들이 누군가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따르는 젊고 충직한 전위대들이 집단 린치를 가하는 것을 지난 세기 우리는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 지금, 구세기의 쓰레기로 진즉에 폐기되었어야할 이 모습들이 우리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다. 말의 폭력으로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가고, 김대중 대통령의 고언을 '독설'로 바꿔버리는 누군가의 모습은 독재와 참 많이 닮았다. 아니나 다를까 일부 언론들은 북한의 강경한 태도와 이를 연결시켜 '빨갱이'란 단어를 끄집어 내고 있다. 물론 자신들이 독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려 병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모습은 또 한 편의 코미디다. 그들이 들이대는 논거란 참으로 찬란하다. 국민이 욕할 수 있는 독재자가 어디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장을 틀어막고, 방패로 행인을 찍어대며, 인터넷에 비판적 논조의 글을 올린 사람들을 공공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기소하는 나라가 정말 건전한 민주주의 사회인가? 집회와 시위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함을 헌법에 밝히고 있음에도 일개 경찰청장자의로 폭력시위꾼이라 규정짓고 이를 불허하는 나라가 정말 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9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들은 깊이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그가 지난 반 세기에 걸쳐 지켜본 독재정권의 행태들이 현 정권에서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음을 안타까워 하며 이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한 고언은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이를 두고 국민 분열을 유발한다며 보수세력이 총단결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독설'을 내뱉는 모습은 전혀 민주주의스럽지 않다. 아, '전여옥을 지지하는 모임'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스스로 '자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까지 조사하겠다는 검찰은 이 '전지모'에 대한 조사를 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는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 독재와 파시즘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집단 광기의 형성은 말 한 마디와 다수의 한 걸음으로 이루어 진다. 우리는 이미 황우석 사건때부터 이런 조짐들을 보여왔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이 이 지긋지긋한 '빨갱이' 낙인 찍기와 '집단사고'의 폐해를 벗어나려면 지금 한국전쟁의 트라우마에서 고통받는 세대가 사회에서 퇴장하는 2030년대가 빨리 오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안타깝게도 그 시간이 오기 전에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광폭의 시대'로 들어설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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