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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1:36
프랑스의 정년연장이 주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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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년연장이 주는 숙제 연금개혁을 둘러싼 갈등으로 프랑스가 몸살을 앓고 있다. 9월 7일 100만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있었고, 이달 12일에 시작된 노동계의 연금개혁 반대 파업과 시위는 350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보름 이상 계속되고 있다. 교통이 마비되고 주유소에는 기름이 떨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것은 계급투쟁이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2일 상원에서 통과된 연금개혁법안은 현행 60세인 최저 정년을 2018년까지 62세로 연장하고, 연금 100% 수령 개시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것이 골자다. 27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다. 노동계는 표결 결과와 무관하게 28일과 다음달 6일에도 대대적인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거리의 계급투쟁 정치가 의회의 제도권 정치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반대행동이 계속되면 2007년 최초고용계약법의 경우처럼 연금개협법안이 철회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금개혁 반대 시위참가자들은 더 일하고 덜 받는 연금제도가 될 것이라면서 반대한다. 연금개혁안이 시행되면 노동자들의 은퇴 이후 연금수령액은 지금 은퇴자들보다 20%가량이나 줄어들 것으로 본다. 그리고 사회보장보험료 불입 최소연한을 40년 6개월에서 41년 3개월로 연장하면 일찍 직업을 선택하는 육체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시위 참여는 노동계와의 연대 측면도 있지만, 정년이 연장될 경우 청년실업률이 더욱 높아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가 150만 개나 감소할 것이라고 본다. 청년실업률이 26%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층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이것을 바로 자신의 처지로 생각하는 고교생들과 학부모들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와 연금개혁 반대자간 대립의 핵심은 연금재정 적자를 어떻게 메우는가에 있다. 프랑스 연금재정 적자는 지난해 82억유로에 이어 올해에는 11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정년과 연금수령자의 연금수령 연령을 늦춰 급여액을 줄임으로써 적자를 감소시키자는 것이다. 정부는 새 연금개혁안으로 2030년까지 700억 유로를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노후생활이 보장되는가 하는 곳이다. 연금수급액으로 생활비가 부족하면 은퇴 이전에 민간생명보험 가입으로 대처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에 민간 연금보험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것은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부담이 되고 보험회사의 이익만 불려주게 될 것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71%가 연금개혁안 반대 파업을 지지한 것은 프랑스 국민들 다수가 연금개혁안에 반대함을 보여준다. 연금개혁 반대시위 참가자들은 정부가 정년을 유지하고 연금개혁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매년 고용창출을 이유로 230억 유로의 고용주 사회보험료 부담을 면제해준 것이 연금재정 적자를 낳는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고용주의 연금보험료 부담을 올리면 연금재정 적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금자문위원회는 연금재정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부터 2050년까지 GDP의 3%의 추가부담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산출되는 부의 17%는 이윤으로 소수가 독점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과세하면 된다는 것이다. 부도 공평하게 나누고, 노동시간도 나눠 현재 노동자는 덜 일하고 실업자는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프랑스 연금개혁 사태는 복지가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 연금제도는 젊은 세대가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세대 간 이전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정년을 연장하면 일하는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의 경우 공적연금은 노후대비책으로 부족하다. 비록 한국의 연금 제도가 프랑스와 달리 자기부담의 성격이 강하긴 하지만, 고갈될 수밖에 없는 연금구조와 적은 수급액으로 인해 사적연금으로 많은 금액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단적인 예로 생명보험료 부담이 소득의 12%에 달할 정도로 국민들의 노후 불안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구조상 수년내 성장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국의 경우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한 연금개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유럽은 한국의 미래 모습의 한 단면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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