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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0 18:26
야구영웅들이 남긴 것.
조회 수 776 추천 수 0 댓글 0
우습다. 6전 전승의 한국이 결승으로 가는 단 한번의 싸움에서 져서 우승행이 좌절됐다. 그리고 3승 3패의 누더기 성적을 기록한 일본은 '천우신조'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불합리한 대회규정에 힘 입어 세번째 맞붙은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단 한번 이김으로써 아마야구 최강 쿠바를 꺾고 제1회 WBC 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실력이 엇비슷한 팀들끼리 붙어 3연승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한번도 지지 않고 내리 3승을 거둔다는 건 두 팀 간에 8:2 정도로 월등한 실력차가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나 월드시리즈를 떠올려 보라. 한 팀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경우를 그리 찾아보기 쉽던가? 그런데 일본과 3번을 거듭 싸워 한번도 지지 않고 내리 3번을 연속으로 이긴다? 이는 일본이 "한국을 30년 동안 따라 올 수 없는 정도"의 몇 수 아래의 팀이라는 전제 하에서만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일본은 아다시피 WBC 대회를 앞두고 전문가들이 우승 후보로 꼽을 만큼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야구 강국이다. 그렇기로 오 사다하루일본 감독도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큰소리 뻥뻥 치지 않았는가. 반면 한국은? 기껏해야 대만을 넘어 일본과 함께 애너하임에 가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을 만큼 소박한 욕심을 가졌던 팀이다. 도쿄돔에서 일본을 3:2로 격파한 다음에 꿈이 좀더 부풀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한국 야구가 세계 4강에 든다는 것은 모두들 힘들다고 했다. 그것이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세간의 솔직한 인식이었다. 'WBC 4강=병역혜택'이란 말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세계의 시선은 더 차가웠다. 화이트삭스에서 투수코치로 있는 이만수가 한.미전 승리 이후 자신의 홈피에 올린 글에 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 "화이트삭스 코칭스텝과 선수들은 (미국과의 게임에서) 한국팀이 1점이라도 내면 손에 장이라도 지지겠다는 호언장담을 해댔고, 우리팀의 주전 포수인 A.J.피어진스키는 만약 한국팀이 이기면 1,000 달러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게임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7:3 한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이만수가 전하는 그 다음 말이 웃긴다. "(게임 직후) 그렇게 놀려대던 친구들과 1000 달러를 내겠다고 큰소리치던 선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우리팀 GM 캔 윌리엄스부터 시작해서 감독, 라디오해설자, 몇몇 선수들은 축하를 하다 못해 너의 나라 코리아는 '야구의 신'이라며 나에게 넙죽 큰절을 하는 흉내까지 냈다." WBC 대회 전만 해도 한국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 정도였다. 오죽 했으면 미국 선발 돈트렐 윌리스가 "공 50개로 한국을 간단히 잡겠다"고 떠벌였을까. 심지어 멕시코의 4번 타자 에루비엘 두라조는 "한국 타자는 최희섭밖에 모르겠고, 그냥 던지는 공 치면 이길 것이다"고 공언했고, 선발투수 로드리고 로페즈는 "한국 타자들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다. 그러나 그냥 던지기만 해도 한국팀은 이길 수 있다"고 맞장구치기까지 했다.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 따라올 수 없도록 해 주겠다"고 말한 일본의 이치로의 망언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처럼 무시하던 한국에게 일본이 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더구나 보통 게임에서 그랬는가. 한번은 일본 야구의 심장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안방에서, 그것도 일본 황실을 대표하는 황세자 앞에서 2:3으로 역전패 당했다. 또 한번은 세계제패를 꿈꾸던 일본이 더는 물러설 수 없는 길목에서 와신상담하며 붙은 재대결에서 2:1로 무릎을 꿇었다. 이의가 있을 수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일본이 진정 야구를 알고 또한 자존심이 있는 팀이라면, 거기서 깨끗이 패배를 시인하고 한국팀에게 고개를 조아렸어야 했다. 평소 낮춰보던 팀에게 한 대회에서 두번씩이나 지는 망신을 당한 마당에 어떻게 고개를 들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일본은 미국의 잔꾀로 한번 더 주어진 세번째 승부에 연연했다. 마치 그 한판에만 모든 것이 걸려 있다는 듯이. 그러나 밝히 말하자. 세번째 시합은 정상적인 대회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아니 있어서는 아니되는 지극히 작위적이고, 우연적인 것이며, 부차적인 것이었다. 이는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미국산 저질 각본에 의해 주어진 세번째 시합의 존재가 이러할진대, 설사 요행수로 거기서 이겼다 하더라도 그것에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는 냥 떠벌여서는 아니 됐다는 그런 말이다. 그런데도 일본팀은 이 단 한번의 승리에 도취해 마치 자신들이 최강인 것처럼 희희낙락 거들먹거렸다. 이치로는 한일전 승리 직후에 거만하게 이렇게 말했다. "이길 만한 팀이 이겼다. 만약 오늘도 한국에 졌다면 일본야구사에 오점으로 남았을 것이다" 오 사다하루 감독은 또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한일간의 솔직한 실력차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미국측의 잔꾀가 어떠했든 그리고 그로 인해 한 대회에서 같은 팀을 몇번 상대하게 됐든, 일본을 만날 때마다 그들이 찍소리 못하도록 싸그리 이기지 못한 것이 그저 아쉽고 한스럽기만 하다. 이순신 장군은 왜적을 23번 만나서 23번 다 이겼는데, 한국 야구는 왜 일본을 3번 만나서 3번 모두 제압하지 못했는가 말이다. 각설하고, 한국 야구는 이제부터라도 더 강해져야 한다. 일본과 몇번을 붙더라도 붙을 때마다 100% 이길 수 있도록. 이번 WBC 대회를 통해서 확인된 게 있다. 그것은 한국과 일본의 처지가 극적으로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에 마땅히 3연승을 했어야 하는 팀으로, 그리고 일본은 한국을 "꼭 한번이라도 이겨보고픈"(오 사다하루 감독의 말) 팀으로. 그것이 이번 WBC 대회에서 우리가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World Best Corea'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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