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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22:55
일당 3만 8천원, 10개월 계약, 청년 실업 해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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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전 세계가 경기 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과제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그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만큼, 위에 계신 높은 양반들도 이 문제를 어느 정도는 해결해야 한다는, 적어도 해결 의지라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아니면 국민들의 눈치에 떠밀려서인지 심심찮게 청년 실업 해법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 눈길을 끄는 청년 실업 해법이 있었으니 바로 ‘행정 인턴’이었다. 일단, 외적으로는 참 그럴듯해 보이고 그럴듯하게 들린다. 이른바 좋은 스펙을 갖추고도 취업문을 뚫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나라에서 직접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에서 국가 행정직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바, 이를 바탕으로 신의 직장 정규직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꿈을 꾸는 젊은이들부터 어쨌든 백수 신세는 면해보자는 이들까지, 많은 이들이 솔깃했을 법 하다. 물론, 이들이 단순히 사무 보조 알바 수준으로 소모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대통령이 직접 이들에게 커피나 담배 심부름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세심한(?) 발언도 전했다. 그러나, 일단 이 자리는 일당 3만 8천원에 10개월 계약이다. 게다가 어울리지 않게 지원 자격은 대졸(전문대학 포함)이다. 고졸 미취업자들은 지원 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선발될 경우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급은 100만원, 88만원 세대에게는 그마나 88만원보다 높은 금액이라 위안이 될 수 있을까? 아무리 탁상공론과 졸속 정책 급조에 능하신 높은 분들의 작품이라고 해도, 참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사실 대부분의 부처들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시늉이라고 한다. 솔직히 인턴이 말이 좋아 인턴이지,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더군다나 국가 행정직 인턴은 그야말로 사무 보조로 겉돌다가 기간만 채울 가능성이 높다. 실무에 필요한 훈련이나 유익한 경험을 쌓을 가능성도 희박하고, 고용주들이 행정 인턴 경험자라고 특별히 채용 시 눈여겨 볼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6개월 이상 근무자에게는 수료증 발급, 3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에는 5할에 해당되는 기간을 9급 공무원으로 임용시 유사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빛좋은 개살구일 뿐, 공무원 임용시험 참여시 가산점이나 특전은 없다. 10개월 후에는 계약이 소멸된다고 공고되어 있는 만큼, 결국 10개월 뒤에는 다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한마디로 백수 상태를 10개월 연장하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행정 인턴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전하고 있는 이들은 결국 이것은 외견 상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더 정확히는 낮아진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얄팍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행정 인턴으로 근무하게 되면 당장 10개월은 이들이 실업자 명단에서 제외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10개월 뒤에는? 청년 실업은 단지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여러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복잡한 사안이다. 당장 통게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취업 학원비는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8.5% 급등, 소비자 물가 상승률(4.1%)의 두 배를 능가했으며, 외국어 학원비도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8%나 올랐다고 한다. 치솟는 사교육비에 등골이 휜 서민들이 어렵게 자녀를 대학에 보내도, 높은 등록금에 취업 학원비 부담을 감당하고, 그렇게 대학을 졸업해도 변변한 일자리를 못얻고, 또 이들이 가정을 꾸리면 그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그래서 결국 사회 구조화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는 위험성의 중심에 바로 청년 실업이 놓여 있다. 나라에서 10개월 사무보조 알바를 제공하는 것으로 쉽게 해법을 제시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지난번 유로저널/한인신문이 독점으로 인터뷰한 한국 최대 헤드헌텡 기업 커리어 케어 신현만 사장의 인터뷰에서 그가 밝혔듯이 지난 해 하반기 채용이 마감되고 나면 본격적인 채용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미취업자들에게는 취업문을 뚫기가 더욱 어려운 올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아무쪼록 일자리 구하기에 청춘을 다 바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진정으로 보탬이 되는 도움을 우리 정부가 하루속히 마련할 수 있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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