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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22:57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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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풍경. 아소다로 총리가 방한했다.작년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이다.정상회담으로만 치면 지난 1년 사이 벌써 6번째다.노무현 대통령 시절 중등역사교과서 파문으로 중단되었던 셔틀외교의 복원이라고들 한다.이 회담에서 약 3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일 무역 적자의 주범인 일본 부품 산업의 한국 직접 진출에 관한 협상이 있었다 한다.더불어 한일간 FTA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한다.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관계를‘가깝고도 먼 나라’에서‘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풍경.일본 인터넷 4컷 만화 중에 '헤타리아'라는 만화가 있다. 일본,독일,이탈리아 3국을 중심으로 2차 세계 대전 당시 각국을 의인화한 이야기다.그런데 만화 속의 한국 캐릭터는 중국 캐릭터의 남동생이며,언제나 일장기를 소지하고 다닌다.또 한복이 아닌 복장으로 시도 때도 없이 “우리나라 만세”를 외친다.미국에 의존하며 일본을 따라하고 중국을‘형님’이라고 부른다.또한 한국 캐릭터는 일본의 것을 따라하며 세계 여러나라의 것을 한국의 것이라고 우긴다고 묘사하는 등 한중일간의 관계를 심하게 왜곡하고 있다.어떤 에피소드는 한국 캐릭터가 일본 캐릭터의 젖가슴을 주물거리다가 '우리나라 만세'를 외치는 것도 있다. 혹자는 이 에피소드가 독도와 관련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이것만 보면,여전히 한국과 일본은 함께 하기 힘든 존재인지도 모른다. 실상 이러한 이중적 관계는 지난 반 세기에 걸쳐 형성되어 온 것이다.36년 간의 일제 식민 통치는 양국 간의 심리적 거리를 극단적으로 벌려 왔다.일제 식민 통치에 대한 무책임한 일본 관료들의 망언은 이런 관계를 더욱 악화시켜 왔다. 이런 연이은 망언은 일본총리의 식민 통치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일왕의 사과 표명에도 우리가 그들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그러나 1960년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엄청난 일본 자본이 도입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했다. 특히 기본적인 소재 산업이 취약한 상태에서 극단적으로 수출 지향 정책을 펴다보니 일제 부품을 바탕으로 한 완제품 조립이라는 하청 업체적 성격을 지니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결국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일본 경제도 동시에 성장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어정쩡한 관계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일본은 독도와 관련하여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시네마현의 독도 사업을 공공연하게 묵인하고, 심지어 해외 공관에 독도를 일본땅으로 표기한 자료를 비치하기도 했다. 지형 조사를 명목으로 순시선을 파견하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하든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일본의 입김이 작용하는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가고자 하는 속셈이었다. 이런 일본정부에 태도에 우리 정부는 아무런 손도 쓰지 못했다. 말로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하지만, 반크의 지원 자금 중단 등의 행동으로 볼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 미국 지리정보 사이트의 '리앙쿠르섬' 표기를 막아낸 것도 민간의 몫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독도를 일본 부속도서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한 일본 법령을 발굴한 사람도 민간 연구원인 유미림 박사다. 이번에 발굴된,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고 규정한 법령은 1951년 6월 6일 공포된 총리부령 24호와, 같은 해 2월 13일 공포된 대장성령 4호다. 총리부령 24호는 조선총독부 교통국 공제조합 소유재산 정리를 위해 제정된 상위법 시행령으로, 일본의 부속도서에서 울릉도 독도 제주도를 제외한다는 명문규정을 담고 있다. 그동안 자료 타령을 하던 독도 문제에 있어 결정적인 자료다. 일본 역시 이젠 국제사법재판소에 가도 할 말이 없게 되버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런 껄끄러운 독도 문제나 그동안 쟁점이 되어왔던 위안부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특히 일본이 독도주변 해역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두 정상은 침묵했다. 뻔한 일이겠지만,이번 정상회담의 성과 역시 늘 있어왔고,또 조만간 있을(?) 일본의 망언에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양국간의 이런 이중적 태도는 그렇게 서로를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어정쩡한 관계로 만들어 왔다. 역사의 교훈은 단순하다. 근본적인 해결이 있지 않고서는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두 정상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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