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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01:15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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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위기다. 내 외부를 막론하고 이에 동의한다. 현직 검사들 중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기회에 그 뿌리를 뽑고 기존의 관행을 단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내부로부터, 특히 젊은 검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도 공소시효 징계시효에 관계없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휘부는 위기를 느끼는 감각기관이 무감각해져 있는 것 같다. 언론과 정치권 등 국민 대다수가 검찰의 부도덕성을 질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휘부에서 나오는 자정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어렵다. 심지어 '인지상정'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고위검사도 있다. 오죽하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검찰의 스폰서 문화를 질타하고, 고질화된 잘못된 관행을 바꾸라고 참모회의에서 호통을 쳤을까. 지휘부의 이런 모습은 예전에 몇 차례 비슷한 사건을 겪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여년 동안 검찰부패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폰서문화는 오히려 관행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일반화되고 전염병처럼 번졌다. 지난해 벌어진 박연차 게이트,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검찰로비 사건,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 1999년 대전 법조비리,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등 수많은 큰 사건을 겪었지만 검찰이 해직이나 사법처리라는 강수를 둔 적은 없다. 일부 스스로 사직했지만 대부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내부 감찰이 제 기능을 못하고 비리가 전염병처럼 번진 지금,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사태를 제대로 처리해야 추락한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은 검찰 내외부를 막론하고 모두 동의한다. 우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정용재씨가 주장한 것처럼 100여명 검사 전부가 스폰서의 유혹에 빠져들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그러나 분명 이 사태를 몰고 온 일부 검사가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일벌백계의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검사들 중 상당수는 억울할 수 있다. 부장검사가 주재한 회식에 참여한 검사, 일면식도 없는데 당시 해당 검찰청에 근무한 것만으로 이름이 올라간 경우도 있다. 한 검사의 말처럼 검찰총장이 주재하는 자정결의대회도 필요하다. 자정결의대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 서서 명예를 소중히 할 때 검사의 윤리의식도 깨어날 것으로 본다. 잘못된 관행에 젖어 있던 일부 고참 검사들은 후배 검사들에게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선배로서 올바른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 창피하다고 여길지 모르나 오히려 부도덕에 무감각해져버린 지금 용기가 필요하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검사들이 아직도 많음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맡은 바 임무를 다하기 위해 야근도 마다않는 검사들, 스폰서는커녕 룸살롱 한번 가보지 못한 검사들도 많다. 내부결단을 통해 이들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 검찰의 내부 감찰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길다. 2005년부터 법무부에도 감찰 기구가 생겨 검찰을 ‘이중으로’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검사 향응 파문’과 기존의 사건들에서 보듯 검찰의 자체 감찰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과감하게 환부를 도려냈더라면 또 다시 이런 망신스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또 한번 기회가 온 것이라 여기고 과감히 고름을 짜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다시 어물어물 넘어간다면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터져나오는 질타와 제도변화의 요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독점이라는 막대한 권력 앞에 스폰서들이 생겨난다. 이번에도 자정이 되지 않으면 그 뿌리를 캐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특검상설과 수사권분리 기소독점권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그동안 제기돼온 제도개혁에 대해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무슨 일이든 자신은 엄하게 꾸짖고 남을 책망하는 것을 가볍게 하면 남이 원망하는 소리를 멀리 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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