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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1 21:42
여운만 남긴 BBK 특검
조회 수 1031 추천 수 0 댓글 0
여운만 남긴 BBK 특검 용두사미라고 했던가. 시작은 창대한 듯 했으나 결국 결론은 뻔한 이명박-BBK 특검 결과가 발표되었다. 발표된 내용은 실체적 진실 모두를 담고 있지만 마치 잘 짜여진 게임판을 보듯 이쪽 저쪽에 부담 주지 않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명박 당선인의 BBK 관련의혹은 모두 근거가 없으며, 광운대 연설은 단지 과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상암 DMC의 경우 이 당선자의 지시는 옳았으나 실무진에서의 부실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심지어 도곡동 땅의 소유주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기존 검찰의 조사에서 '이 당선자의 형인 이상은 씨 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에서 아예 상은씨의 것으로 이 당선자의 손을 들어 주었다. 반면 한나라당 측에서 제기한 김경준 씨의 '기획 입국설'은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았으며, 특검의 명분이 되었던 검찰 수사과정에서의 회유와 협박 역시 관련한 어떤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은 적법한 절차로 결론 지었다 여기까지 보면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이 당선자와 검찰, 심지어 김경준 씨에 대해 마치 절묘하게 파이를 나누듯 안배한 결론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듯이 이번 조사 결과로 이제까지의 갈등이 완벽하게 봉합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은 총선을 겨냥해 통합민주당을 정치공작 주도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통합민주당 역시 '부실수사'로 맞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수많은 참고인들을 소환해 조사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 당선자에 대한 조사는 '곰탕집'에 서의 2시간으로 마무리된 것에 대해 '꼬리곰탕특검'이란 비난이 나오고 있다. 반면 김경준 씨에 대한 조사는 12차례에 80 시간이나 되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아무래도 편파성 시비는 두고두고 세간의 입에 오르내릴 듯 하다. 또 BBK에 50억원을 투자했다 30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2001년 당선인과 김경준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던 심텍의 전세호 사장을 조사하지 못함으로써 사실상 BBK 관련 의혹 조차도 지난 검찰의 활동 이상의 조사 성과도 도출하지 못하였다. 즉 핵심적인 관련성을 입증할 사안은 쏙 빼놓은 채 지난 검찰 수사와 별 다를 게 없었던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상 특검의 출발 자체에서 기인 한다. 즉 수사할 범위는 너무나 광범위한데 비해 38일 간의 수사 기간은 매우 촉박했던 것이다. 거기에다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조사라는 부담과 정치권의 압력 등의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엄정한 특검'의 모습 보다는 '정치특검'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애초에 존재했다. 결국 이제 현실적으로 남은 일은 BBK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고 관련자의 범죄 행위를 사법처리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더불어 정치특검의 무용론과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화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라는 이슈를 눈앞에 둔 이상 어쩌면 이 결과가 두고두고 올해 우리의 관심을 끌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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