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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04:23
삼성전자의 적자,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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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에게 있어 매년 1월은 어닝시즌(Earning season)이라 부른다. 전년도 4/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한 해 동안의 실적이 모두 종합적으로 발표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해의 어닝시즌은 많은 이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작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실물부문에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기업의 실적 공포가 다시 전 세계를 강타했다. 세계 유수의 우량기업들이 모두 적자 성적표를 내놓은 것이다. 처음 충격은 금융권에서 나왔다. 구제금융으로 연명해 온 시티그룹이 5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고, 공적 자금 지원을 거절했던 독일의 도이체방크마저 지난 4/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덕분에 뉴욕 증시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미 은행권에서는 부실대출 정리와 정부의 대출 확대 방침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어닝쇼크는 특히 실물 부분으로 넘어오면서 한층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상 최대 적자, 소니 그룹의 역대 최대 순손실, 그리고 도요타 자동차마저 정리해고와 공장가동 축소 사태에 직면해 있다. 우리 수출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4/4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이런 실물 경제의 침체가 국내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법인과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7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함으로써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나타낸 것이다. 실적 악화가 예상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적자 규모가 시장전망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앞서 발표된 현대자동차나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포스코가 그나마 선방을 했다는 점이 위안거리이다. 진짜 문제는 이런 어닝쇼크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이번 각 기업들의 저조한 실적 발표는 실물부문의 침체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짧게는 올 해, 길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이 이제 막 들이닥친 것이다. 이미 떨어진 증시는 사실 경기 선행지수로 지난 분기 실적을 이미 반영한 셈이다. 본격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주가지수와 함께 각종 경제 전문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율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하반기부터 경기가 풀릴 것이라고 정부는 예측하고 있지만 사실 근거없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경기 침체를 지속시킬 각종 돌발 변수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총생산에서 수출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경우, 앞서 삼성과 현대와 같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후방산업으로 번져가, 그 충격이 훨씬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부품 제공 기업들이 줄도산의 위기에 처해 있다. 삼성이나 현대가 생산 물량을 10% 줄일 경우 산업 전체적은 물량 감소는 기하급수적이 될 것이며,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도산이 우려된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으로 볼 때 현재의 경제 상황은 사실 IMF 구제금융 당시보다 훨씬 심각하다. 지금으로서는 각 기업들과 정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이미 정부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대로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합리화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제고,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대를 위한 특단의 노력이 급선무다. 국내 수요 자체가 한정되어 있는데다가 대량 실업 사태가 곧 초래할 최악의 수요 부족은 결국 국내 기업들의 선택지를 제한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의 대형 내수 부양책과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신속히 구조조정하여 국가 경제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한다. 이미 대주건설과 C& 중공업의 퇴출이 확정되었다. 그밖에 중견 대기업들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록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의 퇴출이 당장은 시장에 동요를 줄 수 있지만 향후 벌어질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가장 나쁜 것은 어정쩡한 구조조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선택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 해고와 실업자의 증가이다. 이들의 수요를 증가시키지 못한다면 이번 경제위기를 어떻게 잘 해쳐나간다 하더라도 결국 장기간에 걸쳐 국가 경제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피해를 얼마나 최소한으로 하면서 기업의 효율성을 살리느냐가 새로 선발된 경제팀의 핵심 과제인 셈이다. 작년 내내 엉뚱한 선택만 하다, 시장의 신뢰를 잃고 이런 책임마저 한 인터넷 블로거에게 떠넘기는 부끄러운 강만수 경제팀의 실패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 점을 새 내각은 부디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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