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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는 소림사(Shaolin Temple)다. 영화배우 카라딘이 무술영화에서 보여주던 많은 수도 끝에 얻은 정신력과 함께하는 신비스러운 움직임이 생각난다.
가는 길에는 옥수수밭이 유난히 많다. 옥수수 밭 한가운데에 묘가 있는 것을 여러군데서 보다. 어떤 연유로 밭 한가운데 무덤이 생겼을까? 종일 비가 온다. 495년에 축조된 소림사는 평방3만미터이다. 527년 중국의 승려가 인도에 가서 모셔온 인도승 달마가 중국에 불교를 전하면서 참선으로 운동이 부족한 승려생활을 감안하여 심신수련을 위해 고안해낸 체조가 후세에 쿵후(Kungfu)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소림권법은 병을 물리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장수비법으로 알려져 이제는 전세계에 보급되었다. 지금도 소림사 주위에는 많은 무술학교가 있다. 지금은 무술이 주인지 종교가 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할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무술에 사용되는 칼, 창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다. 모습과 포즈가 다 다른 500나한을 모셔놓은 귀원선사, 나한당도 구경하고 1000의 손을 갖고있는 자비의 부다상도 보다.
고집스럽게 내리는 비로 길게 머물지 않고 정주(Zheng Zhou)로 향하다. 정주에서의 하루도 비로 인해 트럭의 살림정리, 개개인의 살림정리를 하고 오랜만에 일행들과 여행얘기, 인생경험얘기를 하며 한가로이 지내다.
헤 난지역(Henan Province)의 옛도읍 개봉(Kaifeng)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비가온다. 개봉에는 전성기였던 송시대(960-1127)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고 지금도 식당이나 가게로 사용되고 있다. 도시 중앙의 400m의 긴 거리에는 36채의 집들이 송시대의 집모양으로 재건되어 있다. 그중에는 황제 후이종이 밤이면 왕궁을 살짝 벗어나 그 거리의 어느 식당에서 당시의 유명한 여배우 이쉬쉬(Li Shishi)와 수 많은 밤을 즐기다가 훗날에 애첩으로 삼았다는 집이 있다. 이러한 송도어가를 거닐다가 나도 그 거리의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다. 실내 구조가 큼직큼직하고 중국 특유의 붉은색이 많다. 지금도 유태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많은 거리를 걸어 보다. 당시에 유태인들이 모여 살던 동네는 12세기이후 중국에서 가장 큰 유태인 정착지라고 한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데다 끈질기게 내리는 비때문에 길거리의 좌판대에서 자전거를 탈 때 입는 예쁜 초록색 비옷을 사다. 이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면 비옷의 앞자락이 운전대를 덮어 씨운다.
그 것이 만들어 내는 선이 아주 우아해 보여서 집으로 돌아가면 비오는 날에 이 비옷을 입고 스르르 움직이는 자전거를 우아한 모습으로 타고 싶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음식 야시장에 들르다. 한국의 지붕 만 있는 포장마차가 모여 있는것처럼 보인다. 야시장에서 우연히 일행을 만나 넷이서 앉아 맛있는 안주에 큰 병맥주 12병을 비우며 한가로움을 즐기다. 머리 위 천막에 떨어지는 비소리가 유난히 아늑하게 들린다.
시내의 중심지에는 555년에 지어진 대상국사(Temple of the Chancellor)가 있다. 여러 세기동안 불교의 중심지였으나 홍수등등의 재난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파괴되었었고 당시대(618-907)에 한 재상에 의해 재건되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제일 인상에 남는 건물은 팔각형의 도자기로 된 궁전이다. 7m높이의 자비의 여신 구안인은 네개의 얼굴과 1000개의 팔과 1000개의 눈을 갖고 있는데 한개의 은행나무로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배를 다 내놓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을 한 ‘웃고있는 부처’도 보다. 이 절이 바로 도교를 대표하는 절이다. 절 입구의 오른쪽에는 4m 높이에 5톤의 무게인 동으로 만들어진 종을 모셔 놓은 탑이 있다. 어느 절이나 입구 좌우에 종루와 고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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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1마일 쯤 떨어진 곳에 ‘용의 공원’이 있다. 넓은 공원 안에는 큰 호수가 있고 중요한 건물은 ‘용의 전당’이다. 1692년에 축조된 것으로 층계나 돌로된 벤취는 온통 용무늬로 장식되어있다. 가까이에 있는 ‘철탑’은 1049년에 세워진 것으로 55m 높이에 13층으로 된 탑이다. 구리빛 타일로 덮혀있는 탑이 멀리서 보면 마치 쇠로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타일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니 모두 다 다른 모양의 불상을 조각해서 구은 것들이다. 몇개나 되는지, 얼마나 오래 걸려 완성했는지 궁금하다. 탑안으로 들어가 169개의 좁은계단을 돌고돌며 꼭데기까지 오르니 아름다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택시를 대절하고 가이드를 사서하는 관광은 여기서 끝내고 도시의 외곽에 있는 우왕대(Terrace of King Yu)와 ‘포타탑’을 찾아가다. 중국사람들이 타는 버스를 나도 타보기로 하고 지도 한장과 통하지 않는 말만 갖고 나서다. 우왕대가 있는 우왕공원은 너무 넓고 버려진 공원처럼 인적이 전혀 없다. 장미꽃이 많은 공원을 거닐다가 정자가 나오면 쉬고 이리저리 헤메다가 안내책자에도 없는 손문이 일으킨 신해혁명 기념비를 보게되다. 역시 돌보지 않는 곳에 버려진 듯 서 있는 아주 낡은 비를 보고 실망과 섭섭한 생각이 들다.
알기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고 나와 성이 같아 그간 만난 중국사람들한테 농담처럼 나는 손문의 후손이라고 했었는데.... 비디오로 샅샅이 찍어두다.
우왕대전에는 나무로 되어있는 아취의 작은 현판에 ‘Ancient Terrace of the Musician'라고 써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춘추시대(기원전770-476)의 유명한 음악가 ‘쉬 쿠앙’이 콘서트를 했다고 해서 Music Terrace(GuchuiTai)라고도 한다.
당시대(618-907)의 시인들인 이백(701-762), 두보(712-770)가 이곳에서 시를 지었다고 해서 모셔둔 사당이 있어 흥미롭게 보다 공원 밖은 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비포장인데다 비가 온 후라 땅이 질퍽해서 걷기가 힘들다. 동네 안에 있는 포타탑도 마치 버려진 곳처럼 예의 그 시궁창 냄새가 진동하는 곳에 있다.
송시대(960-1127)에 축조된 돌탑은 육각형으로 원래 6층이었으나 14세기에 일부가 파괴되어 지금은 3층만 남아있다. 탑의 전체가 10미터 사방의 크기로 불상을 조각한 타일로 덮혀있다.
공원의 한쪽 문으로 들어가 다른쪽 문으로 나온 나는 길잃은 어린애가 되어 골목길을 헤메다가 겨우 큰 길을 찾아 나가니 장터다. 활기찬 장터다. 피곤한 다리도 쉴겸 차 한잔을 앞에하고 앉으니 많은 사람들의 활기찬 움직임 속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에서 대기에 가득한 생명력을 느낀다. 나와 영어 연습을 하고 싶다며 닥아오는 청년에게 내가 돌아가야할 위치와 타야할 버스번호를 내보이며 도움을 청하여 호텔로 돌아오다.
피 곤한 몸을 트럭에 맡기고 베이징을 향해 온 종일 달리다. 날씨는 곧 비가 쏟아질 것처럼 축축하다. 축축한 날씨는 온종일 회색의 이른 아침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있다. 드디어 북경에 도착하여 경화호텔에 여장을 풀다. 이제 호텔에 묵을 때마다 호텔에 맡기는 여권, 투숙자카드 작성, 방을 배정 받는 절차도 이것으로 끝이다. 이제 여정의 종착역까지 온것이다. 대도시의 호텔이라고 음식과 술을 파는 바에도 분위기가 있다. 일행과 함께 앉아 맥주를 마시며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드는 묘한 기분을 삭이다. 우리가 서쪽으로부터 타고 온 트럭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다른 팀에게 넘겨 주기 위해 반나절 걸려 트럭대청소를 하다. 이 실크로드 탐사여행은 일년에 두번 있다. 한번은 동쪽,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또 한번은 서쪽에서 동쪽, 베이징으로. 바로 내가 이번에 택한 코스다.
연전에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북경에 머무는 동안 소위 꼭 보아야 한다는 관광지를 대강 다 돌아본 터다.
이번에는 시간여유를 갖고 자세히 보고 전에 가 보지 못한 곳을 보고 싶다. 일단 천안문 광장에 나가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 끼여 한가롭게 두리번 거리고 싶다. 천안문광장(Tianan Men Square)을 다시 한번 걸으니 감회가 깊다. 전보다 길에 차량이 더 많아진 것 같고 여전히 모택동(1983-1976)의 영묘인 모주석기념당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다. 천안문광장의 영어이름은 Square of Heavenly Peace다. Heavenly Peace가 있어야 할 곳에서 이름과 정 반대되는 그런 끔찍한 일이 거의 22년 전에 일어난 것은 참으로 아이로니칼하다. 광장의 크기는 자그마치 500m x 800m, 한번에 백만의 사람들이 설 수 있는 넓이로 아마도 세계에서 제일 넓은 광장일 것이다. 1651년에 마련된 터에 1958년 지금의 크기로 넓혀지고 그 이후 여러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들이 일어 났었다. 1919년 중국에 불리한 베르사유 조약에 반대하는 학생데모, 1976년 주은래의 사망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행렬, 모택동의 서거를 애도하는 사람들의 행렬, 1989년의 학생들의 민주주의를 찾으려는 데모 등등.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천안문, 남쪽에는 모주석기념당, 서쪽에는 인민대회당, 동쪽에는 중국혁명박물관과 중국역사박물관이 나란히 있다. 광장의 중앙에는 혁명전사들에게 바치는 인민영웅기념비가 있다.
모 주석기념당은 높이 33.6m 길이 105m의 정방형(평방20,000미터)이며 44개의 화강암 기둥이 건물을 받치고 있다. 1976년 9월 9일에 서거한 모택동을 기념하기 위해 1977년 9월 9일에 완공된 건물로 2억원의 비용과 연인원 70만명의 노동력이 들어 갔다고 한다. 시신은 투명한 수정관에 안치되어 있으며 가슴에는 중국 공산당기가 덮혀 있고 멀리서 만 보게 되어있다.
중국 정치의 산실인 인민대회당은 1959년에 완성되었으며 총 넓이가 평방17만미터로 중국에서 제일 큰 건물이고 1만명이 집회를 할 수 있다. 외관이 장대하며 화려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회의가 있는지 대회당 앞을 물로 깨끗이 닦고 있으며 군인들이 일렬로 서서 사람들의 근접을 막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Sonhae Lee.jpg
재영 한인동포 자유기고가 손선혜
유로저널 칼럼리스트
ommasdream@hanmail.net
위의 글은 재영한인 손선혜씨가 7주 동안 파키스탄에서 중국 북경까지 실크로드 북로를 따라 트럭을 타고 직접 다녀온 탐사기를 유로저널 독자들을 위하여 기고한 내용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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