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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2.03.12 19:12
호남 향우회 남부지역 2012년 대 보름 떡국잔치 참관기-폼 나게 살거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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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향우회 남부지역 2012년 대 보름 떡국잔치 참관기 폼 나게 살거야 (2)
지난 2월25일 중부 지역 보트롭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대보름 잔치는 도이취란드에 거주하는 호남 향우 전체를 상대로 한 행사였고 1주일 후 3월3일, 강남 땅으로 겨울 나들이를 떠난 제비가 다시 돌아 온 다는 삼월 삼짓 날, 프랑크푸르트 근교 Karben 서울농장에서 열린 재독호남 남부지역 대 보름 떡국잔치는 지역 동네잔치마냥 조촐하니 아늑하고 흥겨웠다. . 마치 어느 시골 서슬 퍼런 양반 종갓 집안 잔치를 방불케 했다. 마당 한 가운데 하늘을 가린 차일 중앙에 푸른 청대나무 가지에 메달린 붉은 천 조각은 종갓 집 문중 대사를 사방에 알리듯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우물가 장독대 옆에 임시 가설한 화덕에는 파란 불꽃이 너울 너울 춤을 춘다. 이글 이글한 잉걸 불 위에 가마 솥 무쇠 뚜껑을 뒤집어 놓은 전판이 뜨겁게 달구어 가고 있었다. 금방 잡은 암 돼지 내장 부위에서 떼어 온 기름 덩이가 뿌지직 소리를 내며 녹아 전판에 반질 반질 윤기가 번지자 일 손빠른 문깐 방 춘구댁이 노란 새순이 뽀쪽스레 고개를 내민 움파를 가지런히 놓고 그 위에 밀전병을 부어 노릇 노릇 파전을 부쳐 내 놓는다. 이어 두툼하니 포를 떠 놓은 동태 살에 살짝 마른 밀가루를 뿌리고 계란 옷을 입혀 생선 전을 붙인다. 멧돌에 갈아 놓은 걸쭉한 녹두를 한 국자 전판에 붇고 그 위에 국화 꽃 한 잎과 실 고추를 얹어 부쳐 내는 빈대떡. 그 구수한 내음이 담을 넘어 동네 방네에 퍼져 간다. 토담 담벼락 밑 화덕에는 타닥 터닥 타 들어 가는 소나무 장작의 파란 송진 불길에 열을 받은 가마 솥에서는 쉴 새 없이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다. 잔치를 위해 잡은 통 돼지를 여러 부분으로 각을 떠 된장을 풀고 삶는 중이었다. 다 익은 고기는 꺼내 커다란 송판도마에 올려 놓고 둠북 둠북 썰어 채반에 쌓아 놓는다.. 열 여덟 젊은 나이에 종가 집에 시집 온 종손 큰 며느리는 수년 동안 잔치에 이골이 나 삶은 수육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삼삼 오오 찾아 오는 하객을 편한 자리에 안내하고 개다리 소반에 금방 부쳐 내 놓은 전과 김이 무럭 무럭 솟아 나는 수육 한 접시, 그리고 미나리와 무를 넣은 매콤한 홍어회를 한 상 가득 차리고 양은 주전자에는 밥알이 둥둥 떠있는 동동주를 넘칠 듯 담아 부산하게 손님을 접대하는 일은 종손 집 둘째, 셋째 넷째 며느리 몫이다. 엄한 가풍을 이어 내려 오는 법도 있는 대소 종가 집 며느리가 총 동원 되어 앞 치마를 두르고 저고리 소매 깃을 걷어 올린 채 부산하게 손님 접대에 분주하다. 대청 마루 중앙에 화문석이 깔리고 그 위 보료에 양반 다리를 하고 정좌한 이 집 문중 어른은 멀리에서 찾은 문중 사람들 인사 받기에 여념이 없다. <어르신!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 하옵십니까?> 마루 바닥에 머리를 꽂아 붙인 선산 산지기 김첨지가 몸을 일으킬 줄을 몰랐다. <그려 집안에 두루 무사안일하제?> 마른 헛 기침을 하며 몇 올 남지 않은 아래 턱 수염을 쓰다둠으며 수인사를 한다. 육간 대청 소슬대문 앞에는 각지에서 몰려 온 각설이 패들이 진을 치고 둘러 앉아 패를 돌린다. 어떤 광대 잡이로, 어떤 넉두리 사설을 늘어 놓아 대가집 어르신 한테 쇠푼이나 뜯어 낼까 머리를 짠다 조무래기 신참 각설이는 동냥 해 온 전 부스러기와 떡 조각에 한 눈 팔 여가 없이 허기를 메우고 있다. 땅바닥에 입을 대고 냄새를 뒤지던 검둥이는 헛드레일을 하던 점순이가 던져 준 고기 살점이 붙은 뼈다귀를 냉큼 물고 행여 다른 놈이 덮칠까 나 살려라 꼬리를 흔들며 마루 밑으로 빨려 들듯 들어 간다. 삼백육십오일 일년 내내 오늘만 같아라.
종갓 집 잔치마냥 거창한 잔치마당은 아니어도 정성스레 준비 해 온 음식과 과일 먹을 거리 음료수를 정리하며 새로 찾아 온 향우를 안내하고 주고 받는 인사와 덕담은 인심이 후하고 정이 넘치는 호남 특유의 분위기 그대로 였다. 넉넉한 인심에 푸짐한 어느 종가 집 잔치 마당을 그려 보았다. 추억 속으로 묻혀 사라져 가는 고향의 향수를 눈시울이 뜨겁게 상상하며 나는 남부지역 호남 향우회 대보름 떡국 잔치의 광경을 글로 옴겨 쓰고 있다.
서울 농장에서 1년 동안 놓아 먹인 토종(Bio) 닭을 잡아 닭 떡국을 푸짐하게 끓이고 한겨울 추위에 땅 바닥에 납작하니 엎드려 끈질긴 생명력을 지탱한 봄동을 솎아 즉석에서 만든 겉절이는 입안 가득 상큼한 봄 향기가 넘쳐 났다. Karben 동네 질펀한 들판에서는 지금 훈훈한 호남 벌 인심과 정이 넘쳐 흘렀다. 1부 총회를 마치고 이어 2부에 접어 들면서 마침 이곳 남부지역 행사를 위해 먼 곳에서 달려 온 재 도위치란드 한국교민 국민 MC로 널리 알려진 김상근 전 회장의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진행으로 열린 뽕짝 파티는 밤이 으슥 할 때까지도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봄을 재촉하는 안개 비가 자욱한 잔치마당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린 노래 선곡. 현미가 부른 밤안개, 싱어 노미자향우의 밤안개 열창은 자신의 영력으로 늘 뽐내는 현미도 무색 할 만큼 감탄, 또 감탄 감탄의 연속이었다. 가는 세월이 너무 아쉽다. 오늘 행사에 특기 할 내용은 2년 동안의 임기를 마친 황만섭회장은 새로운 회장을 선출 할 것을 요구 했으나 이구동성 전원 일치 유임을 원했다. 그러나 건강상 이유로 유임을 극구 고사 했으나 남부지역 호남향우회 정신적인 지주로 다시 맡아 주기를 원하는 전회원의 열화 같은 지지에 결론 없이 정회를 선포하는 촌극을 빗기도 했다. 뿌리 깊은 나무에는 튼실한 열매가 열리고 노련한 지휘자의 지휘에 불후의 명곡이 만들어 지고, 현명한 지도자 밑에는 믿음과 결속 정의로운 단체와 조직이 형성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기에 자리에 모인 향우들은 그 깊은 뜻이 꼭 이루어 지길 다들 원 했다. 작년 향우 봄나들이 여행에 노련한 운전기사와 최신형 관광버스를 제공하여 원로 향우들이 장거리 여행에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배려 했던 이철우향우(박연실님 <순천> 자제분)는 금년 향우 봄나들이 여행에도 차편을 제공하겠다고 하여 우뢰 같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처럼 1.5세 이철우향우 같은 젊은 독지가가 호남향우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의 호남 향우회는 재독교민 사회에 영원히 뿌리를 내리고 존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다. 잔치는 끝이 나고 푸짐하니 준비한 음식이 남아 돌자 이것 저것 골고루 담아 가는 분들의 손에 쥐어 주는 작은 인심, 잔치마당의 뒤 끝은 언제나 정이 넘친다. 주고 받는 작은 정성에 정이 흐르고 대화가 통하고 뜻이 일치하니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고 우리 호남 인심이며 정이다. 오래 오래 우리 폼 나게, 새련 되게 빡 세게 그리고 그 마음 변치 말고 살아 가자….
폼나게 살거야 (1) 재독호남향우회 대보름 잔치 참관기 일부 내용중 베르린 독도지킴이 단장 하성철 부단장 신성식으로 바로 잡습니다.
글: 전성준 호남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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