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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정신문화
21세기 한민족문화포럼 대표 최 완
어느 나라든지 건국신화가 있다. 건국신화는, 어떤 지역에 정착하고 있는 민족이 국가라고 하는 제도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성립이 되었는지를 말해 주고 있는 신화로서 문명기원이 되는 설화이다. 신화의 시발점은, 태초에 일어났던 우주발생신화와 인간탄생신화로부터 이지만 인간의 이해를 초월 하는 것인데 비해, 건국신화에 등장한 인물은 역사적 이론에서 실재인물이다. 이를 신화로 언급한 것은 단지 후대에 와서 신성을 가진 인물로 또는 초인적 영웅으로 살을 붙였을 것 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민족의 건국신화는, 단군신화로서 제일 오래 된 <삼국유사>와 <제왕운기>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천신환웅天神桓雄이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이 땅에 내려 와 '홍익인간弘益人間' 을 통치이념으로 하여 나라를 세웠으며 우리 국조인 단군을 낳아 이를 계승하게 하였다.
<삼국유사>의 '기이편紀異編'에 보면 "옛날에 천제환인天帝桓因의 아들인 환웅桓雄이 자주 세상에 뜻을 두어 인간세상을 탐내므로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만 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제왕의 신표(信表)- 하나님이 내린 3가지 신표로서 청동단검. 청동거울. 옥)을 주고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桓雄이 무리 3000을 이끌고 태백산太伯山(백두산)꼭대기 신단수神檀樹아래로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 이르니 이가 환웅천왕桓雄天王이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농경사회 풍요를 위하여)를 거느리고 곡식. 생명. 질병. 형벌. 선악 등 무릇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같은 굴에 살았는데, 신웅神雄(환웅)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그때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심지와 마늘 20개를 주며,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이 되리라 하였다. 마침내 곰과 호랑이는 받아먹었다. 곰은 3.7일(20일)을 금기하여 여자가 되었지만 호랑이는 참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사람이 된 웅녀는 혼인할 상대가 없어서 늘 신단수神檀樹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하였다. 환웅이 잠간 변해 그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니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원래 단군조선을 낳게 한 건국정신은, 천신환웅天神桓雄(BC 3898-3805)이 천산天山에서 지상의 태백산 신시信市에 내려와 도읍하고, 환인천제桓因天帝의 환국桓國때부터 구전되어 오던 천부경天符經을 기록하게 하고 홍익인간弘益人間정신과 함께 건국이념으로 삼은 것이 다음 세대의 단군조선으로 전승되어 통치이념으로 삼아 왔다.
여기에서 한민족의 건국신화는 서양의 건국신화에 비해서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서양의 건국신화는 대부분 피를 흘리는 점령역사로서 영웅적 인물을 등장시켜 건국했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우리민족의 건국정신은 우선 우주적 섭리(天符經)를 깨달으며 인간세상을 이롭게(弘益人間) 하기를 원 하는 통치이념으로서 자연과 인간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다.
천부경天符經은 원래 비석에 새겨진 것으로서 알아볼 수 없게 되어서 구전으로만 전해 내려 왔으나,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이 한문으로 번역하여 서첩書帖(기록물)으로 전한 것으로서 1917년에 묘향산의 석벽에 새긴 것을 수도승 계연수桂延壽가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진 한민족경전韓民族慶典이다. 천부경을 요약하면, 균형과 조화라고 하는 잣대 속에 생성 소멸하는 자연의 이치와 섭리를 1 에서 9까지의 숫자를 가지고 천지창조와 그 운행묘리運行妙理의 원리를 설파하고 있다.
천부경을 한글로 풀어보면(조한식 선생 책에서 인용), "세상에 하나로 시작되지 않은 것이 없다. 생성 소멸하는 조건은 시간과 공간과 질량이다. 초승달이 돋아나면 만월이 되고 보름달이 이지러지면 다시 초승달이 된다. 만물을 조건지우는 시간과 공간과 질량은 음과 양의 조화로 생성된다. 그 속에서 한 개체가 다른 개체와 만나 화합하면 또 다른 개체가 생기면서 이어진다. 그 흐름에서 3개월이 한 계절을 이루면서 1년 4계절로 순환된다. 그리고 4계절의 변화는 음양의 조화 속에 이루어진다. 이처럼 4계절의 변화 속에 만물이 오고가나 그 순환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스스로 다스리는 그 무엇을 우주심이라 한다. 우주의 만물 중에 오직 인간만이 자연의 이치와 섭리를 깨우칠 수 있는 으뜸의 자리에 있다. 세상에 하나로 마치지 않는 것이 없다. "
그리고 환인천제(桓因天帝)가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한다.)정신으로 하늘세계를 다스리듯이 그의 아들 환웅천왕桓雄天王이 또한 건국이념으로 삼아 재세이화在世理化(세상으로 나아가 도리로 교화한다.)로 이 세상을 다스린다고 하는 것이 한민족 정신문화의 뿌리가 된다.
홍익인간은 ' 인간세상을 널리(또는 크게) 이롭게 하다.'라고 하는 것으로, 남을 도와주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 진정한 의미는 남을 해치지 않고 유익을 주는 대인(大人)을 말하는 것이다. 즉, 기독교의 사랑(愛). 유교의 어짊(仁)과 불교의 자비(慈悲)와 같이 통하는 실천적 개념이며 한민족의 근원사상이다.
이어서 홍익인간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생각해 본다. 오늘날 민족을 거론하다보면 국수주의, 민족주의와 같은 분리주의. 팽창주의(중국의 동북공정 과 같은)를 연상하며 경계한다. 그러나 한민족정신은 어떠한 주의와는 근본이 다르다. 한민족의 정신문화의 근본이 되는 것은, 인간세상을 이롭게 한다고 하는 것으로서 온 인류가 대상이 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고 하는 정신으로, 환웅이 '홍익인간'을 실천하기 위해 곡식. 생명. 질병. 형벌. 선악 등 온갖 인간사회 일을 주관하며 조화를 이룬 것처럼 자연과 인류의 생성과 소멸의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섭리와 이치에 따르는 공동체철학이며 실천철학이며 평화철학이다. 이러한 정신은 우리민족의 정체성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공동체 확립에 기여할 수 있는 사상이므로 인류평등을 말하는 세계인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인 것이다.
이제부터서는 21세기 지구촌시대에 지구인으로서의 공동정체성을 확립하기위하여 우리민족이 앞서가야 할 때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 다음과 같이 한국에 대하여 예찬의 시를 읊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살아나는 곳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
세계적인 독일철학자 하이덱커가 "고조선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2000년이 넘게 아시아를 통치한 국가이다." 라고 말 한바 있으며, 프랑스에서 개최되었던 세계철학자 대회에서 한국의 저명한 철학자인 박종흥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유명해진 철학사상은 바로 동양의 무無사상인데 동양학을 공부하던 중에 아시아의 위대한 문명의 발상지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역사상 유례를 볼 수 없는 완전무결한 평화정치로 200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아시아 대륙을 통치한 단군시대가 있음을 압니다. 그래서 나는 동양사상의 종주국인宗主國人인 한국인을 존경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천부경'에 대하여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배우기를 원하는 사상이 '천부경'일 진대, 이를 바탕으로 하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한민족사상이 곧 인류의 지도사상指導思想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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