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글학교 운동회를 마치며...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하나 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오늘 있을 운동회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 과연 운동회에서는 어떤 재미난 일들이 일어날까?
드디어 준비체조로 운동회 시작!!
엄마 아빠와 함께 커다란 원을 만들고 선생님의 구령에 맞추어 체조를 한다. 부모님과 함께여서 그런지 아이들은 더욱 더 열심히 체조에 임했고 그를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첫 경기는 손수건 돌리기... 선생님의 간단한 경기 규칙 설명 후 동요에 맞추어 다 같이 박수를 치면서 경기는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혹여나 자기의 뒤에 수건이 놓이지는 않을까 초조해 하며 수건을 들고 달리는 친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간혹 수건을 놓은 친구에게 잡히기도 하고 앉아야 하는 자리를 잊어버리기도 하며 경기는 계속되었다.
다음 경기는 줄 뛰어넘기이다. 선생님 두 분이서 줄을 무릎 높이정도로 잡고 지나가면 그 줄을 다 같이 뛰어넘는 경기인데... 키가 작은 유치부 아이들이 자꾸 줄에 걸려버리자 중등부 아이들은 유치부 아이들을 하나 둘 안고 뛰기 시작한다. 부모님에게 안기기도 하고 언니, 누나, 혹은 오빠 형에게 안겨서 함박웃음을 짓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는 경기였다.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부모님들이 손수 준비한 음식들은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다 맛있었다. 아이들은 사이좋게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그런데 역시나 야외로 나와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먹는 것 보다는 노는 것이 더 신나나보다. 밖에서는 시원한 빗줄기가 한낮의 더위를 식혀준다.
오후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후 경기의 시작은 2인 3각이다. 엄마 혹은 아빠와 짝을 이루어 한쪽 발을 서로 묶고 구령에 맞춰 하나 둘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리고 이어서 단체 줄다리기, 얼음 땡,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경기가 열기 속에 계속 되었다.
드디어 마지막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애물 이어달리기 경기가 시작되었다. 두 팀의 첫 주자들은 유치부 학생들이다. 경기가 시작되자 부모님의 손을 잡고 열심히 달려서 점프대를 지나 평균대를 지나서 훌라우프를 통과하고 바퀴가 달린 썰매에 엎드려 풍선을 터트리러 간다. 아직 어린 유치부 학생들은 풍선 터지는 소리에 놀라서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귀를 막고 풍선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오늘 처음 한글학교에 나온 초등부 노아라는 아이였다. 얼마나 몸이 날렵한지 중등부 아이들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씩씩하게 혼자서도 잘 하는 초등부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드디어 모든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운동회가 끝이 났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아직도 식지 않은 열기로 가득하다. 서로 자기 팀을 응원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그곳에 모인 많은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물론 아이들도 오늘의 즐거웠던 운동회를 추억이라는 마음의 방에 담아 두겠지?
유쾌한 운동회를 마치고 몇 자 적어본다....
<독자기고 및 사진: 교사 이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