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장 선거 (1) – 런던시장과 시의회의 역할
2000년 이후 매 4년마다 실시되고 있는 그레이터 런던의 시장과 시의원 선거가 2016년 5월 5일 (목) 동시에 실시된다. 이에 런던에 거주하는 한인 유권자를 위하여 런던시장과 런던의회의 역할, 2016년 선거에 출마하는 주요 정당 후보와 그들의 정책, 그리고 독특한 선거제도에 대한 특별 연재를 게재한다.
최초의 선출직 그레이터 런던 시장 (또는 런던광역시장)인 켄 리빙스톤 (Kenneth Robert Livingstone)은 붉은 켄 (Red Ken)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경 좌파로 이름난 인물이다. 그는 1981년부터 런던광역시 카운슬 의장으로 근무했으나 1986년 마가렛 대처의 보수당 정부에 의해 런던광역시 카운슬이 철폐되자 무직자가 되었다. 그는 1997년 Brent East 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계복귀에 성공했다. 2000년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켄 리빙스톤의 좌파 색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런던 시장 선거에서 질 것을 우려하여 그가 노동당 내의 경선에 나서는 것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켄 리빙스톤은 노동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시장선거에 출마하여 직접선거로 뽑힌 최초의 런던시장이라는 영예를 거머쥐었다. 이후 다시 노동당으로 복귀한 켄 리빙스톤은 2004년 선거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하여 재선에 성공하였다. 켄은 2008년과 2012년 런던시장 선거에서도 노동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Boris Johnson) 후보에게 내리 패한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2008년과 2012년 선거에서 승리하여 8년간 재직한 보리스 존슨은 2015년 총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2016년 런던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2016년 런던시장 선거는 현재 노동당의 Sadiq Khan과 보수당의 Zac Goldsmith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요 정당의 런던시장 후보; 왼쪽부터 보수당 Zac Goldsmith, 자유민주당 Caroline Pidgeon, UKIP Peter Whittle, Green Party Sian Berry , 노동당 Sadiq Khan)
32개 자치구와 City of London 으로 구성된 그레이터 런던의 면적은 1,572 km²로서 서울의 2.6배에 달하며, 인구는 약 860만명으로서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인구밀도는km² 당 5,197명으로서 서울의 16,700명보다 훨씬 낮다.
일반적으로 런던이라고 하면 시티 오브 런던을 포함한 그레이터 런던 전체를 가르키는 말이다. 그러나 그레이터 런던 제도 실시 이전에는 런던이라고 하면 런던 카운티를 의미하면서 시티 오브 런던과 그 주변 지역들을 의미했다. 어쨌든 시티 오브 런던은 관행적으로 런던보다 작은 지역적 개념이므로 런던과 구별해서 ‘시티 오브 런던’이라고 부르거나 줄여서 ‘The City’ 또는 ’The Square Mile’ (=1제곱 마일. 시티 오브 런던의 대략적 면적) 이라고 부른다.
런던은 사실상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발상지로서 현재 뉴욕 월스트리트와 함께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세계 외환거래의 40%가 런던 외환시장에서 이루어진다. 런던은 지리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경도의 기준선인 0도선 (본초자오선)이 런던 동쪽을 지나면서 세계 표준시의 기준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니티 천문대의 본초 자오선 표시)
런던광역시는 시장과 시의회가 통치한다. 런던광역시장 (Mayor of London)은 그레이터 런던 시정부의 총괄책임을 맡는 선출직 시장으로서 시장의 기능을 견제하는 25인의 런던광역시 의회의원과 함께 주민 투표로 선출된다.
(2002년 개청한 런던시청사)
런던광역시 시장의 역할과 권한은 1999년과 2007년 제정된 그레이터 런던 자치권에 관한 법률 (the Greater London Authority Act 1999 and 2007) 등에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런던시장은 주택 / 쓰레기 / 환경 등에 관련된 전략적 기획안을 만들 수 있는 권한, 전략적 측면에서 건축허가를 승인 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권한, 교통정책 / 소방 및 위기관리 / 경찰과 범죄정책 / 경제개발 정책 등을 결정할 권한 등을 가진다. 2015-2016년도 런던광역시의 총예산은 115억 파운드 (약 20조원)이고, 런던 시장의 연봉은 £143,911 이다.
런던광역시 의회는 25명의 선출직 의원으로 구성된다. 2012년 선거에서는 노동당 12명, 보수당 9명, 자유민주당 2명, 그리고 녹색당에서 2명의 의원이 당선되었다. 런던광역시 의회는 런던광역시장의 업무와 권한을 조사하고, 2/3의 찬성으로 시장의 연간 예산안을 수정하고 시장의 권한 행사를 거부할 수 있다. 의회는 또한 교통이나 환경 문제 같이 런던 시민에게 중요한 이슈를 자체적으로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시장에게 건의할 수도 있다. 런던광역시는 14개 지역구로 나뉘는데 각 지역구마다 1명의 시의원을 직접 선출한다. 나머지 11명은 각정당에 투표하는 표를 모아 그 비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당선자를 결정한다. 어느 정당이 런던광역시 의회의 비례대표 의석을 얻으려면 최소한 5%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런던광역시 시의원의 연봉은 £55,161이다.
하재성
재영유권자연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