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아트 붐’

유로저널 328

‘포커스 아트 붐’

보통 아트 전시나 페어에서는 사람들이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구역 별로 벽에 걸려져 있는 작품들을 감상한다. 그런데, 지난 9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포커스 아트 페어’에서는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모델들이 그림을 들고 관람객들에게로 다가갔다.   

FOCUS LONDON 2021, Art Show, Saatchi Gallery ©FOCUS Art Fair 

예술작품이 내게로 오다!

나에게로 다가오는 것만 같은 설레임과 감성적 터치로 예술 작품들과 사람들의 만남이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이루어졌다. 이번 ‘포커스 아트 붐’의 아트쇼는 기존의 2차원적 작품과 작품 전시를 3차원, 4차원으로 다차원화시켜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전시장 현장을 가득 채웠다.   

9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포커스 아트 붐’(FOCUS ART BOOM)은 홍리 큐레이터, 인터내셔널 아트 에이전시가 주최하는 신설 현대예술 아트페어의5번째 에디션이었다.  

FOCUS Art Fair Paris 2022 ©FOCUS Art Fair

‘포커스 아트페어’는 매년 선정된 테마를 바탕으로 전 세계 현대미술계의 주요 쟁점을 다루고 아티스트들에게 전세계 아트 컬렉터들과 고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2022 파리 ‘포커스 아트 붐’에서는 포스트 팬데믹 아트 붐을 전망하며 세계적으로 저명한 아티스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진작가들도 소개했다. 또한 그림에 플로렁스 보헤(Florence Boré), 김근태, 첸 칭정(Chen Ching-Jung), 조각에 줄리앙 클라( Julien Clar), 타츠야 타나카(Tastuya Tanaka), 그리고 팝 아트에 레오 & 스테프(Leo & Steph)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선보였다.  

Focus Art Fair Paris 2021, Atelier Richelieu Paris, 김근태 - 결, 100x100cm, Oil on canvas, 2018 ©FOCUS Art Fair

비워있는 듯 채워져 있는 이 검은 색의 정사각형 캔버스 작품은 한국의 현대 추상화가이자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들 중 한 명인 김근태 작가의 ‘결’이다.  

Liquid Purgatory, 171cmx131cmx4cm, Acrylic, Pen Drawing on Wooden Panel, Single Channel Monitor, 2022 ©

Joonhong Min

이것은MZ 세대의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민준홍 작가의 ‘Liquid Purgatory’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도시적 삶의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자아 성찰을 통해 나무 패널에 펜으로 미세하게 선을 긋고 모니터와 함께 면과 공간을 구성해 그만의 도시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완성된 도시는 그에겐 폐쇄 공포증, 산업화, 그리고 견딜 수 없는 고립 그 자체였다.  

최신 트랜드, NFT 아트

FOCUS Art Fair Paris 2022 전시 전경 © FOCUS Art Fair

이번 ‘포커스 아트 붐’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클래식 아트와 디지털 아트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면서 예술의 최신 트렌드에 불고 있는 제 4의 물결을 반영한 것이다.   

앨빈 토플러가 제 3의 물결을 알렸던 이후2015년 포린 어페어의 기고글을 통해 세계경제포럼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제4차 산업혁명을 주장하면서 우리는 이제 제4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3D 프린터, 로봇, 인공지능, 그리고 스마트폰 등이 바로 제 4물결의 후보군이다.  

‘포커스 아트 붐’에서는 이런 가상 현실과 NFT기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엘렌 쉐드린(Ellen Sheidlin), 조아영(Ayoung Jo)의 디지털 아트와 NFT (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작품, 그리고 VR과 AI를 이용한 역동적인 모션그래픽 작품을 선보였고, 컨퍼런스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시작을 논의했다.

FOCUS Art Fair 2022 Ellen Sheidlin 작품 전시 전경 ©FOCUS Art Fair

암호화폐 기술과 결합한 디지털 예술 ‘NFT 아트’는 소수 부자들과 경매사로 구성된 전통적인 미술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MZ세대 컬렉터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미술 컬렉터의 대중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기관인 메사리는 이미 향후 10년간 NFT아트 시장 규모가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커스 아트 붐’은 저렴한 비용으로도 손쉽게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는 이 ‘NFT 아트’ 작품을 모바일용 테마로 내려받기가 가능한 월페이퍼로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을 도입했다. 이런 플랫폼 시스템의 미술 거래 방식은 MZ세대 신진 컬렉터의 구매를 자극하고 그들의 컬렉션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9년에 처음 선보인 이래 ‘포커스 아트페어’는 매년 새롭고 독특한 컨셉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혁신적이다. 

특히, 이번 5번째 에디션 ‘포커스 아트 붐’은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를 보여주었다.  

다원화를 인정하고, 우연과 불연속, 그리고 유동성과 주체성의 개념을 역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현대 탈구조주의적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생각의 전환(“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이다. 

혁신적 창조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는 창조가 무(無)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미 존재하는 것에 독창성을 입히면 그것이 패러다임 쉬프트, 즉 창조가 되는 것이다.     

‘아트 붐’은 예술과 작가 사람, 관객 사람, 컬렉터 사람이 만나는 기존의 방식에 독창적 색깔을 더해 새로운 미술시장을 형성함으로써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를 이끌어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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